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금리인상 땐 가장 큰 타격
한화생명, 금리인상 땐 가장 큰 타격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6.12.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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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테스트 위험 1위...매도가능 채권 내년 1월 재분류할 듯
▲한화생명 차남규 사장

[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한화생명이 보유한 채권에 따른 평가손실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금융사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국고채를 많이 보유한 보험사들의 채권 평가손실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가운데 생명보험사 ‘빅3’ 중 하나인 한화생명이 가장 큰 위험이 따르는 것으로 전망됐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타 금융사들에 비해 장기채권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보험사의 경우 계약 건들의 기간이 길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보유한 유가증권은 약 721조원으로 이 중 60%가량이 채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금리 상승 여파로 장기물을 중심으로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대규모 평가손실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고채 10년물 수익률은 9월까지 1.4% 수준을 유지했지만 10월에는 1.69%로 높아졌고 지난달에는 2.14%까지 상승했다.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 가운데 만기보유를 목적으로 한 채권은 금리 상승으로 채권가격이 떨어져도 평가손실로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매도가능 채권은 가격 변동이 즉각 수익에 반영된다.

매도가능 계정은 시가 기준, 만기보유 계정은 장부가 기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엔 매도가능 계정의 평가 가치가 높아져 보험사의 RBC비율 산정에 유리하다.

한화생명의 경우 지난 2014년 회계상 자본 인정 비율을 높이기 위해 만기보유채권을 매도가능채권으로 옮긴 바 있다. 이에 시장금리가 1%포인트 추가 상승하면 4조원대 채권 평가손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한화생명이 보유한 매도가능 금융자산은 총 58조원 가량으로 4조원대의 채권 평가손이 나면 보험금 RBC(지급여력)비율이 120~130%포인트 추락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화생명의 지난 9월말 RBC비율은 289.8%로 채권 평가손을 대입하면 RBC비율이 160%대로 하락할 수도 있어 금감원의 권고치인 150%에 근접했다.

올해도 저금리 기조가 강해 매도가능채권의 가치 상승으로 한화생명은 80%포인트 이상의 RBC비율 상승효과를 봤다. 반면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매도가능채권은 가치가 하락해 평가손이 발생해 RBC비율이 떨어진 것이다.

이에 한화생명은 채권 계정을 재분류한지 2년이 지나는 내년 1월에 매도가능 채권 중 일부를 다시 만기보유 채권으로 분류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금리 상승에 따른 위험을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한번 매도가능으로 분류된 채권은 만기보유로 되돌려도 원가가 아닌 재분류 시점의 시가로 반영돼 RBC비율이 개선되지는 않는다. 여기에 새 회계기준(IFRS17) 적용도 앞두고 있어 자본 확충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한화생명은 RBC비율 하락을 막기 위해 내년 1분기에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 금리인상 후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정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선 해외채권을 위주로 한 해외비중과 수익 다변화를 위한 중위험 중수익 자산군 운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스트레스 테스트는 가혹한 조건을 반영했기 때문에 당장 큰 위험은 아니다”면서도 “내년도 사업성 검토를 통해 매도가능 채권을 재분류할지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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