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면세점 추가선정이 남긴 의혹들
[데스크칼럼] 면세점 추가선정이 남긴 의혹들
  • 한상오 기자
  • 승인 2016.12.1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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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한상오 기자 = 지난 주말 시내 면세사업자 선정 경과가 발표됐지만 그 결과를 놓고 시끄럽다. 사업자로 선정된 기업에 대한 이의제가도 문제지만 애당초 면세점 추가 선정이 필요했는지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된다. 관세청에서는 선정 과정에서 비리가 밝혀진다면 즉각 특허를 취소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러 가지 의문점이 남아있다.

한상오 부국장

시내 면세점 신규사업자 심사 강행을 표명했던 관세청은 17일 롯데면세점, 현대백화점면세점, 신세계디에프의 사업자 선정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 시내 면세점 사업은 앞길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현재 헌법재판소가 심의 중인 대통령 탄핵사유 중에는 면세사업자 선정과 관련된 뇌물죄 또는 제3자 뇌물죄 혐의가 명시돼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도 이와 관련 해당기업 총수에 대한 출국금지를 내리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하고 있다.

우선 야당과 대립을 하면서까지 관세청이 3차 사업자 선정을 강행했어야 할 이유가 분명치 않다. 지난해 7월과 11월에 두 차례에 걸쳐 면세점 사업자에 대한 선정이 끝난 뒤, 주무관청인 관세청은 ‘시내 면세점 추가선정 검토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하지만 불과 몇 달이 지나지 않아 입장이 뒤바뀌어 4월에는 3차 사업자 공고를 발표했다.

대통령을 탄핵으로까지 가게 한 최순실 등 비선실세에 대한 국조 청문회에서 확인됐듯이 박 대통령은 지난 2월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을 ‘독대’ 했다. 공교롭게도 이후 관세청은 입장을 180도로 바꿔 4월 추가선정 공고를 낸 것이다.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청와대와 기업 간의 정경유착으로 면세점 사업 특허가 늘어난 것으로 오해할 소지가 많다.

특히 롯데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것 말고도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줬다가 롯데에 대한 검찰 수사 직전 돌려받은 것으로 드러났고, SK도 K스포츠재단으로부터 80억 원을 요구받았지만 돈을 건네지는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관세청은 롯데가 부정하게 면세점 특허를 취득했다고 판정되면 즉각 특허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만일 롯데의 부정행위가 밝혀지더라도 법원 판결이 나온 뒤에나 가능하다. 그런 개연성이 있다면 우선 내년 2월 말로 예정된 특검수사 결과까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일각에서는 관세청이 앞으로 두 달여를 기다리지 못하고 부랴부랴 심사를 마쳤어야 할 이유가 있는지를 묻는다. 만일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로 권한 정지가 정해지기 전에 사업자 확약이 없었다면 굳이 일을 더 꼬이게 할 필요는 없었다는 게 중론이다.

면세점 사업을 놓고 업계에서는 이번 기회에 확실히 개혁해야 할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면세점 사업 선정 때마다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면세점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알려져 있었다. 대기업들은 확실한 캐시카우로 생각했고 실적도 좋았다. 하지만 ‘특허’는 ‘특혜’로 변질 될 소지가 많았고 검은 거래에 대한 유혹도 많은 게 사실이다. 5년마다 재선정 하는 이유가 ‘정권과의 재계약 조건'이라는 루머도 파다하다.

현 정권이 출범한 이후 면세점 사업은 공급자 측면으로 본다면 두 배 이상 악화된 시장이다. 그만큼 신규 사업자가 늘었다는 얘기다. 이번 서울 시장만 놓고 보더라도 강북 중심의 면세점사업이 강남으로 이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업계 입장에서는 급격히 증가한 면세점 때문에 인력유출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 지난해 새로 면세점 사업자로 진입한 두산, 한화로의 대규모 이동이 있었다. 다시 롯데 등 3곳이 영업을 시작하면 인력이동이 불 보듯 뻔하다. 당장 사드배치 등으로 중국과 마찰을 빚으면서 대규모 요우커의 쇼핑파워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 지난해 새로 문을 연 면세점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과열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차라리 진입장벽을 없애고 시장에 맡기라고 주장한다. 5년마다 반복되는 사업권에 대한 문제도 10년 또는 시장 자율에 따르는 것이 좋다는 주장이다. 권력의 입맛에 맞춘 사업권자 결정이 아니라 시장순리에 따른 결정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한상오 기자 hanso110@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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