코스피 쇼크, "외국인 투매세력 경계하라"
코스피 쇼크, "외국인 투매세력 경계하라"
  • 서병곤
  • 승인 2010.11.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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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동시만기 때도 우려”vs “오히려 매수기회”

 

 

12일 코스피 지수가 36.62포인트(1.91%) 오른 1,951.34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전날의 지수옵션만기 ‘쇼크’를 딛는 양상 이지만, 증권시장은 이날의 예상치 못한 충격에 휩싸이며 패닉상태를 보이고 있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에 대규모 매물이 쏟아져 1914.73선으로 급추락 하는 등 옵션 만기일 충격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도이치증권 창구를 중심으로 약 1조6000억원에서 2조원 가량 순매도 물량이 나온 것이 화근이 됐다

 

이 같은 대규모 매물폭탄에 시가총액도 확 쪼그라들었다. 이날 오후 2시 1092조8140억원이던 시가총액은 불과 한시간만에 1062조8460억원으로 약 30조원이 날라 가 버리면서 증권가의 간담을 서늘케 하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급격한 지수하락 원인에 대해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세력의 집중적인 매도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이날은 옵션 만기일과 겹치면서, 매수차익거래에서 현물주식을 매수할 것이라 관망 속에 예상을 깨고 올해 프로그램 매수 주체인 외국인이 원화 약세를 우려해 환 차익을 노려 대량 매도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영증권은 전날의 급격한 지수하락은 베이시스나 컨버젼, 리버셜 등 차익거래 가격 논리로 설명할 수 없다며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세력의 집중적인 매도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한주성 연구원은 “전일 베이시스는 장중 변동폭이 비교적 크지 않았으며 집계된 장중 평균 베이시스는 1.13포인트 수준으로 이론 베이시스인 0.52포인트 대비 2배가 넘는 수준이라 전혀 낮지 않았다”며 “차익거래 매수가 합당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물량 출회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현물과 선물 가격 차로 인한 차익 이외에 환차익을 거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시기적으로 G20 정상회담을 맞아 우리 정부가 회담 후 환율에 개입해 원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환차익이 감소할 것을 대비해 미리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 연구원은 “전일 낙폭은 향후 원화가 약세를 보인다면 환차익을 거둔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상징하며 현재 시장 움직임의 핵심은 환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말 코스피200의 배당수익률이 낮은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일 기준으로 코스피200 기대 현금 배당수익률은 1.28% 수준으로 과거 10년 평균인 1.68%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 차익거래 포지션 청산을 유발했을 것이라고 한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외도 최근 정부가 검토해왔던 외국인의 국내 채권 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세 원천징수제도 부활을 비롯한 자본유출입 규제 방안과 함께 은행세 도입 문제도 G20 서울 정상회의 직후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외국인들이 서둘러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가진 G20 글로벌 금융규제개혁 관련 기자회견에서 “(자본 유출입 규제에 대해) G20 서울 정상회의가 끝나면 실무자들의 검토 보고를 들은 뒤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전날의 옵션만기일 사태가 12월 동시 만기일에도 재현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최창규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외국계 매수차익잔고의 청산과 관련해 선물 부분의 움직임이 명확하지 않았으며 컨버전 물량의 규모와 현물 매도가 일치하지 않으며 외국인의 선물 매매는 매도 우위였다는 점이 걸린다”며 “이러한 형태의 차익거래가 12월 동시만기 때도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전날 대규모 청산이 이뤄진 원인으로는 환율의 추가 하락 기대감 약화를 꼽았다. 즉 6월 동시만기 이후 외국인은 1조6천억원의 차익매수를 진행했고 환율은 1천150원 이상이어서 전날 환율이 1천107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환차익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옵션 충격은 한시적인 현상이며 오히려 매수의 기회라는 분석도 제기 됐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외환시장 변동이 없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차익거래로 본다”며 “현재 상당 폭 만회하고 시작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매수 기회로 삼을 만 하다”고 말했다.

 

오태동 팀장도 “이것만 놓고 외국인의 시선이 변했다고 보기에 무리”라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내일 장은 갭상승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 증권 당국은 전날 ‘만기일 쇼크’에 대해 공동 조사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12일 “지수옵션 만기일 도이치 증권 창구에서 대량 매물이 쏟아진 경위와 적절한 절차에 따라 매매가 이뤄졌는지,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는지 등에 대해 한국거래소와 함께 공동 조사에 나섰다”고 말했다.

 

거래소도 만기일에 대규모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피지수가 급락한 것과 관련, 심리에 착수했다.

 

이처럼 증권 당국이 지수옵션 만기일 거래 현황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겠다는 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여기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향후 증권당국이 어떤 혐의점을 포착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병곤 sbg1219@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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