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박근혜 대통령 재임기에 종적을 감춘 유명인사가 두 명 있다. 한 사람은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이고 다른 한 사람은 차은택 광고감독이다.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부총재를 맡았지만 올해 6월 휴직한 후 모습을 감췄다.
현재로서는 홍 전 회장이 무슨 이유로 AIIB 부총재 자리에서 내려왔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홍 전 회장이 AIIB부총재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AIIB에 37억 달러에 달하는 분담금을 내놓은 한국 정부는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됐다는 점이다. 한국 국민들은 홍 전 회장을 국회로 불러 무슨 이유로 AIIB부총재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게 됐는지 이유를 들을 권리가 있다.
한국 정부가 입은 손실에 대해 홍 전 회장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인지, 아니면 경제당국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인지는 일단 홍 전 회장을 국회로 불러 증언하게 한 다음 결정해야 할 것이다.
차은택 씨도 최순실 씨 문제와 연관이 있어 검찰과 언론이 찾고 있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차 씨는 이번 주 중에 귀국할 것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바 있지만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홍 전 회장과 차 씨의 공통점은 국가에 큰 손실을 입혔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홍 전 회장과 차 씨의 모습은 한국 정부와 정치권이 ‘제 2의 홍기택·차은택’이 나타나는 것을 막는 대책을내놓아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교수로 30년 근무했고 산은 회장을 역임한 홍 전 회장이 국제기구 부총재직을 잘 수행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차 씨는 광고 제작에는 재능이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국정농단에 나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홍 전 회장이 능력이 부족했다면 차 씨는 분별력과 양심이 부족했다.
한국 정부와 정치권은 제2의 홍기택·차은택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과분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중요한 위치로 가는사람은 국회의 검증을 거친 다음에 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특정인이 국정을 농단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우리 사회를 더욱 투명하게 만들어야 한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