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대선 쟁점되나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대선 쟁점되나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1.0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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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판도라>의 한 장면.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국내 원자력발전소에서 대형 사고가 일어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 <판도라>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원자력발전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원자력 발전소(원전)안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원전에 대해 부정적인 이들은 원전 신규건립을 반대하고 있지만 정부와 원전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원전을 더 많이 지으려 하고 있다.

◇ 영화 <판도라>는 어떤 내용인가 = 지금도 상영중인 영화 <판도라>의 초반 내용은 지진으로 인해 한별 원전 1호기에 이상이 생기고, 초동 대처가 잘못되면서 수소 폭발이 일어나 원자로 격납건물 일부가 무너지는 것이다. 원전 사고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한국 사회에는 대혼란이 일어난다.

방사능 공포가 한국을 뒤덮으면서 한국 사회가 마비되고 많은 한국인들이 공항이나 항만을 통해 한국을 떠난다. 그리고 원전 주변 지역에 사는 이들은 북쪽으로 대피한다. 처음에는 자동차로 이동하지만 공포가 심해지자 걸어서 북쪽으로 도망치게 된다.

◇ “대중들이 원전에 관심가져야” = <판도라>를 본 관객들 중에는 영화 속 원전 사고에 충격을 받았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많다. 그렇지만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은 “<판도라>는 극한상황을 보여주는 영화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양 처장은 “실제 폭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핵연료가 완전히 용융돼서 떨어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영화는 원전사고가 대처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며 대중들이 원전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그는 “요즘 촛불집회할 때마다 ‘잘 가라 핵발전소’ 서명운동 서명지를 들고 나간다”며 “신규 원전 중단하고 노후원전 서명을 하면 집회 참여자들이 줄을 서서 서명한다”고 말했다.

양 처장은 “국내 원전에서 당장 폭발사고가 나지는 않을 것이나 거대한 자연재해가 일어날 수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내 원전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 한수원 “판도라 사실과 달라” = 반면 한수원은 <판도라>내용를 철저히 반박했다. 먼저 영화에서는 540kPa(5.4kg/cm2) 압력에서 원자로돔 건물이 폭파된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원자로건물의 구조적 건전성이 유지되는 극한압력이 1310kPa(약13.4kg/cm2)이므로 540kPa 압력에서는 돔상부가 폭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원자로 내부의 압력이 일정압력(751kPa=7.66kg/cm2)이상 상승하지 않게 원자로건물 내부 압력을 떨어뜨리는 살수(Water Spray)계통이 있다.

이외에도 수소폭발을 막기 위해 무전원수소재결합기(수소 제거)등이 설치돼 있어 건물내 압력이 높아져도 영화처럼 돔 건물이 폭발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한수원의 설명이다.

한수원은 “우리 원전 내진 규모는 6.5에 해당하는 지진에도 견디도록 안전 설계돼 있다”며 “6.1지진으로 원자로건물내 배관은 파손되지 않으며 냉각수 누설 시 누설량을 보충하고 냉각시키는 냉각수 주입설비와 펌프등이 시스템화돼있다”고 밝혔다.

원전의 밸브와 배관의 관리가 어렵다는 영화 내용에 대해서는 “밸브 및 배관은 고시 및 코드기준에 따라 성능시험과 가동중 검사를 주기적으로 수행 및 배관 두께 측정(배관감육 프로그램)을 수행하므로 부식방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또한 원전설비는 식별이 가능한 고유번호를 갖고 있어 파악도 안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별1호기 노후원전이 2개월 간 졸속 보수공사로 계속 운전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영화 장면에 대해 “원전 계속운전은 세계 어느원전에서도 2개월 간 보수공사로 진행되지는 않으며 있을수 없는 사실”이라며 “계속운전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에 대해 법적기준에 따라 안전성을 심사, 약 7년(종합안전성평가 2년여, 인허가심사 2년여, 설비개선 3년여)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이어 “엄격히 심사해 안전성이 확인됐을 경우 시행하며 우리나라는 10년간 계속운전을 허용했다”며 “안전성 심사에는 규제기관 전 (100여명), IAEA, 민간단체 등 전문가들이 점검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원자력 발전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원전 비리는 철저히 근절하고, 원전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원자력 발전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수영 바른사회시민회의 경제팀장은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적은 나라에서 당장 원전만큼 효율적으로 필요전력을 감당할 대체자원이 없다는 생각”이라며 “단순히 사고우려가 있다고해서 없애버리자고 하는건 극단적인 의견”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사고위험을 낮추기위한 사전관리감독 수준을 높이고, 국민들이 더 제대로 알수있도록 원전기술과 행정사안에 대해서도 오픈하도록 해야할 것”이며 “원전관련 비리가 공포감을 더 키울수 있으니 그런 부분은 반드시 고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원전 운영 철저히 감시해야” = 영화 <판도라>개봉을 계기로 많은 이들이 원자력 발전에 관심을 두게 됐다. 문재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의원,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정치인들도 이 영화를 봤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대선에서 원전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진보진영에서는 신규 원전 건립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이들이 많다. 여러 개의 원전이 있는 영남 지역은 정치적으로 중요한 지역이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 입장에서는 영남에서 표를 최대한 많이 얻어야 하는 반면, 새누리당이나 개혁보수신당 후보 입장에서는 영남 표 이탈을 최대한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영화 <판도라>를 본 이들은 국내 원전을 철저히 관리해야 함은 물론, 원전 운영 과정도 감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만일 원전 사고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영화 <판도라>에서 벌어진 대혼란이 실제로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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