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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개와 늑대의 시간’이 지나가면

[이지경제] 한상오 기자= 10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선고를 한다. 지난해 12월9일 국회의 탄핵가결 이후 석 달 만이다. 반년을 넘게 끌어온 국정혼란이 헌재의 올바른 결정으로 잘 매듭짓기를 바란다.

한상오 국장

대통령 탄핵 선고를 하루 앞둔 지금은 우리 모두에게 ‘개와 늑대의 시간’이다. 해질녘 모든 사물이 붉게 물들고 저 언덕 너머로 다가오는 실루엣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분간할 수 없는 그런 시간이다. 내일 내려질 헌재의 역사적 판결이 ‘촛불’과 ‘태극기’로 쪼개진 민심을 통합하는 기회가 될지, 또 다른 분열을 부추기는 도화선이 될지 불안하기만 하다.

헌재의 심리와 특검의 수사를 통해 드러난 내용만 놓고 보면 박 대통령의 탄핵은 상식이다. 본질을 왜곡하고 꼼수를 부리는 대통령 측의 궁색한 변명은 그저 괴변일 뿐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광장은 두 동강이 났다. 겉으로 보기에는 보수와 진보의 대립일수도 있고 세대 간의 다른 시각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 분열의 기준은 상식과 비상식, 논리와 비논리의 대척점이다. 때문에 내일의 결정이 우리 사회에 커다란 의미로 다가온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상식과 논리가 의미를 갖는지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지금 상황은 국가적 비상사태라 할 수 있다. 물론 대통령의 탄핵된 상태부터가 정상적이지 않지만 대내외적인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부터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압박, 일본과의 갈등은 전재미문의 외교안보 위기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정책과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경제적 충격도 이중삼중의 위기다. 한마디로 첩첩산중이고 고립무원이다.

그 보다 더 큰 불안은 헌재의 엄중한 심판에 불복하고 개인이나 집단의 유‧불리에 따라 민심이 갈기갈기 찢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에 근거한 법과 질서에 승복하지 못하고 난장판에서 춤출지 모르는 광기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제 헌재는 대통령 탄핵의 인용과 기각의 두 가지 경우의 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에게 남은 길은 단 한 가지다. 어느 진영이건 간에 스스로 구가와 사회의 미래를 위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 정치인, 지식인 모두 책임 있는 행동을 준비해야 할 중차대한 시간이다. 피아를 구별할 수 없는 개와 늑대의 시간에 우리는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한상오 기자  hanso110@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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