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의 다음 목표는 ‘우리은행 지주회사’
이광구의 다음 목표는 ‘우리은행 지주회사’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11.1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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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설립 빨리 하려면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
우리은행 지분매각을 성공시킨 이광구 행장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예금보험공사(예보)가 갖고 있던 우리은행 지분 중 29.7%가 7개 민간 금융사로 넘어갔다. 은행권에서는 이광구 우리은행 행장과 우리은행 임직원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 매각에 성공한 우리은행 측은 금융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은행권은 지분 매각 성공에 이어 지주회사 설립도 성공할 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우리은행 지주회사’ 왜 원하나 = 우리은행 측은 지주회사 설립을 원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타 금융사 인수와는 별도로 금융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은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라며 “시기적으로 확정할 수는 없지만, 지주사 전환 이후 은행의 자본비율 개선 및 계열사간 시너지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지주회사특별법 적용을 위해서라도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이 지주회사 설립을 원하는 첫 번째 이유는 은행법 적용에서 벗어나기 위함이다. 현재 우리은행 밑에는 우리카드 등의 자회사들이 있다. 이들은 까다로운 은행법 하에 있어서 서로 힘을 합쳐 신(新)사업을 시도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이다.

두 번째는 재무 비율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우리은행의 비(非)은행 계열사들이 연결기준으로 은행에 편입됨에 따라 자본비율이 떨어졌다. 올해 6월 기준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우리은행의 보통주 자본비율은 8.80%였다. 이것은 KB국민(13.92%), KEB하나(13.40%), 신한(12.06%) 등 주요 은행들에 비해 낮은 수치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총자본 가운데 보통주 발행으로 모은 순수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 비율은 은행 자본 건전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다.

은행권 인사들은 우리은행의 자회사들을 지주체제로 전환하면 재무 상 수치를 개선할 수 있고은행과 비(非)은행 계열사 간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지주체제로 바꾸면 인수합병도 편하게 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우리은행, 증권·보험으로 확장하나 = 우리은행과 관련해 은행권의 또 다른 관심사는 우리은행의 증권사나 보험사 인수 움직임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증권, 보험사 등 다른 금융사들 인수계획에 대해서는 12월 30일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에서 논의해 방향을 설정하게 될 사항”이라며 “향후 이사들 간 우리은행 발전방향 및 주주가치 극대화, 금융업 전망 등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과 토론을 통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의 말대로 우리은행이 증권사나 보험사를 인수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증권사의 경우에는 하이투자증권 등이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고 보험사도 ING생명이나 KDB생명 등이 시장에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 우리은행, 미래에 ‘남의 은행’ 될 수도 = 시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남아있는 예보 소유 지분의 처리 문제다. 아직 예보는 우리은행 지분 21.36%를 갖고 있으며 국민연금도 5.01%의 지분을 갖고 있다.

금융당국과 예보의 최대 관심사는 우리은행의 주가 상승이다. 우리은행의 주가 상승은 우리은행 실적이 호전돼야 가능하다. 우리은행 주가가 금융당국과 예보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면 금융당국과 예보는 우리은행 지분을 모두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을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각하면 경쟁의 강화를 통해 국내 은행업계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이번 우리은행 지분 매각에서는 중국 안방보험이 최대주주인 동양생명이 지분의 4%를 가져갔다. 중국 안방보험은 사외이사 추천 의사도 밝힌 상태다. 우리은행 경영 상황에 따라 안방보험이 우리은행의 최대 주주가 되기 위해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한국 금융시장에서 세력을 확대하려고 하는 안방보험 입장에서는 우리은행은 매력적인 매물이다. 전국적으로 지점망을 잘 갖추고 있고 경영도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양생명과 함께 이번에 우리은행 지분을 확보한 IMM PE(6.0%), 유진자산운용(4.0%), 키움증권(4.0%), 한국투자증권(4.0%), 한화생명(4.0%), 미래에셋자산운용(3.7%) 등은 우리은행을 활용해 자신들의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향후 우리은행 예보 지분 매각 시 매입자로 나서서 우리은행 경영권을 확보하려 들 수도 있다.

특히 은행을 갖고 있지 않지만 자금력이 있고 기존의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한화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증권 등을 은행권에서 주의깊게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최대 주주인 한국금융지주가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의 지분 54%를 갖고 있다.

한국금융지주가 카카오뱅크와 우리은행을 같이 갖고 있을 경우에도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우리은행의 은행업 노하우를 배울 수 있고 우리은행은 카카오뱅크를 새로운 판매채널로 삼을 수 있다.

◇ 우리은행의 최대 과제는 내실경영 = 우리은행 지분 매각이 성공한 상황에서 우리은행의 최대 과제는 ‘내실경영’이 됐다. 그동안 지분 매각을 성공시키기 위해 실적 개선에 매달려 왔다면 이제는 내실을 돌아봐야 할 때가 됐다는 이야기다.

다음달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정돼 있고 정국은 불안하며, 2017~2018 부동산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나 부동산 위기 등은 한국 경제 위기의 뇌관인 가계부채 문제를 폭발시킬 수 있다.

우리은행은 본래 대기업 대출이 많은 기업금융 중심 은행이었지만 최근에는 개인 대출이 크게 늘어나 있는 상태다. 따라서 가계부채 문제가 폭발할 경우 이광구 행장과 임직원들이 만들고 있는 지주회사의 꿈은 실현이 상당히 늦어질 수도 있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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