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결산-항공사] 저유가에 웃고 추문에 울고
[업계결산-항공사] 저유가에 웃고 추문에 울고
  • 강경식 기자
  • 승인 2016.12.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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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강경식 기자 = 2016년 항공업계는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렸다. 외국인의 국내 방문이나 해외여행을 꺼릴만한 굵직한 악재도 올해는 피해갔다. 따라서 국토교통부는 21일 올해 국내 연간 항공여객수는 처음으로 1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고, 항공사마다 사상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연말에 가까워지며 정비사, 조종사의 폭행 사건, 비상창륙, 장비고장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끊임 없이 터졌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조종사간 폭력사건은 여전한 안전불감증을 여실히 보여줬고 대한항공 탑승객의 기내난동 사건은 유난히 여성의 비중이 높은 국내 항공사 여객승무원 성비에 따른 문제 발생 가능성을 또 다시 조명했다.

대한항공 ‘호사다마’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에서 3조1179억원에 매출을 달성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600억원을 기록해 분기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에 따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영업이익은 34.7% 불어났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 3분기 5075억원 손실에서 5108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호사다마라 했다. 대한항공은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내부의 잡음이 튀어나왔다. 얼마 전 대한항공의 조종사노조는 파업에 돌입했다. 다행히 대한항공 노조는 29일 0시부터 다음달 15일까지 파업을 중단하며 임금협상 집중교섭에 임한다고 전했다.

또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은 더블루K와 업무제휴를 받은 스위스 건설회사 누슬리(Nussli)의 평창올림픽 시설 입찰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가 수백억을 쏟아 부으며 준비했던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비선실세 최순실의 외압에 의해 물러났다.

여파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회생 가능성이 현대상선에 비해 높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계열사 한진해운은 결국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됐다. 한진그룹이 미르재단에 타 그룹에 비해 적은 10억 원을 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아직도 살아있다.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은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 아직 처해있다.

다만 한진그룹의 LCC 진에어의 성공은 고무적이다. 장거리노선 운영을 안착시킨 진에어는 올해 3분기 매출 2193억 원, 영업이익 402억 원을 내며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연초만 하더라도 에어부산과 LCC시장 2위를 놓고 경쟁하던 진에어는 어느새 제주항공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아시아나 ‘LCC 쌍끌이 가능할까’

아시아나항공도 2016년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33.0% 증가한 151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호황에 따른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572%까지 줄어들었다.

특히 올해 아시아나항공은 국내 여섯번째 LCC 에어서울을 출범시키며 에어부산과 함께 2개의 LCC를 거느리게 됐고, 최근 노조와 기본급 직급별 4% 인상안에 잠정 합의하며 내부 소동의 불씨도 잠재웠다.

그러나 운영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 아시아나항공은 내년 차입금 3조8786억원 중 회사채 2600억 원과 자산유동화증권(ABS) 5047억원을 포함한 총 1조4837억 원이 만기도래한다. LCC의 국제 여객시장 점유율이 최근 30%까지 급등한 것도 당장 도래하게 되는 악재다.

모기업인 금호고속의 재인수를 추진하며 유동성에 대한 고민이 깊은 가운데 아시아나항공이 글로벌 항공사와 경쟁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항공사와 장‧단거리 노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의 적자 노선을 대체하는 에어서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지난 7월 출범한 에어서울은 성공적으로 LCC시장에 안착했다. 에어서울은 비수익노선 구조조정 정책에 따라 기존의 적자 노선을 대체하며 아시아나항공의 손실을 줄여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지난 11월 에어서울의 점유율은 0.9%를 기록했다.

또 다른 아시아나항공의 LCC 에어부산의 선전은 에어서울의 안착과 함께 LCC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의 열쇠가 됐다. 3분기에만 매출 1266억원, 당기순이익 202억원을 기록하며 올 해 누적 매출 3325억원, 당기순이익 363억원을 달성했다.

1분기와 3분기, 올해에만 두 차례 분기 최고기록을 경신한 에어부산은 11월 점유율 4.0%라는 사상최고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 중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유일한 항공사라는 지리적 이점과 서비스품질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성공적인 실적의 기반이 됐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제주항공 ‘함박 웃음 지어도 될 때’

결론적으로 올해 항공업계에서 가장 눈부신 결과를 내놓은 제주항공은 저원가 고수익 기조의 비즈니스모델을 통해 성공한 LCC업계의 표상이 됐다. 제주항공은 2015년 4분기, 2016년 1, 2, 3분기 연속해 흑자 행진을 기록했다. 3분기에만 2217억원의 매출과 38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여기에서 멈추지 않은 제주항공은 사업의 다각화와 장기화를 목표로 중장기 성장 플랜을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상장을 통해 현금이 크게 유입됐고 지속된 호실적은 주머니를 두둑하게 만들어 줬다. 제주항공은 이에 따라 홍대입구역에 지상 17층 규모의 최신식 복합 쇼핑몰과 함께 지어질 호텔사업에 간접투자한다.

또 제주항공은 내년에 항공기 30대 이상을 보유해 50개 이상의 노선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운용리스 방식인 항공기 운용구조는 직접 구매 방식과 병행하기로 했다. 현재 단일 기종으로 운용중인 보잉 737-800기종 3대를 구입해 2018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진에어의 추격은 매섭다. 2분기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국내선 탑승객 수는 각각 113만7980명, 110만8351명으로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도 호황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 또 내년 취항이 예정된 포항에어를 비롯해 각 지방을 거점으로 청주에서는 케이에어항공, 대구에서는 에어대구, 양양에서는 플라이양양, 김해에서는 남부에어 등이 LCC 설립을 모색되고 있다.


강경식 기자 lieben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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