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결산-주류] 소주 '저도주'- 맥주 '혼술'로 한해가 '술술'
[업계결산-주류] 소주 '저도주'- 맥주 '혼술'로 한해가 '술술'
  • 강경식 기자
  • 승인 2016.12.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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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와인은 '김영란 법'에 직격탄 맞았지만 제품 다양화로 승부수

[이지경제] 강경식 기자 = 올해 주류시장은 ‘혼술’과 ‘김영란법’ 이라는 키워드로 정리됐다. 지난해 뜨거웠던 저도주 시장의 추세가 올해 탄산주로 넘어가며 소주업체들은 트렌드를 쫓기 위한 ‘속도전’을 벌였다. 9월 부터는 김영란법이 시작되며 비교적 고가의 양주와 와인시장은 움추려든 접대문화의 영향을 받아 축소되기 시작했다.

소주시장 ‘과일→탄산→오리지날’ '구관이 명관'

지난해 출시된 저도주는 과다 음주를 지양하고 부담 없이 술을 즐기는 문화의 확산과 함께 급속도로 퍼졌다. 특히 혼술(혼자서 마시는 술)족의 확산에 따라 '가볍고', '맛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과일소주 열풍 효과를 톡톡히 봤던 양조회사들은 저마다 소주와 어울리는 다양한 시도를 시작했다.

보해양조의 부라더 소다. 사진=보해양조

가장 성공적인 시도는 '탄산'이다. 보해양조는 지난해 9월 탄산함유 저도주 '부라더 소다'를 출시한데 이어 올해 11월에는 '술탄오브콜라주(酒)'를 선보였다. 앞서 출시됐던 부라더소다는 20대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탄산주’ 열풍을 이끌었다. 이어 무학소주는 ‘트로피칼이 톡소다’를 내놓았고, 하이트 진로는 ‘이슬톡톡’을, 롯데주류는 '순하리 소다톡'을 잇달아 출시했다.

하지만 탄산주는 새로운 저도 트렌드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휴가철 성수기를 앞두고 업계 전반에 걸친 출시 속도전이 벌어졌으나 탄산주 전체에 대한 열기는 금방 식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근에는 첨가제가 들어가지 않은 기존의 제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더불어 동종업종의 트렌드를 ‘모방’하는 주류업계 문화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출시된 부라더소다가 과일소주의 빈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하자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도 연이어 탄산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롯데주류는 2월 ‘설중매 매실소다’를 선보였다. 그러자 하이트진로는 3월 이슬톡톡을 내놓았고, 곧이어 4월 롯데주류는 순하리 소다톡을 출시했다.

 

맥주시장 ‘수입맥주 상승세…국산맥주 난색’

반면 소주시장에서 탄산주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과일향 첨가주는 맥주와 막걸리 시장으로 넘어와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망고향을 첨가한 '하이트 망고링고'를 선보이며 과일맥주 시장의 문을 열었다. 이어 국순당과 배상면주가 등 전통주 업체들이 출시한 바나나, 복숭아 과즙 등을 첨가한 막걸리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맥주시장은 혼술족의 증가에 힘입어 올해도 수입맥주가 급격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대형마트의 전체 맥주 매출 중 수입맥주 비중이 45%를 차지했다.

현행법상 국산맥주보다 30% 이상 저렴한 주세율을 적용받는 수입맥주는 대형유통업체의 대규모 할인행사를 힘입어 국산맥주에 비해 저렴하다. 특히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들도 국산 맥주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저렴한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내 맥주업체들의 가격인상도 줄을 이었다. 지난 11월 업계 1위인 오비맥주는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약 6% 인상했다. 하이트진로도 이달 22일 맥주 전 제품 가격을 평균 6.33% 올렸다. 롯데주류의 경우 아직 인상과 관련한 언급은 없지만, 내년 초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빈병보증예치금과 취급수수료 인상에 따른 어쩔수 없는 자구책이라는 입장이다.

 

위스키‧와인 ‘김영란법이 밉다’

위스키와 와인시장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직격타를 맞았다. 접대문화가 줄어들면서 위스키의 매출이 많은 유흥업소의 매출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위스키 업체들은 ‘혼술 소비자’를 겨냥한 소용량 제품 출시와 가정용 제품 마케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골든블루가 출시한 국내 최초 화이트 위스키 ‘팬텀 더 화이트’. 사진=뉴시스

침체된 위스키 시장에서 다만 골든블루의 성장은 눈에 띈다. 골든블루는 위스키 시장에서 유일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골든블루는 올해도 주력 제품인 ‘골든블루 다이아몬드’를 내세워 지난해에 이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다.

와인시장 또한 김영란법의 영향을 받았다. 지난 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연초부터 지난 10월까지 국내 와인 수입액은 1억5459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0.2% 감소했다. 특히 선물용 고급 와인의 주문이 급감했다. 연말연시와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선물용 주문이 많았던 예년과 달라 올 한 해 와인 수입액은 전년 대비 1% 가까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다만 위스키와 달리 와인 시장은 제품의 다양화를 통한 돌파가 가능해 보인다. 제조년도와 제조지역, 포도품종, 제조자 및 등급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는 와인의 특성 때문이다. 와인 업계도 저렴하면서도 상품성을 갖춘 와인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김영란법 이후 주류업계의 마케팅이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며 “와인 수입업체들은 연말을 맞이해 대형마트를 위주로 가성비가 뛰어난 와인 리스트를 꾸렸다”라고 말했다. 


강경식 기자 liebend@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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