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연말 조직개편 '과감하거나 신중하거나'
건설사 연말 조직개편 '과감하거나 신중하거나'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12.15 08:5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폭 교체로 안정화에 주력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대형 건설사들의 전반적인 해외사업 침체가 저유가 기조로 인한 장기화가 예상되고, 정부의 규제 등으로 내년 주택 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연말 조직개편에서는 인력감소 등의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 내년 건설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은 국내외 건설시장과 회사 상황에 맞는 조직개편 단행을 앞두고 있다. < 사진 = 이한림 기자 >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달 30일에 발표한 ‘취약산업의 위축이 성장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5대 취약산업은 석유화학과 철강, 조선, 해운, 건설업이다. 이중 가장 취약한 산업으로 건설업을 꼽았다. 수요가 감소하고 구조조정이 진행될 경우 경제 전반에 직결되는 영향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업 전체의 수요가 10% 감소하면 전체 경제에서 직간접적으로 40조9천억 원의 생산 감소가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또 13조4천억 원의 부가가치 감소와 26만6천 명의 고용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부연했다.

해외건설 수주는 2년째 난항이다. 중동지역에 비중을 뒀던 해외 사업은 저유가로 인한 발주연기 등을 원인으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660억달러였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올 들어 234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300억 달러를 밑돈 것은 지난 2006년 165억달러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내년에도 상황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 일부 연구기관과 증권가에서 내년 해외건설 수주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트럼프 美대통령 당선자가 저유가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낮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견해다.

특히 건설협회의 토건부문 시공능력평가액 5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결단을 내릴 시기로 점쳐진다.

과감하거나 신중하거나

대우건설은 가장 먼저 칼을 빼들었다. 일각에서는 내년 매각을 앞두고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인위적인 대규모 인력감축은 없었다.

대우건설 연말 조직개편은 발전사업본부를 플랜트사업본부에 통합시킨 것이 골자다. 기존 14개 본부 118팀의 조직을 11개 본부 101팀으로 재편해 해외영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2010년대 초반 해외 플랜트 분야 호조로 관련 부서가 늘어났지만 해외 신규수주 난항으로 인해 커졌던 몸집을 줄이고 힘을 모은 것으로 해석된다. 대우건설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비해 승진 폭을 줄이고 새로운 인재를 발탁해 세대교체를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사업 부분에서는 해외총괄이 신설됐고 주택사업부문에서는 내년 분양물량 축소에 따라 소폭 축소됐다.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축소에 따른 공공영업 부서도 2개팀에서 1개팀으로 줄였다.

GS건설은 2017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김형선 전무가 플랜트부문대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외에도 서광열 상무, 이광일 상무, 김진태 상무가 모두 플랜트부문 전무로 승진해 플랜트부문에 집중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플랜트부문에 새로운 인력을 배치하며 해외 사업에 힘을 실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GS건설도 올해 해외 사업에서 해외 플랜트 부문 연간 수주 목표액에 미달했고 저유가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인력 재배치나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 부사장 등의 승진과 함께 플랜트 부문의 경영 집중에 따른 인력 감소가 일부 있을 것으로 감지된다.

대림산업도 과감한 개편보다는 경영 효율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건축사업본부 본부장 직속에 RM(리스크관리)팀을 신설해 미분양 관리 등 주택사업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건설은 내년 2월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합병을 앞두고 지속적으로 인력감축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엔지니어링의 경우 전체인력의 절반가량이 감소했기 때문에 그룹사 입장에서 건설 분야 전반적인 사업을 대폭 줄이는 행보를 보이지 않겠냐는 관측도 일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은 통상 12월 초에 진행됐던 연말 조직개편을 내년으로 미뤘다. 다만 지난 9월 건설부문 빌딩사업부에 있던 주택사업본부와 하이테크사업본부를 본부 단위에서 팀 단위로 축소했다. 엔지니어링이나 사업관리 전기설비 등 사업지원 조직도 통폐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의 플랜트 사업부와 삼성엔지니어링의 통합 가능성을 보고 있으나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 개입 논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만 바라보는 과감한 조직 개편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대건설은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로 실시됐던 현대차그룹 연말인사에 따라 조직개편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엔지니어링 센터를 신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을 통합하는 새로운 배치 구조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방침이다.

한화건설은 모기업 한화그룹이 지난 10월 대기업 그룹 중 최초로 연말 임원인사를 단행해 했기 때문에 이후에 나오는 연말 조직개편에 대해 시기적으로 신중한 입장이다. 아직 구체적인 개편 방향은 나오지 않았으나 주력사업인 주택사업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