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수협·새마을금고 “재도약하는 2017년”
농협·수협·새마을금고 “재도약하는 2017년”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1.0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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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본 상호금융사 새해 계획
이경섭 농협은행 행장(왼쪽 첫번째), 이원태 수협은행 행장(가운데),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이지경제] 곽호성 기자 = 지난 2016년은 농협은행, 수협은행, 새마을금고중앙회(새마을금고)에게는 순탄하지 않았던 한 해였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상당한 적자를 냈고 수협은행은 약 800억원 정도의 순이익(2016년)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지난해 비리 사건 등으로 인해 비난을 받았다. 이들 상호금융기관의 수장들은 신년사를 통해 재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천명했다.

◇ 농협은행 ‘Back to the BASIC 경영’ = 이경섭 농협은행 은행장의 새해 경영방침은 ‘Back to the BASIC 경영’으로 요약된다.

이 행장은 “우리는 지난 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경영위기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하지만, 임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 예상보다 빠르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농협은행은 대규모 부실 채권을 정리했고 우리 자산 바로알기 캠페인을 통해 건전성을 높였다.

이 행장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금고재계약 100% 달성, 소비자 중심 모바일플랫폼인 올원뱅크 출시, 동남아 시장으로의 진출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행장은 올해 경영환경이 좋지 않고 금융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년도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직면해 있다”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핵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고, 로보어드바이저 도입과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등 금융환경을 급격히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위치에 지점을 내고 고객을 맞이하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이 이 행장의 현실 진단이다.

그는 “앞으로 약 5년 정도 후의 은행은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바뀌어 있을 것이며, 그 변화의 시간은 몹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 모든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범 농협의 안정적 수익센터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농협은행이 나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 행장은 이를 위해 올해 경영전략을 ‘Back to the BASIC 경영’으로 정했다. 내실을 다지는 것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 행장이 생각하는 올해 농협은행이 추진해야 할 과제는 △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는 것 △ 철저하게 건전성을 관리하는 것 △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는 것 △ 경쟁력을 높이는 것 △ 신뢰받는 농협은행을 만드는 것이다.

이 행장은 “올해 대내외 여건이 매우 심각한 것은 분명하지만, 임직원 모두가 하나의 목표를 향해 함께 노력한다면 2017년이 ‘농협은행 손익목표 달성 원년의 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 수협은행 “인화(人和)가 첫째” = 수협은행은 지난해 12월 1일 수협중앙회에서 독립해 새 출범했다.

이원태 수협은행 행장은 신년사에서 “금년은 우리 수협은행에게는 특별한 해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아쉬웠던 점으로 “시스템 금리를 원칙적으로 적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목표했던 순이자 마진은 달성하지 못했고, 고정이하 여신 비율 역시 여전히 시중 은행 평균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며 “영업점 예수금 조달은 자산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으며, 방카·펀드 사업 또한 고전을 면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행장은 올해 수협은행이 중점을 둬야 할 일들을 제시했다. 첫째는 새로운 은행체제를 굳건히 해서 수협은행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이 행장은 “새로운 조직문화 공감대 확산을 위한 조직문화 진단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조직문화 정착을 위한 평가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조직과 개인의 비전을 일체화해 전 은행으로 확산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Work-Diet위원회를 운영해 신바람 나는 일터를 조성하는 가운데 유효경쟁 강화를 위한 영업본부 활성화 방안도 마련해 생산성을 높이고, 수협은행의 기업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미래지향적 조직체계를 정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수협은행이 중점을 둬야 할 일은 고객중심 경영을 통해 사업기반을 확대하는 것이다. 이 행장은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강화하고, 실버금융 서비스를 확대해 실버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수협은행이 중점을 둬서 추진해야 할 일은 미래사업 추진이다.

이 행장은 “저금리·저성장 환경 극복을 위해서는 사업영역을 다각화하는 것이 필수”라며 “기존의 노하우를 활용해 부동산 금융에서 고수익을 추구하는 한편 사모투자펀드(PEF) 등 투자금융과 파생상품 개발 등으로 사업영역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방향을 제시했다.

아울러 “날로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국내 영업을 탈피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해외금융업에 진출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지금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해외에 진출한 수산기업 등의 현지금융 지원방안을 서둘러 구체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공공·해양기관 등과의 제휴를 통한 신규 수신조달처를 유치하는 동시에 여수신의 균형있는 성장을 위한 제도나 상품 채널의 확대도 필요하다”며 “특수은행으로서의 혜택을 벗어나 시중은행과의 치열한 예금유치에 적극 대비하고 예대율 관리와 저원가성 예금 확보에 진력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행장은 “100년 수협은행의 원년이 될 2017년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도 중대한 시기가 될 것”이라며 맹자의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地利)는 인화(人和)만 못하다”는 말을 인용했다.

새로운 수협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인화(人和)가 첫째로 필요하며 화합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이 이 행장의 생각이다.

◇ 새마을금고 “파부침주(破釜沈舟)”=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중앙회) 이사장은 지난해 “새마을금고 특유의 위기 극복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리딩 금융협동조합’으로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많은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 이사장도 다른 상호금융기관장들처럼 올해 경제 환경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 이사장은 “올해도 리스크관리와 내실성장에 더욱 많은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새마을금고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경영컨설팅 및 차별화된 금융서비스 제공을 통한 지원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회원의 요구를 반영한 최신 금융트렌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대면 실명확인 모바일 특화상품 등 차별화된 신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며 “온라인 채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바일 금융플랫폼 서비스(가칭 MG모바일뱅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이사장은 “올해 상호금융권 최대 현안이라 할 수 있는 조세특례제한 일몰기한 연장을 반드시 관철해 타 금융기관과 경쟁해야 하는 금고 영업기반의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중앙회는 새마을금고와의 끈끈한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 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앙회 경영시스템을 다시 정비해서 새마을금고법 개정에 따른 경영공백이 최소화될 수 있게 대비하기로 했다.

세 번째로 새마을금고는 사회적 책임경영을 실천해 나가기로 했다. 사회공헌활동을 지속적 추진하고 새마을금고 모델을 개도국에 열심히 알릴 예정이다.

신 이사장은 “많은 기업인들이 2017년 정유년의 사자성어로 ‘파부침주(破釜沈舟)‘를 선택했다”며 이것은 “최악의 경영환경에서 결사 항전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두가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지만, 당당히 도전하며 새마을금고의 희망찬 미래를 우리 힘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 3개 상호금융기관 계획에서 아쉬운 점 = 3개 상호금융기관 모두 신년사에 경영 개선 대안을 담았지만 신년사라는 한계 때문인지 정작 중요한 문제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 서비스가 디지털·모바일화 되면서 인력 감축 문제가 은행권의 이슈가 되고 있다. 사정이 이럼에도 불구하고 3곳의 상호금융기관 모두 인력 구조조정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못했다.

아울러 제시된 미래를 위한 대안들이 대부분 타 금융사에서 이미 하고 있는 것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3개 상호금융기관이 앞으로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좀 더 창의적인 발전방안 마련에 힘을 기울여야 하며, 점점 인력이 필요없어지는 은행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공룡의 시대’에서 ‘포유류의 시대’로 시대가 바뀌고 있으므로 3개 상호금융기관도 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곽호성 기자 grape@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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