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은행대출 옥죄면서 카드대출 열어주나
[기자수첩] 은행대출 옥죄면서 카드대출 열어주나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7.01.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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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권 기자

[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최근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진 서민들이 급전을 마련하기 위해 카드사 대출로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4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2016년 4분기 동향 및 2017년 1분기 전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가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신용카드회사의 대출태도지수만 양의 수치를 보였다.

대출태도지수는 대출취급 및 대출기준 심사 조건변화에 대한 은행권들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상대적 지표로 0을 기준으로 ±100 지수로 환산된다. 지수가 낮을수록 대출을 받기 더 어렵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1금융의 시중은행들의 대출태도지수는 -19로 집계됐다. 부채 급증의 원흉이 된 가계주택 자금 대출태도지수는 -30이었으며,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도 -10이었다. 1분기 대기업 대출태도지수와 중소기업 대출태도지수가 -13으로 집계됐다.

은행 뿐 아니라 비은행금융기관(제2금융권)의 경우에도 대출태도지수는 -12로 집계됐다. 다만 신용카드사는 6으로 집계돼 양의 수치를 보였다. 결국 신용카드사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대출심사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타 금융권에서 대출심사가 어렵게 되면서 급전이 필요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카드론에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카드사 7곳의 카드론 자산은 지난해 말 21조443억원에 비해 1조6129억원 늘어난 23조172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론은 영세 자영업자나 저소득자들이 긴급한 자금마련을 위해 주로 이용하고 있어 그 위험도가 높다. 이 때문에 서민들은 향후 경기가 더 어려워지면 이를 갑기보다는 빛을 돌려막기 위해 카드론을 이용하는 이들이 더 늘 수도 있다.

카드사들은 카드론에 대한 건전성 지표가 아직은 양호하다는 입장이지만, 은행권에 비해 대출금리가 높기 때문에 서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부채 또한 높아 질 수밖에 없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올 1분기에 카드론 규모가 급증한 카드사를 대상으로 카드론 취급실태와 심사 적정성 등에 대한 점검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수익성이 좋은 카드론을 포기하지 않는 한 소비자들은 당장에 돈을 빌려쓸 수 있는 카드론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카드론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도입하거나 은행권의 대출 심사를 열어주지 않는 이상 카드론은 줄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결국 고금리인 카드론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영세 사업자나 저소득자들인 점을 감안한다면, 카드사는 대출금리를 낮추기 위한 방안은 모색하고 금융당국은 카드론을 안 해도 되도록 경제 현안을 빨리 해결해야 할 것이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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