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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 고리 끊나?] 포스코 권오준 Vs KT 황창규 외부입김 없는 깨끗한 CEO 인사로 ‘경영 연속성’ 지켜질까?
기자촌평 | 때가 왔다

[이지경제] 임태균 기자 = 임기 만료를 앞둔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KT 황창규 회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두 회장 모두 연임 의사를 밝혔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만큼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기업에서 출발한 포스코와 KT는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교체되는 등 수난을 겪어왔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정경유착의 폐해에 따라 ‘경영의 연속성’이 지켜지기 어렵다는 의견이 꾸준히 밝혀왔고,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조기 대선이 점쳐지는 올 해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절호의 기회로 여겨지고 있다. 권오준 회장과 황창규 회장을 살펴보고 연임 가능성과 그에 따른 ‘경영 연속성’ 확보에 대한 부분을 살펴봤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KT 황창규 회장 <자료 = 뉴시스>

서로 닮은 두 사람
‘해결사’로 취임 후 가시적 성과 ‘뚜렷’

대표적인 '주인 없는 대기업' 포스코와 KT의 회장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KT 황창규 회장 모두 연임 의사를 밝힌 상황이며, CEO 추천위원회의 검증을 받고 있다. 포스코의 경우 오는 25일 전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며 KT도 이르면 설 명절 전에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추측된다.

업계에서는 권오준 회장과 황창규 회장 모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연임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취임 직전 양 사의 분위기가 좋지 못했던 만큼 상대적으로 결과가 좋게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 회사의 분위기는 어두웠다. 정준양 전 회장의 문어발식 인수합병(M&A)으로 기업의 체질은 부실해졌고, 영업이익률은 급락했다.

지난 2008년, 연결기준 매출 41조7000억원, 영업이익 7조1700억원, 영업이익률 18%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이후 5년 동안 악화일로의 실적을 보였다. 지난 2013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61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2008년 대비 50% 늘어난 매출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2조900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5% 이하로 떨어진 것.

권오준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포스코는 지금 큰 어려움의 한가운데 있다. 신용등급은 떨어지고, 주가는 바닥서 벗어나지 못하고, 성장이 아니라 생존마저 위협받는 지경에 내몰렸다”고 진단했다.

KT 황창규 회장의 취임 직전 모습도 이와 비슷하다. 이석채 전 회장은 부동산 헐값 매각과 인공위성 헐값 매각, 1조원을 투입한 고객전산시스템 폐기와 1000만명의 고객정보 유출, 자회사 불법 사기대출 등의 이슈로 불명예 퇴진했고, 경영사정도 좋지 못했다.

황창규 회장은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취임 초 "KT 내에 잠들어 있는 1등 DNA를 되살리겠다"며 KT의 거듭되는 악재 속에서도 새로운 국면을 만들고자하는 의지를 표명했으며, 임직원 결의대회에서는 "하루아침에 몰락하지 않으려면 절실함 절박함 처절함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후 권오준 회장과 황창규 회장의 경영 방침은 ‘정리’와 ‘변화’로 요약할 수 있다.

권오준 회장은 정준양 전 회장이 ‘사업 다각화’를 명분으로 5조원의 자금을 쏟아 인수한 대우인터내셔날의 재평가를 시발점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군에 대한 정리를 시작했다.

2014년 3월 취임 후 그해 7월 포스코-우루과이, 포스화인 등의 지분 매각을 실시했다. 이후 포스코는 총 149건의 구조조정 목표 가운데 2016년까지 총 65.8%에 해당하는 98건을 달성했다. 올해 나머지 51건의 구조조정도 매듭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권오준 회장이 경쟁력 강화의 포인트로 함은 것은 철강 본원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국내외 시장에서 고가의 철강재로 인식되는 포스코의 제품을 고객에 니즈에 맞게 공급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특히 고부가가치강인 월드프리미엄(WP) 제품에 집중하면서 중국발 저가 철강 제품과 차별화를 두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이런 방침을 권오준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기 전부터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경영전략 강화에 힘입어 포스코의 실적도 개선됐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343억원으로 4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12조7476억원, 순이익은 4755억원이다. 이는 포스코의 3분기 영업이익이 9000억원 규모일 것이라는 증권가의 예상을 깬 어닝서프라이즈다.

우려됐던 해외법인의 사업도 호조로 돌아서며 해외 철강 법인의 합산 영업이익도 직전 분기보다 1148% 늘어난 1323억원을 기록했다.

황창규 회장은 조금 더 직관적으로 KT를 변화시켰다.

황창규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3년 동안 4조5000억원을 투입해 기존 인터넷보다 10배 빠른 기가인터넷을 실용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약속을 실현했다.

업계에서는 기가급 속도의 인터넷이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가입자 250만을 돌파하며 기가인터넷은 KT의 다양한 융합서비스의 근간으로 자리 잡았다.

모바일에서도 비슷했다. 이전의 LTE 실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5G 이슈를 선점한 것. 황창규 회장은 지난 2015년 열린 MWC에서 ‘5G, 미래를 앞당기다(5G and Beyond, Accelerating the Future)’를 주제로 5G가 만들어낼 미래상을 발표해 주목을 받았고,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시범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단행된 조직개편에서 ‘인공지능(AI)테크센터’ ‘데이터거버넌스담당’ ‘소프트웨어개발단’ 등의 신수종 먹거리 역량 강화로 4차 산업혁명 물결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전남 광양시 포스코 광양제철 1고로 <사진 = 뉴시스>

‘경영의 연속성’ 보장될 수 없다…
포인트는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여부

문제는 권오준 회장과 황창규 회장의 연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정리’와 ‘변화’를 요지로 한 이들의 경영 연속성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즉 기업의 체질이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초기화’가 이뤄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오너리스크는 오너의 부적절한 판단이나 잘못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포스코와 KT의 경우 이렇게 연임의 실패에 따른 오너의 존재 공백으로 리스크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KT는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의 청탁을 받아 차은택의 측근을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채용하고, 최순실이 실소유한 회사에 68억 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확인됐다.

포스코는 광고계열사였던 포레카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최순실의 측근 차은택이 개입해 지분을 강탈하려 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에서 조사를 받는 중이다.

또 권오준 회장 선임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2월 29일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서 “권 회장 선임 과정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개입 정황이 있다”며 특검 수사를 의뢰했다.

결국 권오준 회장과 황창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최순실 국정농단’ 연루 여부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CEO 추천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지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합리적인 판단으로 '주인 없는 대기업'이라 비판받는 포스코와 KT의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임태균 기자  text123@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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