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임태균 기자 =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17일 구속됐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다.
박근혜 -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7일 오전 5시35분께 이 부회장을 구속했다. 적용된 혐의는 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5가지다.
먼저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이 승마 선수 육성을 명분으로 지난 2015년 8월 최순실 씨가 세운 독일 회사 코레스포츠와 21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 가량을 송금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삼성은 최순실 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 씨가 세운 사단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억 2800만원을 후원 형식으로 제공했다. 또 최순실 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중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특검팀은 코레스포츠에 보낸 35억원에는 단순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했으며, 재단·사단법인인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과 동계센터 후원금 16억2천800만원에는 제3자 뇌물 공여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실제로 최순실 씨가 지배한 코레스포츠와 동계센터,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가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넘어간 돈은 총 255여억원이다. 그러나 뇌물수수죄는 실제 돈이 건너가지 않아도 약속만으로도 성립하기 때문에 특검팀은 삼성이 건네기로 한 430억원 전체에 뇌물 공여 및 제3자 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지난 1938년 대구 '삼성상회'에서 출발한 이후 79년의 역사 속에서 삼성그룹의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창업주인 이병철 초대 회장부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부회장까지 총수 3대에 이르는 동안 여러 번 검찰 수사에 올랐지만 한 번도 구속된 적은 없었다.
삼성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은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임태균 기자 text123@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