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금융공기업 낙하산 논란 피할 수 없을까?
[데스크칼럼] 금융공기업 낙하산 논란 피할 수 없을까?
  • 한상오 기자
  • 승인 2016.09.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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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한상오 기자 = 금융공기업 CEO 선임을 앞두고 또다시 낙하산 인사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달 신용보증기금과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시작으로 내년 봄까지 금융기관장들의 임기 가 줄줄이 만료되면서 이른바 대선공신과 정부 실세들이 후임자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고 한다.

한상오 부국장

당장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을 시작으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에 선임된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의 후임 인선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11월에는 홍영만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12월에 권선주 IBK기업은행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끝난다. 이어 내년 1월에는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3월에는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주요 금융공기업 8곳의 수장이 교체될 수도 있는 것이다.

주요 금융기관장 교체 시기가 정권 말기와 맞물리면서 박근혜 정부와 인연이 막역한 사람들이 그 자리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박근혜 정부에서 챙겨줄 수 있는 마지막 자리이기에 ‘이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온다. 결국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는 얘기다.

내년 3월까지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는 8곳 중 신용보증기금, 자산관리공사, 기업은행, 기술보증기금, 수출입은행 등 5개 금융공공기관장의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다. 거래소와 우리은행은 주주총회에서, 예탁결제원은 금융위원회에 인사권이 있지만 청와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은 금융가에서 정설로 굳어져 있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를 세우는데 일조했거나 그동안 금융기관에서 실세로 일했던 관료들은 이번에 임명되면 다음 정부까지 임기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막차타기’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사실 금융기관장의 후임 자리를 놓고 낙하산 논란은 벌써 시작됐다.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열고 새 이사장을 선임할 예정인 한국거래소가 그 진원지이다.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거쳐 단독 후보나 2~3배수로 압축된 후보를 30일 주주총회에 보고하고, 주총에서 최종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친박계 실세로 불리는 정찬우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새 이사장으로 유력하다고 꼽고 있다.

지난 12일 마감된 거래소 이사장 후보자 공모에 정 전 부위원장을 비롯한 5~6명이 응모했지만 이미 청와대가 정 전 부위원장을 낙점했다는 것이다. 막판까지 연임 의지를 보이던 최경수 이사장이 돌연 공모에도 참가하지 않은 것을 두고 이미 결정된 사항을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었다는 소문이 더해지면서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 전 부위원장은 서울대 82학번 동기인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과 친분이 두터우면서도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문위원으로 참여했고, 박근혜 정부의 금융 정책을 만드는데도 이론적 토대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 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이사장 임기를 한 달도 남기지 않고 서둘러 진행된 임명 절차는 결국 정권 실세 전직 차관급 금융관료를 자본시장의 수장으로 앉히려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신용보증기금은 23일까지 이사장 공모 지원서를 받는다.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기 때문에 이르면 10월 초 신임 이사장이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문창용 전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많이 거명되는 가운데 김규옥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 관료 출신과 권영택·권태흥·한종관 전 신용보증기금 전무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유재훈 예탁결제원 사장 임기는 11월27일 끝나지만 유 사장이 지난 12일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회계감사국장에 선임됐기 때문에 새 사장 선임 절차는 더 일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예탁결제원은 오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사장 공모 일정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홍영만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임기는 11월17일까지다. 캠코는 다음달 중 신임 사장 공모를 할 예정이다. 예탁결제원과 캠코 사장은 그동안 대부분 경제관료 출신이 맡았다.

연말에는 이광구 우리은행장과 권선주 기업은행장의 임기도 끝난다. 이 행장의 거취는 우리은행 지분 인수에 참여하는 과점주주 손에 달렸다. 기업은행은 권 행장의 연임이나 내부 승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는 8곳 모두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물론 정부 관료 중에 전문성과 역량이 검증된 인사를 두고 낙하산이라 부르지는 않는다. 세상이 우려하는 것은 지난 인사의 폐해에서 보듯 실력보다는 인연을 중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이다. 


한상오 기자 hanso110@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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