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수입된 미국산 수입 계란이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이에 계란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아직 일부에서만 판매되고 있어 시장 안정화에는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미국산 수입 계란(30개, 특란 기준) 5만개를 들여와 판매한 지난 23일 1만3000개를 판매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AI 사태 이후 납품을 하던 업체가 계란을 공급하기 어렵자 미국산 계란을 수입해 오면서 판매가 이뤄졌다.
앞서 미국산 계란 한 판 판매 책정가는 8990원이었지만 롯데마트는 출시를 하루 앞둔 22일 8490원으로 낮췄다. 롯데마트 측은 정부가 항공운송비 지원금을 t당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상향했고 이것이 판매가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판매마진 없이 저렴하게 판매되다 보니 예상보다 빠르게 판매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초부터 계란 평균 소매가(30개, 특란 기준)는 9180원이었다. 계란 가격은 12일 9543원을 기록한 뒤 조금씩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부터 9357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23일에는 9180원으로 사흘 연속 하락했다.
여기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연휴를 앞두고 계란 수급 안정을 위해 비축물량과 수입물량을 모두 합해 2200만개의 계란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성수품 수급안정 대책에 따라 양계협회 소속 대규모 산란계 사육농가로부터 494만개를 매입하고, AI 방역대 내 계란 반출이 허용되는 오는 25일 700만개를 출하할 예정이다. 이 기간 출하되는 신선란의 경우 GP센터(계란집하장), 계란유통협회을 통해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가정 소비용으로 집중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농협 비축 계란(358만개)의 경우 시중가격보다 20%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공급한다. 수입 계란 공급과 관련해선 민간에서 들여온 610만개 이외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처음으로 수입하는 신선란 450만개 가운데 75만개를 오는 24일 수입해 조기 공급키로 했다.
이처럼 계란의 공급량이 늘면서 가격 상승세는 한풀 꺾인 모양세지만 수입 물량이 제한적인 데다 설 명절 수요를 충당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입 계란 외에도 내부 거래물량이 있기 때문에 가격은 더 오르지 않을 것 같지만 설 연휴를 앞두고 대량 구매가 이뤄지면 수요를 감당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 불안 해소와 불공정 상행위를 막기 위해 물가 합동지도·점검반을 편성해 AI 발생과 관련해 계란 가격 인상률을 집중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