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의 '건설 대권' 관전 포인트는?
9년 만의 '건설 대권' 관전 포인트는?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6.12.2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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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대한건설협회(이하 건협)가 협회장 선거 입후보 단계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선거기간에 돌입했다. 9년 만에 경선이 진행되는 제 27대 협회장 선거는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과 유주현 신한건설 대표가 맞붙는다. 회사 경영에서 두각을 나타낸 권 후보와 협회 업무에 잔뼈가 굵은 유 후보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건협은 토목·건축·설비 등 7300여개의 회원사, 9100여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 건설업 관련 협회사다. 현재 건협 회장은 최삼규 이화공영 대표가 2대째(제 25대, 26대) 연임하고 있다.

제 27대 건협 회장 선거는 29일 오전에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진행된다. 지난 13일부터 19일까지 협회장 후보 등록기간을 거쳐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유주현 신한건설 대표 두 후보가 입후보했다. 선거방식은 각 지역에서 선출된 대의원이 회장선거에 투표하는 간선제를 도입하고 있다. 건협 회장 임기는 3년이다.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과 유주현 신한건설 대표

3년만의 경영임원복귀, 내친김에 협회장까지?

권 회장의 협회장 선거 공약은 중소건설사를 위한 각 종 규제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최근 정부가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5년 간 점진적으로 축소하겠다고 밝혀 중소건설사들의 먹거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공약에는 SOC 예산 확대, 소규모 생활형 SOC 사업 발굴, 공동도급제 확대, 공사비 삭감행위 퇴출, 건설협회 문호 개방, 중소건설업육성위원회 기능 강화, 건설경기 활성화, 주택 금융규제 개선 등이 있다.

권혁운 회장의 아이에스동서는 2010년 시공능력평가 128위를 기록한 토목건설기업이다. 그러나 아파트 브랜드 ‘에일린의뜰’을 통한 주택분야 호조로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급상승했다. 올해는 3분기 누적 매출 1조1946억원, 영업이익 2183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43위다.

아이에스동서는 전신인 일신산업개발이 원래 현대건설 토목사업부에서 분사된 기업이지만 기업분할 따라 현재는 완전히 독립된 재벌그룹이다. 권 회장이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에스지주가 아이에스동서의 최대주주(지분율 55%)다.

업계에 따르면 권 회장은 회사 경영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이 자자하다. 특히 인수합병 전략을 통해 회사를 성장시킨 전략이 돋보인다. 현재 아이에스동서는 주력사업인 주택사업뿐만 아니라 이누스, 한국렌탈, 삼흥테크 등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권 회장은 아이에스동서를 계열사를 통한 건자재, 렌탈 사업 등으로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토목·건축이 주력인 건설업계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업계를 통달할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보고 있다. 경쟁후보인 유주현 회장의 신한건설에 비해 건설사 규모가 크고 사업 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건설협회장의 주 업무인 교섭 능력에서 유 후보보다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견해다.

한편 지난 8일 권 회장은 임시주주총회에서 아들인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과 함께 공동대표 이사직에 오르며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지난 2014년 이후 3년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 바 있다.

또한 권 후보는 제 23대, 24대 협회장을 역임한 권홍사 반도건설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만약 당선이 된다면 건협 최초로 형제가 협회장을 역임한 사례가 된다.

권 회장은 “정부가 SOC 예산과 공공기관 발주를 줄여 중소건설사들이 어려움에 봉착했다”며 “성장을 막는 건설관련 각종 규제를 개선하고 규모를 확장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겠다”며 협회장 선거 입후보 포부를 밝혔다.

건설협회통, 다음은 협회장

유주현 신한건설 대표이사는 20년간 협회 활동을 경력이 돋보인다. 1993년 경기도회 간사를 시작으로 1997년부터는 대의원 활동을 했다. 2003년부터 2009년까지 6년간 경기도회 회장직을 역임했다. 반대로 경쟁후보인 권 회장은 협회 활동이 전무하다.

유 대표의 협회장 선거 공약은 노후 인프라 재시설 등 새로운 건설시장 발굴, 법정 기술자 보유기준 완화, 공사비 부당 삭감 문제 해결, 적정 공사비 확보 위한 낙찰률 상향, 원로회의 신설, 해외건설위원회 설치 등 회원사 협회 참여 확대, 공제조합 신용평가제도 개선 등이다. 오랜 협회실무경험을 통한 중소건설업계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데 공약을 집중한 것으로 관측된다.

유 대표는 이번 제 27대 건설협회장 선거 출마가 두 번째다. 제 26대 회장선출 때는 협회대의원들에게 후보추천서를 받아 합의 추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당시 유 대표는 최삼규 현 건설협회장과 맞붙었지만 후보추천서를 36표 확보하지 못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유 대표가 이끄는 신한건설은 건설업계 시공능력평가액 순위 683위를 기록하고 있다. 신한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상대적으로 낮지만 협회장의 주된 업무에 더욱 충실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건설협회통’으로 협회 전반의 모든 업무에 능통하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유 대표는 “협회에서 도회장과 대의원 등 각종 직책을 맡아 오랜 기간 일했다”며 “협회를 누구보다 잘 아는 것이 차기 협회장으로서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시작부터 잡음?

한편 상대 후보를 추천한 대의원의 자격이 박탈되는 등 두 후보 간의 경쟁이 시작부터 잡음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협 전남도회의 소속 대의원인 최갑열 삼일건설 회장과 이효성 유촌건설 회장이 권혁운 회장에게 추천서를 썼으나 평소 유 대표를 지지한다고 알려진 김영구 전남도회장이 해당 대의원들에게 유 대표를 추천하도록 했고, 중복 추천에 따라 최 회장과 이 회장이 대의원직에서 박탈되는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건협 선거관리위원회는 최 회장과 이 회장의 자격박탈을 번복하고 의원직을 유지시키기로 했다. 9년 만에 진행되는 경선방식으로 인해 대의원간의 추천서에 따른 선거경쟁이 과열될 수도 있다는 대목이다.

또한 최근 건협은 산하단체인 전문건설협회가 수억원대의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아 건설업계 관련 협의회의 도덕성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또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과 같은 경영 협의체가 국정농단의 발단으로 주목되고 있어 비슷한 성격의 협의회인 대한건설협회도 사회적 이미지 제고를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한 상황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차기 협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건설협회를 이끌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며 “건설업계는 정부의 SOC예산 규제 등으로 힘들어진 중소건설사들의 경영회복과 사회적 이미지 제고를 위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줄 리더십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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