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경영능력 '용호상박'…초점은 미래전략
리더십·경영능력 '용호상박'…초점은 미래전략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10.2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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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신한금융지주(이하 신한지주) 대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신한지주 한동우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로 만료됨에 따라 만료 2개월 전까지 차기회장 선출을 마무리해야 한다. 보통 주총이 3월임을 감안하면 내년 1월 말까지 선출해야 한다. 

신한지주 차기 회장 경쟁구도는 조용병 신한은행 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으로 압축된 분위기다. 하지만 제3의 인물이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는 변수도 남아있다. 현재는 조 행장과 위 사장이 팽팽하게 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규모가 큰 조 행장이 근소하게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 리더십 = 조 행장은 1957년 충남 대전 출신이다. 대전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수재로 차갑고 딱딱한 성격을 가졌을 것 같지만 털털한 성격을 지녔다. 그래서 별명이 ‘옆집 삼촌’이다. 일할 때도 실용성을 최고로 친다. 신한은행 임원들은 굳이 행장을 만나지 않아도 될 사안은 이메일, 전화로 보고한다. 조 행장은 IT기기 활용에도 능하다. 돌아다닐 때도 태블릿PC를 활용해 보고 내용을 확인하고 즉각 대응한다.

위 사장의 리더십은 ‘감성 리더십’이다. 위 사장이 이끌고 있는 신한카드의 결재판 색은 모두 하늘색이다. 본래 사용하던 ‘결재를 바랍니다’라고 표기된 검정 결재판은 직원들을 긴장하게 한다면서 보고용 결재판 색상을 바꾼 것이다.

대리, 과장급 직원들과 정기 간담회를 열면서 소통에 나서고 IT기기에 관심이 많은 것은 조 행장과 위 사장의 공통점이다. 위 사장은 스마트워치를 사용하고 최신 스마트폰이 나오면 바로 써보는 ‘얼리어답터’로 알려진다.

◇ 경영능력 = 조 행장이 이끄는 신한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 5117억 원이었다.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7% 증가했다. 3분기 순이익은 485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7.3% 늘었다. 이렇게 좋은 실적을 냄에 따라 신한은행이 신한금융그룹 순익 차지 비중은 지난해 58%에서 올 3분기 기준 65.5%로 올라갔다.

특히 조 행장이 잘한 것은 대손비용 통제였다. 신한은행은 대손상각비가 낮아 당기순이익 하락을 잘 막아냈다. 대손상각이란 부실채권을 자산항목에서 빼는 것을 말한다. 채권자가 갖고 있는 채권 가운데 회수할 수 없게 된 채권을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대손충당금과 상계해 손비 처리하는 것이다. 2014년의 사례를 보면 국민은행의 대손상각비는 8000억 이상이었던 반면 신한은행은 5000억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위 사장이 이끄는 신한카드는 악재 속에서 비교적 좋은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신한카드는 3분기에 1774억 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4.51% 늘어난 수치다. 정부의 가맹점 수수료 인하 조치로 고전이 예상됐지만 저금리 상황을 활용해 카드론을 늘리면서 좋은 실적을 만들어 냈다.

금융권 인사들은 경영능력으로는 조 행장과 위 사장의 차이를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 조직 장악력 = 조직 장악력도 두 사람이 막상막하 수준이다. 조 행장이 처음 취임했을 때 신한은행 안팎에서는 고(故) 서진원 행장의 투병 덕택에 운 좋게 행장이 됐다는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조 행장에게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들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위 사장이 신한카드로 왔을 때도 잡음은 있었다. 그가 이재우 사장의 후임이 되기 위해 2013년 5월 신한카드 부사장으로 이동했을 당시 신한카드 노조는 “임기가 남아 있는 사장 아래로 차기 사장 내정자를 미리 보내는 것은 현 사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겠다는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었다. 하지만 위 사장은 솔선수범과 직원을 위한 세심한 배려, 활발한 소통을 진행하면서 조직을 장악했다.

◇ 위기극복 능력 = 얼핏 봐서는 조 행장이 신한은행을 이끄는 동안 별 사건이 없었던 것 같지만 뜯어보면 여러 사건들이 있었다. 지난해 5월에는 신한은행이 직원과 가족의 신한은 계좌와 타 은행의 거래정보를 무단 조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비슷한 시기에 경남기업 특혜 의혹 논란도 터졌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은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았다. 이런 어려운 일들이 있었지만 조 행장은 은행 발전에 전념해 지금의 신한은행을 만들었다.

위 사장이 이끄는 신한카드의 경우 올해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조치로 위기를 맞았지만 카드 신용판매 증가와 고금리 대출인 카드론 영업을 강화해 위기를 넘어섰다.

◇ 미래 비전 = 조 행장의 미래비전 중 핵심은 ‘글로벌’이다. 신한은행의 글로벌 전략은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과 ‘선택과 집중’이다. 신한은행은 우위에 설 수 있는 아시아 지역에 우선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신한은행은 상대적으로 쉬운 해외지점 설립이 아닌 현지법인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법인을 세울 경우 전산 및 인력에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향후 확장 시 유리하고 현지화 영업에 더 적합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신한은행은 해외 시장에서 탄탄한 기반을 쌓아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신한은행의 해외점포 총자산 규모는 20조7100억원으로 우리은행(20조1800억)이나 KEB하나은행(13조3400억원), 국민은행(5조2000억원)에 비해 높은 위치에 있다.

위 사장의 미래비전은 ‘핀테크’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위 사장이 내놓은 야심작이 모바일 생활 플랫폼 ‘신한FAN’이다. 신한카드는 18개 회사와 손잡고 모바일 플랫폼 동맹을 맺으면서 업계 최강의 위치를 지키려고 하고 있다.

◇ 금융권 인프라 = 우선 조 행장은 충청권 출신이며 대전고, 고대 출신이라는 것이 눈에 띈다. 대전고는 한때 ‘금융 사관학교’라고 불렸을 정도로 금융계에서 명망이 있다.

위 사장은 서울고와 고대 출신이다. 서울고는 박근혜 정부 들어 주목을 받았다. 김용환 NH농협금융 회장, 최수현 전 금감원장 등이 서울고 출신이다.

학맥은 정부와의 관계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 역할을 한다. 국내 금융사들은 금융당국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데 학맥이 탄탄하면 신한지주 회장직을 수행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금융권 인사들은 조 행장이나 위 사장 모두 학맥이나 정부와의 관계에 있어 역시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평가한다.

◇ 조용병과 위성호의 단점은 = 두 사람은 한국 금융인을 대표할 만한 탁월한 인물이지만 단점도 가지고 있다. 조 행장은 신한금융의 양대 인맥 축인 ‘라응찬 라인’과 ‘신상훈 라인’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인 동시에 한계로 지적된다.

중립 성향이 신한은행 행장 자리에 오르게 해 준 튼튼한 기반이 됐지만, 신한금융그룹 전체를 이끄는 회장이 되는 것과 행장이 되는 것은 다른 차원일 수 있다. 라응찬 라인은 엄연히 신한금융그룹의 주류 세력이다. 여전히 강력한 힘이 있다는 이야기다.

위 사장의 단점도 라응찬 라인이라는 점이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장점이기도 하다. 한동우 회장도 라응찬 라인으로 분류된다. 현재 신한지주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한동우 회장과 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의 지지를 받은 회장 후보가 차기 신한지주 회장이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한동우 회장, 고부인, 박철, 필립 에이브릴, 히라카와 유키 사외이사, 남궁훈 기타비상무이사가 위원이며 이상경 사외이사가 위원장이다. 회추위 위원 중 고부인, 히라카와 유키 이사는 재일교포다.

최근 신한지주의 고민거리는 KB금융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KB금융이 현대증권과 LIG손해보험을 인수하면서 비(非)은행 사업을 강화함에 따라 자칫 잘못하면 신한지주가 국내 금융업계 최고의 위치를 내놓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재일교포 주주들도 그렇지만 국내파 사외이사들은 이 점을 주의 깊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다. 신한지주가 국내 1등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은행 외 계열사들이 더욱 발전해 줘야 한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신한은행이나 신한카드에 비해 신한금융투자나 신한생명 같은 비(非)은행 계열사들이 취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신한지주 사외이사들은 비(非)은행 계열사인 신한카드를 이끌어 본 위 사장에게 좋은 점수를 줄수 있다. 조 행장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역임하기는 했지만 신한카드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다.

◇ 신한지주 1등 유지시킬 인물? = 최근 금융권 일각에서는 신한지주 회장 경쟁에 신한 계열사 대표 출신인 제3의 인물이 가세할 수 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조 행장이나 위 사장의 2파전이 아니라 다른 변수가 작용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에서는 신한지주 회장 선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회추위 위원들이 어느 정도 마음을 정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권 인사들이 신임 신한지주 회장의 조건으로 꼽는 것은 신한금융그룹의 국내 1위 자리를 지키고 해외시장에서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략을 내놓는 인물과 회추위 위원들과 활발한 소통이 되는 인물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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