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면세점시장, 규모 경쟁으로 명암 가르나
[기자수첩] 면세점시장, 규모 경쟁으로 명암 가르나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7.02.10 1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서울 시내 면세점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여러 문제로 인해 위기감이 돌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와 면세점간 경쟁 과열로 인해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 되는 분위기다. 과거 면세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일단 하기만 하면 성공한다는 공식도 옛말이 될 처지다.

최근 동화면세점은 호텔신라에 갚아야 할 돈 715억원을 주지 못해 경영권이 걸린 담보 주식까지 내놓게 됐다. 이는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이 호텔신라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서, 담보로 제공한 동화면세점 지분(30.2%)을 넘기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인규 호텔신라 사장이 김 회장의 채무 문제와 관련, 돈으로 변제받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지분 매각도 못할 처지에 놓였다.

이런 분위기는 현재 면세점 사업이 포화되면서 중소면세점인 동화면세점의 시장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란 분위기도 한 몫한다. 1973년 국내 최초의 시내면세점으로 시작한 동화면세점은 명품 브랜드 유치해 있고 나름 잘 나가는 면세점이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서울 시내 면세 특허권을 풀면서 과포화 상태가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15년만 해도 6곳이었던 서울 시내 면세점이 이제는 13곳까지 늘어나면서 면세점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명품 브랜드의 콧대만 높여준 셈이다.

때문에 동화면세점에 입점해있던 루이뷔통과 구찌 등의 주요 명품 브랜드도 빠져나가면서 운영에 대한 악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이에 면세점 업계에서도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규모는 12조원 가량으로 1년 전보다 33.5%나 늘었다. 이 가운데 롯데와 호텔신라만 합쳐도 9조5000억원 가까운 매출 점유율을 보이는 등 타 면세점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동화면세점과 같은 중소면세점들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게 된 것이다. 또한 지난해 문을 연 두타면세점이나 SM면세점 등도 시장 악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나마 신규 면세점 중에는 HDC신라면세점이 지난달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532억원, 영업이익 1억2500만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문제는 여기도 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는 호텔신라가 운영을 하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HDC신라는 지난해 구찌와 불가리 등 대다수의 명품 브랜드가 문을 열었으며, 올 상반기에는 루이비통까지 오픈한 바 있다. 면세점 시장에서 명품 브랜드는 필수가 된 상황에서 기존 대기업들이 이렇게 명품 브랜드를 다 차지하게 되면서 중소면세점들은 운영을 하기 어려운 입장이 된 것이다.

결국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과포화된 면세점 시장에서 불필요한 곳은 정리하고 안정적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장 정리를 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또 신규면세점들은 명품 브랜드 유치 외에도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를 통해 관광객 모집을 위한 노력을 더욱 기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