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담배와 싸우는 정부… 현실은 생색내기?
[기자수첩] 담배와 싸우는 정부… 현실은 생색내기?
  • 김창권 기자
  • 승인 2017.03.03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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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김창권 기자 =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23일 개정된 국민건강진흥법 시행령에 따라 담배 포장지에 흡연 경고그림을 표기하기 시작하면서 담배소비가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담배소비가 줄기는커녕 담배케이스만 잘 팔리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5년 담뱃값 인상에 이어 정부가 금연정책으로 내놓은 경고그림 의무 표기에 대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9만9000원이었다. 특히 가계지출은 전년보다 0.4% 주는 등 가계지출 감소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에 반해 술·담배 지출은 5.3% 늘어 2년 연속 증가세다.

정부가 대대적인 금연정책을 위해 2500원이던 담배값을 4500원으로 크게 올리면서 담배소비가 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가격인상으로 인해 담배로 지출하는 비용만 크게 올려놓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담배값이 오르고 경고그림이 혐오스러우면 끊으면 되지 않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실 맞는 말이지만 금연을 마음먹는 것은 개인의 의지이지 이처럼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을 그대로 가져와 실행한다고 금연정책을 잘 하고 있는 것처럼 포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담뱃갑 경고그림 제도는 지난 2001년 캐나다가 처음 도입한 이후 전세계 101개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행이 늦은 감도 있는데, 왜 하필 가격 인상을 진행하고 난 후 이 정책을 시행했는지도 의심스럽다.

경고그림 도입은 가격 인상을 시행하기 전부터 논의가 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사견을 덧붙인다면 가격인상 후에도 금연율이 증가하거나 담배소비가 줄지 않자 급하게 이를 시행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도 들게 한다.

정부는 경고그림 제도를 도입하면 흡연율이 4.2%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경고그림 도입 이후에도 담배소비는 줄지 않고 오히려 담배케이스 판매만 크게 상승했다.

실제로 옥션에 따르면 흡연 경고그림 도입 이후 한 달 간 전년 동기 대비 담배케이스 판매율은 452%나 증가했고, G마켓에서도 담배케이스 판매가 411%나 증가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판매 외에도 일부 개인마트에서도 담배 진열대 옆에서 판매를 하고 있어 구매도 손쉬워진 상황이다.

이처럼 불티나게 팔리는 담배케이스로 인해 경고그림 도입 취지조차 무색하게 되고 있다. 다수의 흡연자들 사이에서는 담배값을 올리더니 담배케이스도 사서 피게 만들었으니 ‘창조 경제’를 이뤘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담배는 가격의 반 이상이 세금인 만큼 서민 증세와 밀접하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지금의 금연정책은 실효성 보다는 가격 인상에 대한 비판을 감추기 위해 생색내기에 그치는 정책으로만 보여 지는 이유다.

서민증세라는 비판을 피하고 실효성 있는 금연정책을 하기 위해서는 금연을 도울 수 있는 교육과 담배를 피지 않을 수 있도록 사회적인 배경을 만들어야지 무조건적인 경고는 오히려 반감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김창권 기자 fiance26@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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