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전략분석] 신한 · 국민 · 우리 '핀테크' 삼국지
[업종별 전략분석] 신한 · 국민 · 우리 '핀테크' 삼국지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09.26 15: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동우·윤종규·이광구의 핀테크 철학 ‘3인3색’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유엔미래보고서2050’ 저자인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대표는 은행이 핀테크 산업에 밀려 문을 닫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렇게 핀테크 산업의 영향력이 커짐에 따라 시중은행들도 핀테크 서비스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의 은행 순위는 핀테크나 빅데이터 같은 IT기술을 각 은행들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각 시중은행들은 2020년대의 리딩뱅크 자리에 앉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은행업계 핀테크 경쟁에서 주목받고 있는 은행들이 신한·국민·우리은행이다.

◇ 신한은행의 핀테크 전략 =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을 소유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의 한동우 회장이 핀테크에 대단한 관심과 열정을 보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신한 핀테크의 핵심은 ‘기술과 상생’이다.

한 회장은 지난 8일 신한 Future’s Lab 데모데이 행사 환영사를 통해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이 상생하는 모델이라는 측면에서 신한퓨처스랩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신한이 핀테크 기업과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진정한 파트너가 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역할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3월 서울 남산스퀘어빌딩 1층에서 신한은행 등 전 그룹사가 참여하는 국내 핀테크 기업 육성 및 지원 프로그램인 '신한 퓨쳐스랩' 2기에 참여할 16개사와의 협업을 공식 시작했다. 이날 김형진 신한지주 부사장(오른쪽)이 새로 선정된 기업체 대표들에게 신한퓨쳐스랩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현재 신한은행 핀테크 서비스의 핵심은 모바일은행인 써니뱅크다. 써니뱅크는 계좌번호가 아닌 지인의 전화번호로 이체가 되는 간편 이체, 모바일로 차량 구입자금을 만들 수 있는 써니 마이카, 은행에 가지 않고 통장을 만들 수 있는 비대면 신규계좌 개설 등의 서비스가 있다.

신한은행은 향후 은행 서비스의 중심이 될 모바일은행인 써니뱅크 서비스 강화를 위해 △ 인공지능 △ 빅데이터 △ 모바일 보안 등에 관심을 쏟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달 5일 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금융 빅데이터 산학공동연구 협약’을 맺었다.

지난 6월에는 빅데이터 분석 및 머신러닝 등 새 분석기법을 활용한 중금리 대출 전용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했다. 머신러닝은 고도 알고리즘 방식을 활용해 빅데이터 안의 복잡한 패턴을 학습하고 이것을 기반으로 예측이 극대화된 모델을 내놓는 인공지능 기법이다.

핀테크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블록체인과 관련해서는 지난 7월 22일, 영국 런던에서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 ‘스트리미’, 영국 현지 핀테크 업체 및 연구기관과 전략적 업무제휴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 KB국민은행의 핀테크 전략 = 국민은행 행장을 겸하고 있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자금결제, 보안, 빅데이터와 같은 핀테크로 인해 금융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고 이 같은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시장을 선점하면 새로운 판의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만큼 KB금융이 첫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의 차기 신 성장 동력 사업은 △ WM(자산관리) △ SME(중소기업) △ 비대면서비스이다. 금융권 인사들은 핀테크가 국민은행의 차기 신 성장동력 사업 모두와 밀접한 연관이 있어 윤 회장이 더욱 핀테크의 중요성을 역설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금융권에서는 윤 회장이 핀테크 사업과 관련해 ‘스피드’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본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리딩뱅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윤 회장이 신한은행을 핀테크 경쟁에서 제압하기 위해 시장 선점 전략을 펴고 있다고 분석한다.

왼쪽부터 세번째 윤종규 KB국민은행 은행장, 왼쪽 첫 번째 아이오아이 김도연, 왼쪽 두 번째 최유정, 왼쪽부터 네번째 김청하.

국민은행은 최근 인기 걸그룹 IOI를 모델로 기용해 모바일 생활금융플랫폼인 Liiv(리브)를 홍보하고 있다. Liiv(리브)는 모임회비 및 일정관리를 할 수 있는 ‘리브모임’, 경조사 일정 및 비용관리를 할 수 있는 ‘리브경조사’, ‘리브더치페이’등의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

국민은행도 지난 7월 22일, 런던에서 개최된 금융위원회 주관 핀테크 데모데이에서 영국 핀테크 기업 Circle UK, Trustonic과 각각 블록체인, 모바일인증 관련 신(新)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닮은 점이다. 올해 2월 핀테크기업 코인플러그와 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기반의 새 해외송금서비스 기술검증(PoC)을 마쳤다.

이외에 국민은행은 올해 5월에는 LG전자와 모바일 결제서비스 ‘LG페이’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것은 LG페이에 KB국민은행의 금융서비스를 결합하려는 것으로 주요 내용은 △ LG페이에 현금(IC)카드 및 스마트 OTP 기능 연동 △ KB국민은행 금융상품 연계방안 모색 등이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모바일 기기에 국민은행 서비스가 탑재될 경우 국민은행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우리은행의 핀테크 전략 = 현재 우리은행 내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이광구 행장의 연임 문제다. 금융권 인사들은 이 행장의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 행장의 최대 업적 중 하나가 우리은행의 핀테크 사업을 성공시킨 것이다.

이광구 은행장은 올해 5월 위비뱅크 1주년 기념식에서 “국내 최초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는 기존 은행에서 도전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우리나라 금융계의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며 “위비뱅크, 위비톡 그리고 하반기 출시 예정인 위비마켓과 우리멤버스제도를 통합한 종합플랫폼 모델로 고객에게는 금융거래 뿐만 아니라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의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동남아 등 해외에서도 First Mover로서 모바일금융과 핀테크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비톡, 모임서비스 위비클럽 출시.

금융권 인사들은 우리은행 핀테크 서비스를 하나의 키워드로 요약하면 ‘개성’이라고 말한다. 이런 평가대로 위비뱅크는 개성있는 서비스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 모바일뱅킹이 영업점에서 취급되는 금융업무를 단순히 모바일로 옮겨 놓은 것이라면 위비뱅크는 금융권에서 취급하지 못했지만 고객이 가장 필요로 했던 혁신적 상품과 서비스를 탑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금리 대출인 ‘위비모바일대출’, 간편송금 서비스인 ‘위비페이’, ‘위비 소호대출’, ‘위비 직장인 모바일 대출’등이 사례다.

우리은행의 해외송금 서비스도 개성이 뚜렷하다. 지난달 우리은행은 비대면 해외송금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모바일플랫폼 기반 간편 해외송금 서비스인 ‘위비 퀵 글로벌송금’을 개편했다. 위비 퀵 글로벌송금은 모바일 메신저인 위비톡과 연계해 환율 우대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24시간 365일 송금 신청을 할 수 있다. 이외에 우리은행 해외 영업점 또는 제휴은행으로 외화를 송금할 때 중계은행을 경유하지 않고 바로 전달된다.

우리은행은 전통적으로 기업금융에도 힘을 쏟고 있다. 따라서 기업을 위한 핀테크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올해 3월에는 포스코대우 서울본사에서 이광구 행장, 김영상 포스코대우 대표이사, 정연대 코스콤 대표이사, 조문기 스타뱅크 대표이사가 모여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위한 핀테크 플랫폼 공동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 우리은행의 행보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 컨소시엄의 주주사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금융 트렌드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KT를 비롯한 우수한 ICT 업체들과 K-BANK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됐다”며 “위비뱅크와 삼성 페이 등의 핀테크 노하우를 기반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과 K뱅크가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 인사들은 우리은행이 K뱅크가 중금리 대출상품이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등의 상품을 내놓을 수 있게 기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K뱅크가 기존 은행상품과는 뚜렷한 차이가 있는 상품을 내놓아야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은행권 인사들은 전망한다. 이와 함께 K뱅크에 우리은행의 위비뱅크 운영 노하우가 결합되면 K뱅크가 조기에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관련기사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