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쇼크'에 털린 코스피..2000선은 없다?
'옵션쇼크'에 털린 코스피..2000선은 없다?
  • 서병곤
  • 승인 2010.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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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 신호탄'불가피" ,"인플레이션 압박 도래"

 

11·11 옵션만기일 ‘쇼크’ 여파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증권가에선 코스피 지수의 2000선 안착이라는 숨고르기 보다는 ‘조정 신호탄’으로 전개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한 앞으로 1950선대 이상의 보수적인 접근이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지난 11일 코스피 지수는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대에 대규모 매물이 쏟아져 1960선대에서 1914.73선으로 급추락 하는 등 옵션 만기일 충격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도이치증권 창구를 중심으로 약 1조6000억원에서 2조원 가량 순매도 물량이 나온 것이 화근이 됐다.

 

지난주 옵션만기일 충격으로 투자자들의 심리적 압박감이 가중돼서 그런지 15일 오후 현재 코스피는 지수는 지난 주말 대비 0.88포인트(0.55%)하락한 1911.82로 거래 중에 있다.

 

옵션만기일 ‘쇼크’는 정말 대단했다. 12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와이즈에셋자산운용은 전날 한 펀드에서 풋 매도한 후 899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 펀드의 설정액은 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한 번의 투자 손실로 본전은 물론 추가로 300억원이 넘는 돈을 물어줘야 할 처지에 몰렸다.

 

더구나 이 회사의 선물·옵션 거래를 담당했던 증권사는 운용사의 결제 불이행을 대납해야 하는 상황까지 번지고 있어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이처럼 최근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외국인 자본이 아시아 증시로 대거 몰릴 것이란 관측 속에 코스피 지수 2000선 돌파는 시간문제라는 장밋빛 전망이 어느새 1900선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옵션만기일 쇼크로 균열이 깨지기 시작했고, 일부 실망감으로 이어지면서 조정 신호탄이 도래할 것이란 분석이다.

 

즉 이번 사태로 국내 증시가 외국인 매매에 취약하다는 것을 여과 없이 표출되면서 디스카운트(평가 절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장 막판에 올해 우리 기업들 이익의 30%에 해당하는 돈 30조(시가총액 기준)가 주식시장에서 10분 만에 후다닥 날라갔다”며 “이는 우리나라가 외국인 매매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이를 인식했다면 불안심리가 순식간에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4분기는 고점을 쳤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올 4분기는 강세장이 아니라 내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봐야 하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시각”이라고 김 팀장은 설명했다.

 

장득수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자산운용본부장은 “최근 증시 상황을 보면 외국인이 사는 종목을 중심으로 상승 종목이 압축되면서 점차적으로 에너지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자동차 화학 등 주도주들도 사람들이 부담스럽다고 느끼는 가격대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이 옵션만기일에 과감하게 순매도에 나섰고 환율도 불안하게 움직이면서 증시가 점차 지쳐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했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의 재정위기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목하며 “코스피지수 1950선 이상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변함이 없다”며 “이번에 옵션만기일날 유럽계 금융기관에서 대량 매도물량이 나온 것도 찜찜한 부분이다. 유럽 국가들의 부채 문제를 쉽게 간과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미국의 양적완화가 여전히 진행형이란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은 외국인이 국내증시 매수에 힘을 더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 됐다. 글로벌 유동성의 상당수가 이머징 국가로 집중되는 현상이 그칠 조짐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 양적완화가 다시 국내증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선 G20 정상회담이 끝난 것을 기점으로 자본규제 강화가 본격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이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양적완화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 위험성을 동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양적완화로 국제 원자재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미 호주와 인도가 금리인상에 나섰으며 중국도 추가 금리인상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고 국내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여파로 인해 국내 증시에 단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지수 상승에 대한 관망 국면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병곤 sbg1219@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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