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결산-은행업] 올해 화려했지만 내년은 ‘안갯속’
[업계 결산-은행업] 올해 화려했지만 내년은 ‘안갯속’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6.12.27 09:3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계부채 문제 철저히 대응해야...환율 리스크 등도 주시해야 할 듯
한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올해 시중은행들은 화려한 실적을 올렸다. 다만 기뻐하는 은행들 뒤에는 금리가 올라 이자를 더 내야 하는 사람들의 한숨이 있었고 정든 직장을 떠나야 하는 퇴직 은행원들의 아픈 마음이 있었다.

올해 은행가에는 여러 가지 뉴스들이 있었다. 올해 은행가의 주요 뉴스들을 되짚어 보면서 내년 은행가의 모습을 예측해 본다.

◇ 시중은행들 좋은 실적 이어질까? = 올해 시중은행들은 좋은 실적을 냈다.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국내 은행 영업실적 잠정치’를 보면 올해 7∼9월 국내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은 3조20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3분기에 1조3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조9000억원 증가한 것이다.

내년에도 좋은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우선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는 올리고 수신금리는 낮추는 것에 대한 반발이 크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미국 금리가 오르면서 국내 금리도 따라서 상승하고, 이에 따라 국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가계대출 부실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새해에 좀비기업들이 대거 퇴출되는 과정에서 시중은행들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부실이 발견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외에 시중은행들이 환율 및 중국 리스크에 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한상일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과 교수는 시중은행들이 새해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환율 및 중국리스크 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달러 환율이 급격한 상승·하락을 보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올해 5월 23일 내놓은 ‘2016년 상반기 시스테믹 리스크 서베이’ 결과를 보면 국내외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73%가 한국 금융시장의 제일 큰 리스크 요인이 중국 경기둔화라고 지목했다.

◇ 성과연봉제 어떻게 되나? = 올해 은행권을 뒤흔든 이슈 중 하나가 성과연봉제였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금융공기업의 성과연봉제 시행을 2017년에서 2018년으로 연기하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에 보냈다. 이에 대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새해에 성과연봉제를 추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우선 내년 중반에 대통령 선거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대선 정국으로 들어가면 정치권도 성과연봉제 실시를 밀어붙이기가 어렵게 된다. 주요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이재명 성남시장은 성과연봉제 반대 입장이고 야당들은 성과연봉제의 일방적 추진을 반대하고 있다.

현재 정국 흐름만 봐서는 2017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될 경우 성과연봉제 도입이 아예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보수세력이 정권을 재창출해도 성과연봉제 반대 목소리가 워낙 거세서 성과연봉제 도입이 상당히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 인터넷전문은행 등장, 은행권에 어떤 영향 미칠까 =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가 내년 1월 말부터 2월 초 사이에 등장한다. 카카오뱅크도 내년 중에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내년에 등장할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당장 기존 시중은행들을 크게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행 은산분리 제도가 완화되지 않는 한 당장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권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새로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주주사들의 사업과 은행서비스를 결합할 경우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서비스가 전 국민이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카카오톡과 결합할 경우 파괴력이 상당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 은행권 인력 축소 바람 이어지나 = 은행권에 핀테크, 전산화 바람이 불면서 인력 축소 바람도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국민은행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는데 전 직원의 14%가 지원해 많은 금융인들을 놀라게 했다.

은행권의 인력 감축 움직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은행권 신규 채용도 꾸준히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올해 주요 5개 시중은행(기업·국민·하나·신한·우리)신입 행원 채용은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채용전형을 끝낸 기업·국민·하나·신한·우리은행 등 5개 은행의 신입직원 채용 규모는 1030명이었다. 이는 텔러 등을 뺀 일반직 기준이다. 이것은 지난해 1915명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다.

취업전문가들은 은행권 취업을 원하는 젊은이들에게 IT관련 학문이나 전공에 관심을 가져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최근 핀테크가 각광을 받으면서 은행들이 IT관련 전공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이 근무하고 싶은 은행과 은행업 업무 방식, 경영 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학습은 필수다.

◇ 내년 은행권 핀테크 방향은 어떻게 되나 = 올해 각 시중은행들은 치열한 모바일뱅크 경쟁을 벌였다. 내년에도 손님을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모바일뱅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들은 새해 핀테크 전략으로 △ 이동통신사와의 협업 △ 인증방식 다양화 △ AI(인공지능)도입 △ 생체인증 확대 등을 내놓고 있다.

핀테크 바람은 은행권에 또 다른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장애인이나 고령세대를 배려하는 핀테크 서비스도 내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의 은행 핀테크 서비스들은 대부분 장애인이나 고령세대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 새해 시중은행 경영 악화될 수도 = 은행권 인사들이나 금융 관련 학계 인사들은 내년에 시중은행들의 경영 실적이 나빠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가계부채 문제가 현재 시중은행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해외 진출과 핀테크 사업 추진에 전력을 집중하고, 환율이나 중국 경제 리스크 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준비하는 것이 시중은행들이 지금 급히 해야 할 일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김성수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