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연구] 최종식 쌍용車 사장, '티볼리' 타고 명가 재건 입지 다져
[CEO연구] 최종식 쌍용車 사장, '티볼리' 타고 명가 재건 입지 다져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7.02.1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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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개선으로 연임 가능성 높아...대형SUV, 미국 시장 도전할 것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쌍용자동차가 변했다. 간신히 청산을 면하고 법정관리를 받으며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 받던 어두운 과거를 스스로 청산한 모습이다. 서랍 속에 넣어놨던 ‘SUV 명가’의 꼬리표를 다시 꺼내들 기세다. 임기 만료를 앞둔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분위기다.

▲ 최종식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 사진 = 뉴시스 >

흑자전환과 티볼리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쌍용차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티볼리 브랜드의 성장에 힘입어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며 “2002년 이후 14년 만의 최다판매 실적으로 흑자를 이끄는 큰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사장의 자신감은 성적표에 기인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쌍용차는 500억원에 육박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까지 기록한 누계 영업이익 200억원과 그간 발표된 월별 판매량에 따르면 ‘9년만의 흑자전환’을 발표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소형SUV 시장을 점령한 ‘티볼리’의 흥행이다. 2011년 4월,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를 인수한 후 처음으로 출시한 차량인 티볼리는 지난해에만 5만9635대가 팔렸다. 출시 첫해인 5만 여대를 합산하면 출시 2년만에 10만대 판매 고지를 넘은 셈이다. 무쏘, 코란도에 이은 명실상부 업체를 대표하는 차량에 이름을 올렸다.

티볼리를 통한 쌍용차 판매량의 상승세는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에 전년동월대비 3.4% 증가한 1만420대를 팔았다. 이 중 티볼리는 전년동월대비 19.5% 상승한 3천851대가 팔렸다. 쌍용차 전체 판매량에서 티볼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점이 장기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9년만에 맛보는 흑자전환의 일등공신을 치하하는 분위기는 존재하고 있다.

티볼리 성공을 이끌어낸 주역은 단연 최 사장이다. 최 사장의 재임과 함께 출시한 차량이 티볼리이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2015년 3월 취임사에서 “티볼리 출시와 함께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표이사라는 중책을 맡게 돼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SUV 전문회사로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당시 신임 사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최 사장에게는 시작을 함께 하는 티볼리가 꼭 성공해야하는 신차였다. 법정관리를 졸업했지만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영업손실을 임기 내에 걷어내겠다는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드러냈고 결국 티볼리는 반전 카드가 됐다. 실적 개선의 주역인 최 사장의 리더십이 조명 받게된 계기다.

30년 영업 외길, 연임 가능성 높아

최 사장은 영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영업통’이다. 1977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이래로 수출기획부장, 승용마케팅부장을 거쳐 1986년 현대차가 처음으로 미국으로 진출할 때 미주법인 캐나다담당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현·기차 마케팅실장, 기획실장, 마케팅 총괄본부장, 상용차 판매본부장, 미주판매법인 법인장을 지내며 2005년 현대차를 퇴사할 때까지 30여 년간 영업마케팅 분야에서만 일했다.

이후 최 사장은 쌍용차가 법정관리를 졸업한 2010년 1월, 쌍용차 영업부문 부사장으로 입사하며 쌍용차와 연을 맺었다. 글로벌마케팅본부장, 국내영업본부장을 거친 뒤 2015년 3월부터 쌍용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최 사장의 임기는 올해 3월 종료된다. 무겁기만 하던 해고자 복직 문제 해결과 티볼리의 국내 소형 SUV 시장 점령 등을 최 사장의 주요 업적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9년만의 쌍용차 영업이익 흑자전환은 연임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내수 사수와 새로운 도전

최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11만대 내수 판매와 연간 글로벌 최다판매를 기록하는 것을 올해 목표로 밝혔다.

지난해 쌍용차는 전 세계에서 15만5844대를 팔았다. 이 중 국내에서만 10만3554대를 판매했다. 내수 시장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글로벌판매량이 전년 대비 7.7% 증가했다. 다만 전체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비중과 티볼리 브랜드에 기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 사장의 대답은 미국 시장 개척이다. 쌍용차는 국내 시장은 물론 유럽과 중국 시장 등에서 판매 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미국 시장만큼은 미개척지로 남아있다. 주주기업인 마힌드라도 미국과 인연이 없다.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도 미국 시장 진출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최 사장은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모티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기 때문에 새로운 차량을 개발하는 등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며 “실적을 안정시킨 뒤 마케팅에 힘을 실어 2020년 이후 미국 진출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 사장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최 사장이 과거 현대차 캐나다담당 부사장을 지낼 때 시장 개척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험이 자신감에 드러나는 대목이다.

실제로 쌍용차는 미국에 출시할 차량의 전용 엔진을 마힌드라와 공동개발하는 등 수출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새 SUV 차량의 전용 엔진은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으로 1.5리터 162마력, 2.0리터 220마력 등이 구현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SUV 선호도가 점차 올라가는 것도 쌍용차에게는 희소식이다. SUV전문 브랜드를 지향하는 쌍용차의 제품들이 미국 내 소비자 성향에 걸맞기 때문에 미국 진출에 대한 의지와 기대가 높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 사장은 다음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쌍용차는 올해 대형 프리미엄 SUV ‘Y400’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티볼리를 통해 SUV전문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킨 쌍용차가 기세를 올려 대형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격이다.

최 사장은 이와 관련해 “Y400 출시를 통해 티볼리와 함께 소형, 중대형을 아우르는 SUV전문브랜드의 입지를 다져 올해에도 흑자를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올해 출시될 Y400를 필두로 내년 출시 예정인 픽업트럭 Q200 등 신제품들을 대거 출격시킬 것으로 보인다. 티볼리의 성공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나, 지난해 보여줬던 시장 존재감이 올해에도 이어져 업계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에는 연임과 함께 간다.

최 사장이 다음 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한다면 쌍용차의 바퀴는 본격적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견해다. 티볼리를 통한 소형SUV 시장 사수와 신차를 통한 대형SUV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이 선결과제다. 오랜 숙원이던 미국 진출의 성공 가능성도 조심스레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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