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생계형 자영업자 보호방안 절실하다
[데스크칼럼] 생계형 자영업자 보호방안 절실하다
  • 한상오 기자
  • 승인 2017.02.06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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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한상오 기자 = 시한폭탄이 된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가 올해 말에는 15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계부채가 연말이면 최저 1380조원에서 최고 15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계부채 1500조원은 가구당 7800만원, 1인당 2900만원의 빚을 전 국민이 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상오 국장

13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에는 사실 자영업자 대출이 포함돼 있다. 대부분 이런 경우에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생계형 창업을 한 사람들이다.

그동안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정의조차 모호했다. 세법에는 자영업자를 ‘사업소득자 중 법인이 아닌 개인사업자’로 구분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연매출 40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치킨집 분식집 등 영세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빌린 가계대출을 자영업자 대출로 분류하기도 애매하다. 한국은행은 사업자대출을 받지 않은 자영업자의 대출은 통계에서 제외한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은 사람은 141만 명이지만 2015년 통계상 자영업자로 구분된 인원은 671만 명에 달한다. 무급 가족종사자도 포함된 숫자이지만 개인사업자대출조차 받지 못하고 자영업에 나선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는 실례다.

이렇게 사업자대출도 받지 못한 채 가계대출로 창업을 한 생계형 자영업자들에게 문제가 야기되면 결국 가계대출 부실로 직접적으로 이어진다는 게 큰 문제다.

아예 통계에 잡히지 않던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렸던 생계형 자영업자 대출은 더 위험하다. 은행 대출은 담보도 있고 연체율도 0.35%로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신협이나 농협 등 삼호금융에서 나간 자영업자 대출은 은핸ㅇ권 대출보다 더 취약해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내 자영업자 폐업률 결정요인 분석’을 보면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0.1% 포인트 오르면 폐업위험도가 7~10.6%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음식업, 숙박업 등의 폐업률이 가장 높았다.

산업구조조정이나 조기퇴직으로 일자리에서 떠밀려 나온 중년층이 가장 많이 차리는 업종이 치킨집 등 소규모 식당이란 것을 감안하면 그 심각성이 더한다. 최근 미구금리 인상으로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이들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올해부터 자영업자의 대출을 더 깐깐하게 심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음식점 등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업황과 시장상황까지 반영해 대출심사를 면밀히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영세 과밀업종에 대한 신규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치킨집이 많은 지역에 치킨집을 내거나 소규모 식당들이 경쟁을 치열하게 해야 할 지역에서 새로 사업을 벌이는 경우 대출심사를 꼼꼼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은행권부터 자영업자 특화 대출심사 모델을 만들어 과밀업종에 대해서는 금리를 높이고 한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엄격 관리하겠다는 얘기다.

문제는 일자리에서 쫓겨나 생계수단으로 자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잣대를 들이댄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구조조정은 해를 넘겼지만 아직도 진행형이다. 청년 실업률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일자리를 만들 수 없는 분위기다. 사실상 가계소득이 늘지 않고 오히려 빚을 권하는 사회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보다는 금융권 부실의 위험을 줄여한 다고 주장한다. 적어도 생계를 위협받는 자영업자들에 대한 구제책이나 보호방안을 금융권 이 아닌 범정부적 차원에서 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한상오 기자 hanso110@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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