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감내할 손실 마지노선이 관건?
산업은행이 감내할 손실 마지노선이 관건?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12.0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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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대우건설이 ‘3분기 회계감사’에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나섰다. 내년 초로 예정된 연말 회계감사를 한 달여 앞당겨 회계투명성을 신속히 확보하겠다고 한다. 내년 상반기 매각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겨냥한 전략적 선택이다. 대우건설의 선택이 업계에 퍼진 부정적인 인식을 걷어낼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대우건설 본사 앞 < 사진 = 뉴시스 >

지난 달 30일 대우건설은 “지난 3분기 회계 검토 시 물리적 시간 부족으로 일부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못했던 문제와 감사인과의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지 못했던 상황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보통 연말회계감사는 통상 1월 중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안진회계법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이라는 굴욕적인 결과를 받아든 대우건설은 회계감사 기간을 한 달 반 정도 당기는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흑역사’를 메워라

지나달 15일 안진회계법인(안진)은 대우건설 3분기 보고서에 대한 검토의견으로 “공사수익, 미청구공사, 확정계약자산·부채 등 주요 계정의 적정 여부에 대한 판단을 위한 적합한 증거를 제시받지 못했다”며 ‘의견거절’을 표명했다. 국내 시공순위 10위 안에 해당하는 대형 건설사 중 유일한 평가였으며 시장신뢰도에 직격탄을 가하는 일이었다.

대우건설은 “회사가 제공한 자료에 대해 회계법인과 이견이 발생해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 소명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3분기 실적보고서와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실질적 거절 이유가 추측된다는 게 당시 업계의 평가였다.

회계법인 거절 이후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신평사들이 대우건설을 ‘신용등급 하향조정 대상’으로 분류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외부감사인의 의견거절 발생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과 회계정보 신뢰성 상실로 인한 향후 대규모 부실발생 가능성에 대한 파악이 필요”하다면서도 “올해 연간실적이 반영된 감사보고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용등급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신평사에서는 해외 인프라 및 플랜트 부문의 EBIT(이자 및 세전이익) 마진율이 누계기준 각각 -19.2%와 -9.3%를 기록한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토목, 해외 인프라 및 발전 부문의 미청구공사금액도 전년대비 5천221억 원에서 올해 8천909억 원으로 늘었는데, 해외부문에서 손실을 인식하면서 미청구공사를 올린 것이 신용등급 하락검토의 원인이라는 게 업계의 견해다.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 97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1208억) 19% 감소했지만 매출은 2조781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조6021억 원에 비해 6.9%가 증가하는 저력을 보였다. 해외수주가 감소했으나 국내주택실적의 호조세가 이어진 결과를 나타낸 점은 건설사들의 전반적인 기조와 동일하다.

반대로 올해 9개월간 집행된 단기차입금은 4조8000여억 원으로 전년 대비(3조3000여억 원) 1조5000억 원이 늘었다. 유동자산이 유동부채보다 많아 현재 재무상의 문제는 없지만 유동자산이 줄어드는 속도가 유동부채가 늘어나는 속도에 못 미쳐 실질적인 위험요소를 내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상황들을 살펴봤을 때 안진회계법인의 의견거절 이후 급락한 주가와 연이어 터진 신용평가사의 등급조정 고려 등이 대우건설 입장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우건설이 회계감사에 속도를 올리는 이유를 산업은행이 밝힌 내년 상반기 매각 계획에 따른 전략적 조정으로 분석하고 있다. 감사의견을 새로 받을 연말 감사까지의 공백이 길어 중간 입장을 발표하며 시장을 환기시키려 한다는 해석이다.

대우건설도 회계법인의 기준에 맞춰 준공예정원가 추정 및 미청구공사금액 검증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산 넘어 산

대우건설의 가장 중요한 화두는 매각이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는 KDB밸류제6호 사모투자펀드(PEF)로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는 산업은행이다. 지난 10월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대우건설 매각 추진을 결정했다고 공시하며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1년 금호그룹에게 주당 1만5000원을 들여 대우건설을 매입했다. 유상증자도 참여하며 총 3조2000억 원이 들어가는 각별한 공을 들였다. 절차에 따라 사모 펀드 만기일인 내년 10월까지 팔아야한다.

다만 매입 당시 대우건설 주가는 1만8000원이었지만, 1일 현재 5190원으로 내려가 손해 보지 않는 매각이 불가능하다. 또 연 매출 10조원에 육박하는 대형건설사라는 점에서 매수자가 쉽게 나타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분기보고서 검토의견 거절까지 당했다. 의견거절 이후 한 달 사이에 1000원 넘게 떨어진 주가(지난 달 3일, 6350원) 추이도 반등의 기미를 보여야하는 대우건설에게 난제를 떠안겼다.

산업은행이 현재 수준의 주가를 받아들이고 매각절차를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인수자의 구미를 당길 수 있는 요소가 있을 지도 의문이다. 매각 절차로 들어가면 회계 신뢰성 확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매출이나 브랜드 파급력만 봐도 매력이 충분해 복수의 업체가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면서도 “투자 회사나 외국 업체도 인수후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회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인수전도 무용지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편 대우건설 내부 인사에 따르면 경영실적이나 해외 프로젝트 손실 등에 따른 미청구공사 등이 내년이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사의견에 의견거절이 아닌 ‘적정’으로 나온다면 매각 시나리오에도 힘을 얻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대우건설이 회계문제를 해결해도 주가의 반등이 없다면 약 2조원의 손실을 산업은행이 감당하게 되는 것으로 예측했다. 산업은행이 내부적으로 책정한 손실 규모의 마지노선이 어느 정도일지가 ‘목표 달성’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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