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이광구 노리는 ‘복병’은 누굴까
승승장구 이광구 노리는 ‘복병’은 누굴까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11.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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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 행장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거침없이 연임을 향해 달려가던 이광구 우리은행 행장 앞에 걸림돌이 나타났다. 이 걸림돌은 이 행장이 우리은행 행장으로 올라서는데 긍정적 영향을 줬던 ‘서금회’다. 올라설 때 디딤돌 역할을 했던 서금회가 지금은 걸림돌이 된 상태다.

◇ 기우는 권력이 이광구 발목잡네 = 물론 아직까지는 이광구 행장이 연임될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이 행장이 그동안 열심히 일해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을 성공시켰으며 경쟁력도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행장이 서금회 출신이어서 과점주주들이 이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는 예상도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의 권력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서금회 출신 행장을 연임시킨다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금융권에는 전직 금융관료 출신 A씨가 이 행장이 우리은행 행장이 되는 과정에 깊이 개입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A씨는 요즘 금융권 인사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런 소문에 이 행장의 이름이 나온다는 것은 연임을 원하고 있는 이 행장에게는 좋지 않은 일이다.

◇ 연임된다 Vs 글쎄 = 이 행장의 연임을 선호하는 이들은 이 행장이 우리은행을 이끌어 오는 동안 성적이 좋았다는 점을 언급한다. 유능한 이 행장을 단순히 서금회 출신이라는 이유로 끌어 내린다는 것은 잘못됐다는 견해다.

반면 이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고 보는 이들은 지금 정국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높은 상황에서 이 행장이 우리은행을 다시 이끌게 될 경우 대중들이 우리은행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은행이 지주회사 설립 추진을 할 경우 이 행장은 우리은행 지주회사의 회장이 되며 우리은행 행장을 겸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KB금융지주도 윤종규 회장이 KB국민은행 행장과 KB금융지주 회장을 겸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윤 회장이 국민은행 행장을 겸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사무금융노조)은 24일 성과연봉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윤종규 회장에 대해 ‘KB금융지주 회장과 KB국민은행장을 겸직하며 KB금융그룹 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윤종규 회장’이라고 지칭했다.

사무금융노조의 윤 회장에 대한 인식을 보면 이 행장이 우리은행 지주회사 회장을 겸하게 될 경우 대중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이 과점주주들로 하여금 이 행장 연임에 찬성하는 것을 망설이게 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 이동건 우리은행 그룹장의 만만치 않은 도전 = 현재 우리은행 신임 행장으로 외부 인사가 들어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 행장을 위협하는 경쟁자는 우리은행 내부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은행 내부 경쟁자 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한일은행 출신인 이동건 우리은행 영업지원본부 그룹장이다.

이동건 그룹장은 1958년 경북 경주 출신이며 경북고, 영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3년 한일은행에 입행했으며 강남중앙기업영업본부장, 채널지원단장, 수석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지금의 우리은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쳐서 만들어진 한빛은행의 후신이다. 2002년에는 평화은행을 합병했다.

은행권 인사들은 현재 우리은행 안에서 한일은행 출신과 상업은행 출신이 보이지 않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이고 이순우 전 행장도 상업은행 출신이었기 때문에 우리은행 내 한일은행 출신들은 차기 행장 자리에 한일은행 출신이 앉아 주길 바라고 있다.

다만 현재 우리은행의 주류는 한빛은행 및 우리은행 시절에 입행한 이들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는 80%가 한빛 및 우리은행 출신”이라고 말했다.

◇ 이광구 행장의 연임 전략은? = 금융권 인사들은 이 행장이 연임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은행 내부의 강력한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은행 노조의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우리은행 노조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우리은행 식 성과연봉제’를 연구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가 있다.

우리은행 식 성과연봉제란 기본적으로 고용 안정은 보장하되 실적이나 능력이 뛰어난 직원이나 팀에게는 급여를 더 주는 방식이다.

무엇보다 장기집권을 하려고 해서는 안된다는 견해도 있다. 본래 이 행장의 임기는 3년이었지만 이 행장 스스로 임기를 2년으로 줄였다. 연임을 위해서는 임기 단축 카드를 한번 더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그동안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수 있는 한일은행이나 평화은행 출신들에게 인사 상 혜택을 주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 지주회사가 추진되고 있으므로 연임 이후 지주회사 회장이나 우리은행 행장 중 한 자리만 선택하겠다고 약속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 행장이 서금회 출신이었기 때문에 이 행장과 박근혜 대통령이 연결되는 것을 막을 수 없으므로, 이 행장의 다른 강점을 강조하고 다른 중요한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아 과점주주들의 시선을 전환시켜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우리은행의 약점은 내부 파벌 간 갈등으로 인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의 결단이 필요하다. 다수 파벌이 기득권을 많이 내려놓고 소수 파벌을 진심으로 배려해주는 자세를 보여야만 소수 파벌의 불만이 진정될 수 있다. 우리은행 구성원들을 단결시킬 수 있는 인물이 이 행장이라고 과점주주들이 인정하게 되면 서금회 출신이란 문제는 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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