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 과열…여전히 불편한 속내
아파트 청약 과열…여전히 불편한 속내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10.25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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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부동산 시장이 심상치 않다. 전국 청약경쟁률과 아파트 값의 오름세가 가파르다. 정부가 과열되는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는 명목 하에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내놓았지만 오히려 집값이 오르는 현상을 야기했다. 지방도 다섯 달 만에 오름세에 접어들었다. 그런데 지방에서 청약미달, 미분양 아파트 등이 속출하는 등 지역적인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분위기다.

< 사진 = 뉴시스 >

부동산114가 금융결제원 자료를 토대로 2008년 이후 매년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아파트 청약경쟁률(1순위 기준)을 분석한 결과, 올해 평균 청약경쟁률이 13.91:1로 집계됐다. 분양시장이 호황을 보였던 2015년 11.15:1을 웃돈 수치다.

전국 평균 아파트값은 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20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 달 3주(조사기준일 17일)차 전국 주간 아파트 매매가가 0.08% 상승하며 지난주(0.08%)와 동일한 상승폭을 유지했다. 수도권과 지방 모두 매매가와 전세가가 상승했지만 수도권은 소폭상승세, 지방은 소폭하락세를 띄고 있다. 지역간 차이는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지방에서는 충북, 충남, 경북 등의 아파트 값 상승폭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제주에서 신규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상승폭 평균치를 올려놨으나,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은 상승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과열 넘은 수도권 부동산

지난 5일 분양한 서울 서초 잠원 아크로 리버뷰의 청약경쟁률은 306.61:1을 기록했다. 다음 날 분양한 서울 강동 고덕 그라시움은 1621가구 모집에 3만6017명이 몰려 가장 많은 청약자를 기록했다. 모두 재건축 분양이다. 수요자들의 시선이 최근 재개발과 재건축에 몰려있음을 증명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수도권 청약 열기는 식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가격을 보면 과열되는 체감 분위기가 뚜렷하게 느껴진다. 서울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가격은 4000만원을 넘어섰다. 또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서초, 마포, 성동 등 14곳은 전 고점을 넘어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다. 아파트값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강남과 강북 등 지역은 올해 안에 최고가를 다시 갱신할 것이란 예상도 가능하다.

다음 달 전국 입주물량 지표를 살펴보면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전국적으로 나타나는 부동산 경기지표와 별개로 유난히 과열 양상을 띄고 있다. 지난 21일 부동산114가 발표한 전월대비 11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을 살펴보면, 전국 입주가구 물량 중 수도권 입주물량은 이번 달 기록했던 7713가구보다 다음 달 19164가구로 증가한다. 전월대비 무려 148.5%가 증가한 수치다.

반면 지방은 이번 달 17642가구에서 다음 달 15943가구로 축소됐다. 해당 월 전월대비 1699가구가 감소했으며 9.6% 하락했다.

지방은 낮은 청약률과 미분양 아파트 속출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은 전국 평균 청약경쟁률과 아파트 값을 올리는 데 기여했지만 표면적인 경기 성장 지표의 이면을 보면, 지방에 청약미달 단지와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충북 보은에서 분양된 492가구 아파트에는 1순위 청약자가 5명에 그쳤다. 같은 달 충북 진천에서 분양된 270가구 아파트 1순위 청약자는 단 1명이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이후 일반분양 물량 200가구 이상 단지 중 청약경쟁률 최하위 10곳은 모두 지방이 기록했다.

미분양 아파트 증가세도 가파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방 미분양 아파트는 8월 말 현재 4만1206가구로 2015년 말(3만875가구)에 비해 1만331가구나 늘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의 미분양 아파트는 3만637가구에서 2만1356가구로 9281가구 줄었다. 

최근 저금리 기조로 풍부해진 유동자금이 강남권 재개발·재건축 시장이나 신도시 분양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반면, 아파트값 하락세를 보인 지방은 청약자가 전혀 없는 단지도 나타났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지방 하락세 현상의 원인은 누적된 공급물량에 대한 부담과 지역기반 산업 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라고 말했다. 

극복 가능한가

지난 14일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강남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국지적 과열현상이 나타나는 현상이 지속되면 단계적인 시장안정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시장가치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요자와 투자자는 정부가 내놓을 대책에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가 지난 8월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에 따른 실효성 논란은 여전하다. 또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다고 해도 이미 과열된 수도권 시장이 안정화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예측도 불분명하다.

일각에서는 일괄적 규제 강화 조치가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주고 부동산 경기가치 하락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강남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부동산 규제에 돌입하면 자칫 전국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다.

반면, 현재 부동산 양극화 현상이 시장흐름의 기조에서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하는 견해도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 특성상 수도권이 지방보다 가격 상승폭이나 하락폭의 범위가 넓고, 수도권 중에서도 특정지역에 집중돼있는 단지와 지구의 매매가나 수요자가 비교적 월등히 높아 전국 평균치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업계에서 예측한 다음 달 전국 분양시장 지표의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뚜렷한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지역 간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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