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별 전략분석] 백화점, 이제 '소비자 체험형매장'이 성장동력
[업종별 전략분석] 백화점, 이제 '소비자 체험형매장'이 성장동력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6.09.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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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출점과 옴니채널 구축이 관건

[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하락 여파로 줄 곳 올해 초까지 매출이 회복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중순을 기점으로 다시금 매출을 끌어올리며 반등에 나섰다.

이는 각 업체들이 신규출점과 리뉴얼을 마친 백화점을 오픈하면서 매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또 기존 고객을 불러 모으기 위해 잦은 세일과 체험형 매장으로 공략한 점도 눈에 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3조9214억 원으로 전년 동기인 3조8811억 원보다 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49억 원으로 7.3%가 늘었다. 이는 지난해 보다 광고비·감가상각비 등 판관비를 줄인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의 매출 상승은 올 상반기부터 국내에서 홍대, 가로수길에 영 스트리트 패션 전문점인 ‘엘큐브’를 오픈하며 차별화에 나선 점이다. 전문점이란 한정된 종류의 상품을 특화해 판매하는 소매점을 말한다.

이외에도 지난 5월 대대적 리뉴얼 공사를 통해 강남점에 3236㎡규모의 신관을 선보이도 했다.

현대백화점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6385억 원으로 전년 동기인 2568억 원보다 1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02억 원으로 10.9%가 늘었다. 백화점 업계 중 유일하게 총매출과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다.

현대백화점은 올해에도 공격적인 출점을 통해 매출을 끌어 올린 것으로 보인다.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을 지난 3월에 오픈했고, 송도 현대프리미엄아울렛도 4월에 문을 열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2조913억 원으로 전년 동기인 1조9413억 원 보다 6.1% 증가했다. 다만 신세계백화점만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104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4% 줄었다.

이는 신세계가 지난 5월 명동 본점의 신관 8층부터 12층(면적 1만5138㎡)에 면세점을 조성해 오픈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타 부문의 영업적자가 컸다.

백화점 3사는 하반기에도 신규 출점과 체험형 매장 등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 의정부, 양주, 전남 남악에 아울렛을 완공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신세계동대구복합환승센터의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점이 가장 많았던 현대백화점은 연내 서울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에 도심형 아울렛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 롯데백화점

롯데그룹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 소비자를 둘러싼 온갖 쇼핑 채널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옴니채널(Omni-chanel)’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는 타 유통업체들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9월 간편결제 서비스인 엘페이(L.PAY)를 선보였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수차례 강조한 유통업의 새 활로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의 핵심서비스다.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통합 포인트 제도인 ‘L.POINT’와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 ‘L.PAY’는 현재 롯데백화점과 롯데하이마트, 세븐일레븐, 롯데닷컴 등 롯데 주요계열사의 1만여 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옴니채널과 간편결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미국의 월마트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자체 간편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국내에서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7월 SSG페이를 내놨고 현대백화점그룹이 10월 H월렛을 선보인 바 있다.

이에 2014년부터 롯데쇼핑을 이끌고 있는 이원준 대표도 스마트픽, 스마트쿠폰북을 도입하는 등 옴니채널 서비스 강화, 해외사업 추진 등을 대표적인 전략으로 꼽았다.

이외에도 롯데백화점은 아울렛 출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8월에 의정부점, 9월에 진주점을 오픈했고, 전남 무안에 마트, 시네마 등이 결합된 도심형 아웃렛을 올 하반기에 열 계획이다. 또 오는 2017년에는 군산점, 경기 원흥점, 기흥점, 시흥점, 2018년에는 양주점, 의왕점을 계획중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외사업이 몇 년째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해외시장 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여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해외시장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의 해외사업은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2014년 흑자 전환을 확신했던 러시아 모스크바 1호점도 여전히 적자를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분기 해외사업에서 매출 350억원, 영업적자 2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9.4%(30억원) 늘었으나 영업적자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오히려 적자 폭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롯데백화점은 중국(5곳)·베트남(2곳)·러시아(1곳)·인도네시아(1곳) 등 해외에 총 9개 점포를 두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9개 해외점포의 총 영업적자는 2011년 200억원에서 2013년 850억원까지 늘어나더니, 지난해엔 1050억원까지 적자 폭이 커졌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향후 해외점포에서 브랜드와 재계약을 할 때 기존보다 수수료를 인상해 마진을 높일 계획이다. 아울러 올해 롯데백화점은 해외 시장에서 신규 출점 계획이 없으며 현재는 비용절감 노력을 통해 물가인상분을 감안, 판관비 5% 이상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도 자체 인터넷 쇼핑몰을 구축과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나가는 전략을 세웠다. 지난 1월 온라인몰 ‘더현대닷컴’을 오픈했는데, 오픈 이후 50일 동안 회원 수가 15만명을 넘어섰고 매출도 목표보다 1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옴니채널 구축과 소셜커머스 입점 등을 통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3월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을 열며 체험을 앞세운 도서관형 서점을 비롯해 현대홈쇼핑과 소셜커머스 ‘위메프’의 첫 오프라인매장 등을 마련했다.

김영태 현대백화점 사장도 체험형 매장을 강조하며 “온라인에서는 물건만 산다면 오프라인 매장은 쇼핑을 하면서 직접 물건을 만져보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점포 출점이 마무리 되면서 현대백화점은 서울시내 면세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지선 회장도 올해 초 시무식에서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준비를 통해 면세점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기존 사업장과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될 현대백화점은 하반기 추가 면세사업권 획득 가능성도 있어 매출 확대와 중장기적 신규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도 경쟁력이 강화될 전망이다.

▲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그동안 시도하지 않았던 실험적인 컨텐츠를 다양하게 적용하는 등 ‘체험 서비스’ 강화에 중점을 뒀다.

신세계백화점은 앞서가는 고객 트렌드에 발 맞추고 빠르게 변하는 온라인, 모바일 매체에 대응하기 위한 오프라인 매장의 가장 큰 매력과 장점이 바로 직접 경험이라고 보고 증축·리뉴얼을 통해 지난 8월 그랜드 오픈한 강남점은 체험형 백화점으로 꾸몄다.

신세계백화점운 단순한 쇼핑공간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깨고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신세계가 보유한 유통 노하우와 세련된 감각이 녹아 든 슈즈와 컨템포러리, 아동, 생활 등 4개의 전문관을 선보인 바 있다.

신세계 강남점은 오픈 첫 해인 올해 1조7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3년안에 매출 2조원 달성하면서 업계 최단기간 매출 2조원 점포로 등극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유신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장은 “신세계 강남점은 단순한 상품판매를 넘어 다양한 고객 경험까지 제공해 미국, 유럽, 일본 등 유통선진국의 백화점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세계적인 '랜드마크 쇼핑센터'로 완성했다”고 말했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을 체험형으로 꾸미는 데서 한발 나아가 쇼핑테마파크인 ‘스타필드 하남’을 개장했다. 신세계그룹이 말하는 쇼핑테마파크란 쇼핑과 여가, 레저까지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쇼핑플랫폼이다.

정용진 부회장도 “고객들은 가야할 이유가 있는 곳을 찾아가 오랜 시간 머물며 상품과 가치를 함께 얻고자 한다”며 “스타필드 하남은 고객들에게 놀라움으로 가득한 하루를 선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백화점 업계는 올해 옴니버스 채널을 강조하면서 소비자들이 체험하면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백화점 3사가 세운 전략이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킬 수 있을지 연말 결산을 통해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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