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 12월1일 '독립'...‘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수협은행 12월1일 '독립'...‘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11.15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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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서 분리, 치열한 은행 간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변신해야
지난달 이전 개점한 수협은행 안양 지점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 독립해 다음달 1일 새로 출발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고 핀테크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수협은행이 독자 항해에 나서게 된 셈이다. 은행권 인사들은 경쟁이 치열한 은행권에서 수협은행이 번창하기 위해서는 혹독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수협은행은 내년까지 각종 지표를 국제은행자본규제 기준인 바젤Ⅲ(자기자본비율 8% 이상·보통주 자본비율 4.5% 이상·기본자본비율 6% 이상)에 맞춰야 한다. 국내 모든 은행들은 2013년 12월부터 바젤Ⅲ 자본 규제를 받고 있었지만 협동조합인 수협은행은 조합원 출자금 및 정부 출연금이 모두 부채로 바뀌는 자본 구조의 특수성 때문에 규제 적용이 유예됐다.

다음달 1일부터 수협은행은 수협중앙회의 자회사(지분 100%)가 되며 공적자금 1조1581억원의 상환 의무를 중앙회로 이전한다. 더불어 9000억여원을 정부 지원과 조합원 출자 등의 방법으로 추가 조달할 예정이다.

◇ 갈 길 먼 수협은행 = 수협은행이 다음달 1일 새출발하지만 갈 길은 멀다. 수협은행의 최대과제는 경쟁력 강화다. 금융소비자연맹이 올해 5월 내놓은 ‘2016년 금융소비자 평가 좋은 은행 순위 결과’를 보면 수협은행은 16개 은행 중 15위에 그쳤다.

수협은행은 안정성 순위에서는 16위, 건전성 순위에서는 14위, 수익성 순위에서는 12위, 소비자성 순위에서는 16위를 기록했다.

수협은행은 경영지표를 개선하고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원태 수협은행 행장은 올해 6월 미래창조실을 새로 만들었다. 7월에는 ‘새로운 수협은행 100년 설계 태스크포스(TF)팀’도 신설했다.

수협은행은 부동산 개발금융 지원, 핀테크 업체와 제휴하는 등의 신 사업 추진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수협은행은 신 사업을 진행하면서 이자 수익 중심 영업에서 탈피하고 비(非)이자 이익 비중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 아울러 신 사업을 통해 새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다만 신(新)사업 추진과 함께 수협은행 직원들의 능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난달 11일 권석창 새누리당 의원은 수협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근거로 수협 신용사업부문(1금융권)과 지도경제사업부문(2부문)의 대출 담당자 2700여명 중 86% 가량인 2360여명이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 의원 측 발표에 따르면 신용사업부문 대출 담당자는 수협은행 대출 업무를 맡고 있고 지도경제사업부문 대출 담당자는 회원 조합 대출 업무를 하고 있다. 신용사업부문 대출 담당자 1752명 가운데 78%인 1369명은 자격증이 없었다. 자격증을 갖고 있는 383명 중 국가공인 자격증이 있는 직원은 34명이었다. 나머지는 모두 수협 자체 자격증을 갖고 있었다.

지도경제사업부문을 보면 대출 담당자 1000명 중 국가 자격증을 보유한 직원이 2명 밖에 없으며 자체 자격증 제도도 없었다는 것이 당시 권 의원의 주장이었다. 

수협은행 측은 권 의원이 주장한 2700여명에 대해 ‘계약직 직원을 제외한 수협중앙회 전체 직원 수’라고 설명했다. 2700명 중 400여명 정도가 대출 담당이며 이들 중 383명이 자격증을 갖고 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권 의원실 측 주장에 나오는 모수 인원은 대출담당자가 아니라 수협중앙회 직원 총 수”라며 “모든 직원이 대출을 담당하는 것은 아니며 그 수는 약 400명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담당이 반드시 심사역 자격을 보유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수치상으로는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변신이 시급한 수협은행 = 지난달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성찬 새누리당 의원이 수협중앙회에게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 전체 수협중앙회 직원 2844명 가운데 20명(0.7%)이 1억원 이상 연봉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3109명 중 197명(6.3%)이 1억원 이상 연봉자였다. 이는 5년 새 9배 늘어난 것이다.

김 의원은 수협중앙회의 최근 5년 간 부실채권 손실이 6530억원이었다고 지적했고 조직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협중앙회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조직인 농협중앙회는 1132개의 회원조합과 조합원 230만명, 자회사 31개를 갖고 있다.

수협중앙회는 회원조합 92개, 조합원 15만8000명, 자회사 5개를 보유하고 있다. 조합 수나 조합원 수, 자회사 수는 수협중앙회가 농협중앙회보다 적지만 임직원 수는 3109명으로 농협중앙회(2476명)에 비해 500명 이상 많다.

◇ 마무리 잘해야 할 이원태 행장 = 수협은행을 이끌고 있는 이원태 행장의 임기는 내년 4월 끝난다. 수협은행 지분 100%를 갖고 있으며 수협은행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수협중앙회는 김임권 회장이 이끌고 있다. 김 회장의 임기는 2019년 3월까지다.

수협은행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을 통한 은행 건전성 강화 △ 신규 수익사업 강화 △ 수협은행 임직원들의 능력 강화 △ 성과에 따른 확실한 보상 △ 홍보 및 광고의 강화를 통한 이미지 개선 △ 수협은행 조직의 투명성 강화 △ 창의적인 금융상품의 개발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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