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부터 목욕탕까지…건설사, 외도는 무죄?
편의점부터 목욕탕까지…건설사, 외도는 무죄?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7.04.1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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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그인 편의점 < 사진 = 뉴시스 >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주요 건설사가 외도중이다. 주력 사업인 주택 사업 외에도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편의점부터 공중목욕탕까지 손을 데지 않는 곳이 없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건설 경기를 감안 한 선택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오히려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희와 호반, 신세계, 동부건설, 코오롱글로벌 등 중견 건설사들이 편의점과 레저, 관광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저성장 기조와 경기침체,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건설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신사업을 추가해 다양한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더욱이 정부가 올해부터 공공택지 공급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도, 중견 건설사들의 신사업 추진에 불을 지폈다.

중견 건설사들은 대형 건설사에 비해 주택사업과 공공택지 의존도가 높다. 정부의 규제가 신사업으로 눈을 돌리게 했다는 의미다.

건설사별로 살펴보면 서희건설(시공능력평가 29위)은 지난 2015년 9월 편의점 ‘로그인’을 인수해 관련 시장에 진출했다.

인수 당시, 시장 평가는 부정적이었다. 국내 편의점 시장의 경우, 이미 CU와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기업형 편의점이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서희건설은 업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인수 당시 90여개 점포에서 지난해 말 현재 160개로 확장했다.

성공 or 실패

서희건설의 편의점 사업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가맹점의 자율성을 담보했기 때문이다.

로그인은 점주의 운영 자율성을 보장하는 ‘독립형 편의점’을 표방했다. 점주 스스로가 자유롭게 휴무일을 정하고 업무시간을 결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가맹수수료의 부담이 큰 기업형 편의점과 달리, 업계 절반 수준의 가맹수수료를 책정해 점주의 수익성을 보장한 것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레드오션인 편의점 시장에서 가맹점 모집을 통한 경쟁보다는 개인 사업자들의 수익성을 보장하는 것이 호평을 받고 있다”며 “편의점 사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새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 호반건설이 인수한 퍼시픽랜드 돌고래 공연장 < 사진 = 퍼시픽랜드 웹사이트 >

호반건설(시공능력평가 12위)은 레저·관광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호반건설은 지난 2월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소재 ‘퍼시픽랜드’를 약 800억원(지분 100% 매입)에 인수했다. 퍼시픽랜드는 돌고래 공연 등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어서 향후 전망이 밝다는 분석이다.

호반건설은 또 중문해수욕장과 직접 연결되는 부지 5만여㎡에 1급 호텔과 빌라 등 숙박시설과 복합 휴양 문화시설 등을 신축해 레저·관광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호반건설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퍼시픽랜드는 제주도 호텔 부지 중 유일하게 요트 등의 정박이 가능한 마리나 시설을 보유하고 있어 개발이 완료되면 중문관광단지의 명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사들의 외도가 모두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신세계건설(26위)은 2015년 공중목욕탕, 사우나 등 신사업에 도전했지만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빚으며 관련 사업 진출이 흐지부지됐다.

계룡산업(17위)도 마찬가지. 같은 해 여신금융업과 중고자동차 매매업 진출을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밖에 동부건설(27위)과 코오롱글로벌(20위) 등도 시설물 유지관리업과 환경관리 대행업, 목재유통업, 담배관련 제조 및 판매업 등의 진출을 선언했지만 결과물을 내놓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익명을 밝힌 건설사 관계자는 “중견 건설사들이 다양한 신사업을 추가하고 있지만 실제 반영된 것은 극히 일부분”이라면서 “경험이 없다는 불확실성과 문어발식 확장을 경계하는 비판 여론 등을 감안할 때 신사업 진출이 쉽지 만은 않다”고 전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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