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마공주 정유라’ 때문에 현명관 낙마했네
‘애마공주 정유라’ 때문에 현명관 낙마했네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12.0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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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관 한국마사회 회장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요즘 현명관 한국마사회(마사회) 회장이 정유라 씨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한국마사회도 같이 구설수에 올랐다. 7일 공식 퇴임한 현 회장은 최순실을 전혀 모른다는 입장이다. 이번 최순실 게이트 논란에 마사회가 끼었지만 이전에도 마사회는 부정적인 논란에 자주 등장했다.

◇ 마사회의 위기 = 마사회의 문제점은 불법과 부패, 방만경영이 꼽힌다. 본래 현 회장은 취임 직후 마사회 경영혁신을 위해 임원들의 급여를 줄이고 직원 복리후생비도 낮추는 등 개혁에 나섰다.

하지만 마사회의 개혁은 미완이었다. 지난 9월9일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이후 2년간 각종 비리로 징계를 받은 마사회 직원 19명 중 면직과 같은 중징계를 받은 이는 1명이었고 나머지 18명은 정직·감봉·근신·견책 등의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마사회가 구설수에 휘말렸던 일이 용산 화상경마장 설치 문제다. 진선미 더불어 민주당 의원은 9월 28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게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마사회 관계자 4명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법인카드 카드깡으로 만든 비자금을 가지고 용산 화상경마장 건립 찬성 집회에 사람을 동원하고, 주민 명의로 찬성 의견을 담은 현수막을 붙였다는 혐의를 받았다. 용산 화상경마장은 지난해 5월 정식으로 개장하고 영업을 하고 있다.

마사회는 진선미 의원 측 주장에 대한 해명 요구에 “한국마사회는 법인카드로 식사비를 결제했으나 일부 금액이 현금화돼 A씨에게 전달된 것으로 드러났으며, 한국마사회 예산을 유용해 현금을 조성하거나 사례를 지급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A씨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 공기업으로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동 사안에 대해 엄정한 자체 감사를 실시해, 한국마사회 인사규정에 따라 관련 대상 직원을 징계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경비원·미화원의 집회 참석 여부 및 상품권 등 지급 의혹에 대해 “용산 근무 경비원과 미화원이 찬성집회에 참여한 사실은 있으나, 대가성 상품권이 지급된 정황은 없다”고 설명했다.

찬성 집회 참석자에 대한 현금 지급 및 벌금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마사회 예산 횡령·유용해 현금을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현수막 제작비 과다지급을 통한 찬성서명자 대가지급 의혹에 대해서도 “마사회가 현수막 제작업체에 제작비용을 과다 지급한 바 없다”며 “찬성 서명자에 대가를 지급한 사실 없다”고 해명했다.

마사회 방만경영의 사례도 국회의원이 지적했다. 9월 12일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마사회 경영자료를 분석하고 지난해 말 기준 마사회 임직원 1인당 평균 보수가 8687만원에 달하지만 2011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급여성 복리후생 명목으로 95억2841만원을 기념품비로 썼다고 지적했다.

◇ 올바른 마사회 개혁 방향은? = 마사회의 개혁이 어려운 이유는 마사회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마사회 회장의 소신, 능력 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마사회가 경마산업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특정 산업을 독점하고 있다보니 굳이 개혁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까지 마사회 회장을 역임했던 이들을 보면 권력의 도움을 받아 회장 자리에 오른 이들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당연히 마사회 회장 입장에서는 굳이 힘든 개혁을 추진하기 보다는 현실에 안주하거나 권력의 비위를 맞추는 일을 더 선호했을 수 있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마사회 개혁의 합리적 방향으로 민영화를 제시한다. 마사회가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사업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 만큼 민영화와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해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마사회도 담배인삼공사, 강원랜드, 야구협회처럼 민간이 해도 된다”며 “정부가 꼭 해야할 분야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수영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팀장도 “한국마사회 민영화는 추진될만한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민영화를 반대하는 이들도 있다. 마사회가 잘못한 일도 많았지만 근본적으로 마사회는 국내 말 산업을 발전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민영화할 경우 국내 말 산업 발전이란 공익적 목적 대신 이윤 추구만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마사회 신임 회장으로 누가 유력한가? = 이날 현 회장이 마사회를 떠남에 따라 마사회는 김영규 부회장이 직무대행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현재 마사회 안팎에서는 신임 마사회 회장으로 유력한 인물로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과 조순용 청와대 전 정무수석비서관을 꼽고 있다. 마사회 임원추천위원회가 면접심사를 거쳐 확정한 회장 후보는 △이양호 전 농촌진흥청장 △조순용 전 정무수석비서관 △김영만 전 마사회 부회장 △배근석 전 마사회 부회장 △박양태 현 마사회 경마본부장 등 5명이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심사가 끝나면 농식품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마사회 회장 임명 제청을 하게 된다.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회장이 정해진다.

이양호 전 농진청장은 영남고-영남대 행정학과 출신이다. 농림부에서 오랜 기간 공무원으로 일해왔다. 유력 경쟁자인 조순용 전 비서관에 비해 농림부 공무원 경력이 있어 마사회와 일치되는 면이 크다. 조순용 전 비서관은 KBS기자 출신이어서 마사회하고는 다소 거리가 있다. 조 전 비서관은 광주제일고-서울대 동양사학과 출신이다.

◇ 마사회 개혁 어떻게 해야 하나 = 경제계에서는 마사회 개혁을 위해서는 진정 사명감있는 인사가 마사회 회장을 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진심으로 말 산업을 발전시키고 말을 키우는 농가의 생활 수준 향상을 위해 애 쓸 인물이 신임 회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마사회 개혁을 위해서는 신임 회장과 양심적 정치인, 정직한 언론인이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무슨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기득권을 지키려는 마사회 내 마피아를 제압하는 것이 신임 회장 혼자의 힘으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마사회를 분할해 경쟁체제로 만드는 방법이 제시된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세 번째는 마사회를 권력의 입김에서 독립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처럼 마사회가 권력의 손아귀 안에 있으면 마사회와 말 산업 발전을 위해 애쓰기 보다는 권력의 비위 맞추는 것을 마사회 임원들이 더 신경 쓸 것이란 이야기다.

마사회 안팎의 인사들은 마사회에 말(馬)이 많지만 지금 마사회에게 가장 필요한 말은 ‘바른 말’이라고 입을 모은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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