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에 ‘흔들’
롯데그룹,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에 ‘흔들’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6.10.3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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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포츠재단 70억 지원 배경 등 놓고 검찰 소환조사
신동빈 회장 구속 피한 것도 대가성 의혹 받고 있어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지난 30일 극비리에 국내로 들어오면서 검찰 수사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기부금 형식으로 모인 수백억의 돈과 관련해 기업들이 대가성이 있는 기부였었는지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0일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소진세 롯데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과 이석환 대외협력단 CSR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기부금 출연을 요청한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롯데그룹이 재단 측 요청으로 기존 출연금 외에 70억 원을 추가 지원한 배경과 이를 돌려준 과정에 대해서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롯데를 시작으로 SK·CJ·삼성 등 재단 설립에 금전적 도움을 준 다른 대기업의 관계자들도 잇따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앞서 재계에 따르면 국내 18개 그룹사는 두 재단에 기부금을 제공했다. 먼저 삼성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에 각각 125억원, 79억원씩 총 204억원을 기부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128억원, SK 111억원, LG 78억원, 롯데 45억원, GS 42억원, 포스코 30억원, 한화 25억원, KT 18억원, LS 16억원, CJ 13억원, 두산 11억원, 한진 10억원, 신세계 5억원, 금호아시아나 7억원, 대림 6억원, 부영 3억원, 아모레퍼시픽 3억원 등을 출연했다.

이렇게 모인 돈은 미르재단에 30개사가 총 486억원, K스포츠재단에 49개사가 총 269억원 등을 기부해 700억원이 넘는 기부금이 형성됐다.

특히 롯데그룹은 최순실 씨가 재단 설립과정에서 부터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에 재단 설립금 외에 70억 원을 추가로 기부한 점이 의혹을 부가시키고 있다. 당시 롯데그룹은 총수 일가의 검찰 수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어서 대가성이 있었는지가 주목 받고 있다.

지난 3월 K스포츠재단은 경기도 하남에 체육시설을 짓겠다며 롯데그룹에 자금지원을 요구했고 롯데그룹은 별다른 의견 없이 5~6개 계열사를 통해 70억원을 더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이 롯데그룹에 압수수색을 진행하자 K스포츠재단은 이 금액을 지난 5월말 돌려줬다.

수사를 앞둔 시점에서 돈을 돌려주면서 혹시 모를 의혹을 피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렇게 재단 설립에 큰 기여를 했던 롯데는 비자금 조성과 관련한 검찰수사에서 신동빈 회장의 구속 여부까지 갔던 사건을 불구속 기소로 지켜냈다.

이에 롯데의 검찰 수사는 ‘용두사미’로 끝났다는 언론의 질타를 받았지만,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도 대표직을 유지하게 되면서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도 주도권을 쥘 수 있게 됐다.

롯데 기부금 출현… 재계 순위 뒤집어

롯데그룹은 애초에 전경련 주관 모금을 통해 K스포츠재단에 롯데케미칼에서 17억원을 모았고, 미르재단에 롯데면세점에서 28억원을 모아 기부금을 출현한 상태였다.

그러나 70억원이라는 거금을 사업 타당성이나 부지매입과 관련한 내용을 제대로 받아보지도 않고 사회공헌 목적으로 기부했다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또 이 금액을 기존 출연금과 합치면 삼성과 현대차 다음으로 많은 115억원이라는 기부금을 제공해 통상 재계순위로 모이던 금액보다 많았다.

<SBS>에 따르면 롯데 그룹의 추가 출연금은 K스포츠재단 직원인 노승일 씨와 박헌영 씨가 롯데 그룹 관계자와 직접 만나 사업 구상을 진행했다. 기존 출연금들이 전경련을 거쳐 모았던 것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부지 매입이 어려워 추가 출연금을 돌려줬다는 것도 의심받고 있다. 경기도 하남의 테니스장 부지는 대한체육회가 관리하고 있지만 대한체육회 담당자는 이 땅에 대해 사업관련 문의를 받아 보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수많은 의혹과 관련해 최순실 씨가 금일 검찰조사에서 어떤 내용을 전달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 측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선 뜻 재단 설립 기부금 외에 70억원이라는 별도의 기부금을 제공한 것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그룹 관계자는 “당시 추가 출연금에 대해선 다른 기업들도 지원하는 걸로 알고 있었고, 사업 구상에 대해서는 체육관 건립으로만 알고 사업내용 보다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지원한 것”이라며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시기가 압수수색 전이어서 기부금이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줬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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