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우려하는 이유
[기자수첩]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우려하는 이유
  • 임태균 기자
  • 승인 2016.11.23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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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균 기자

[이지경제] 임태균 기자 = 삼성전자가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후,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이 있다. 40~50대 하이엔드 콜렉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급형 프리미엄 음향기기를 소비해 온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이다. 하만이 가지고 있던 JBL이나 AKG 등의 음향 브랜드들의 소유가 삼성으로 바뀌면서 ‘가격상승과 품질저하 등의 ‘헬조선화’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다. 이 우려의 원인은 무엇일까?

서울시 용산구에서 청음매장을 운영 중인 이모(29)씨는 이를 우려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당장 총판이 바뀌거나 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하며 “하지만 분명 크고 작은 부분에서 차이가 생겨날 것이다. 좋은 방향으로 변하는 것도 있겠지만 가격 인상과 같은 부분은 피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식AS가 확대되고 제품군이 넓어지겠지만 결국 모든 것이 돈과 연관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닥터헤드폰 등과 같은 음향기기 관련 카페와 커뮤니티에서는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를 우려하는 글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음향기기 포럼의 ‘Mir***’ 닉네임을 사용하는 누리꾼은 관련 게시글에 “하만 삼적화(삼성전자 최적화)되면 가격은 더 비싸지고 성능은 구려지고 덤으로 배터리 있는 블투 스피커 같은 건 폭파 위험성까지 생길수도…ㄷㄷ”이라고 쓰기도 했고 ‘***팅이’ 닉네임을 사용하는 누리꾼은 TV음향 부분과 이어폰 등에서 AKG 하만카돈 등과 협업을 하던 LG전자의 입장을 걱정하기도 했다. 어찌되었건 이전과 같을 수 없으리란 것이다.

삼성전자는 ‘하만이 삼성전자의 자회사로서 현 경영진에 의해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하만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해온 소비자들과 누리꾼들의 걱정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와 ‘내수차별 논란’ 등을 바라본 국민들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기업에 깊은 배신감과 불신을 가지기 때문이다.

결국 그러한 배신감과 불신의 결론은 시가총액 230조의 거대기업 삼성이 하만을 집어삼킬 것이란 우려다.

삼성전자는 ‘상명하복의 직원들’로 대표되는 경직된 조직문화다. 뿌리 깊이 박힌 행동양식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올해 3월 ‘스타트업 삼성’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조직문화 혁신을 통해 스타트업 기업처럼 빠르게 실행하고 지속적인 혁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관료화된 삼성전자를 바꾸는 것은 결국 이재용 부회장의 몫이다. 한 언론의 기사에서 말한대로 “아버지 뛰어넘으려는 조급증, 화 부를 수 있다”는 지적은 이 부회장의 책임을 강조한 대표적 사례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 게이트와 관련 국정조사의 증인명단에 이름이 올라있다. 주말마다 벌어지는 촛불시위에서는 ‘박근혜 하야’와 ‘재벌도 공범’이라는 피켓이 함께 등장하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의 이미지는 이 부회장이 국민들의 불신을 어떻게 해소시키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이 부회장의 경영승계에 대한 사회적 동의를 구하는 지름길도 마찬가지다.


임태균 기자 text12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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