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악재와 변수…‘2017 프로야구’ 구단주와 닮은꼴
[VS] 악재와 변수…‘2017 프로야구’ 구단주와 닮은꼴
  • 조영곤 기자
  • 승인 2017.04.1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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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조영곤 기자 = 2017 프로야구 KBO리그가 지난달 31일 개막해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했다. 10개 구단이 펼칠 진검승부에 야구팬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구단주와의 닮은꼴이 화제다.

10개 구단 모두 우승을 꿈꾸며 시즌에 돌입했지만 팀당 9경기를 치른 11일 현재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구단주도 마찬가지. 불황 극복을 위한 신성장 동력 확보 등 의욕적인 출발에 나섰지만 탄핵 정국 후폭풍에 휘청거리고 있다. 또 예상치 못했던 각종 악재에 시달리는 등 온도차가 크다.

‘영원한 우승 후보’, 사자군단 삼성라이온즈가 시즌 초 1승8패라는 부끄러운 성적으로 순위표 맨 아래에 이름을 올렸다.

최형우와 차우찬 등 투타 핵심 전력을 잃었고,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는 게 문제다. 팀 리빌딩이 시급하지만 구단주가 삼성그룹에서 제일기획으로 바뀐 이후 지원이 예전 같지 않다.

구단주 제일기획의 모기업인 삼성그룹도 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혐의로 구속 수감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에 미래전략실이 해체됐고,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 추진도 더이상 어렵게 됐다.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10조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등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게 위안거리다.

‘야구 명가’ 기아타이거즈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삼성의 4번 타자 최형우를 100억원에 영입했다. 또 국내 최고의 좌완 양현종을 붙잡으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현재 순위는 6승3패 공동 3위.

초반 기세가 대단했지만 최근 행보가 불안하다. 뒷문을 책임져야 할 불펜진이 나가기만 하면 불을 지르고 있다. 김기태 감독은 당분간 집단 마무리 체제로 위기를 넘겠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소방수 임창용의 부활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기아타이거즈와 비슷한 행보다. 내수시장 침체 속 그랜저 IG(지난해 12월 출시 후 4개월 연속 1만대 이상 판매)로 맏형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하지만 세타2 엔진 결함으로 국내외에서 약 30만대의 리콜이 확정돼 적신호가 켜졌다. 소방수 역할을 할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SK와이번스와 넥센히어로즈도 경기력이 예전 같지 않다. 두 팀 모두 사령탑을 교체한 후 2017 시즌에 돌입했다. 현재까지 결과는 각각 9위와 공동 5위. 구단주 상황도 만만치 않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뇌물죄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넥센의 이정석 대표는 횡령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막내구단 KT위즈는 이번 시즌 돌풍의 핵이다. 7승2패로 롯데와 공동 1위.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김진욱 신임 감독의 용병술과 신구 조화가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다. 구단주인 KT도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 황창규 회장이 논란 속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로 홀로그램 5G 통화에 성공하는 등 5세대 이동통신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공동 1위 롯데자이언츠는 돌아온 부산 사나이 이대호 효과가 대단하다. 한 명의 선수가 팀을 단숨에 우승 후보로 만들었다.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도전에 따른 이탈과 특별한 전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던 터라 전문가들의 평가는 인색했다.

롯데그룹을 보자. 형제의 경영권 다툼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촉발한 검찰의 칼날이 신동빈 회장을 겨누고 있다. 더욱이 중국의 사드 배치 보복은 롯데의 중국 사업을 사실상 올 스톱시켰다. 대내외 악재가 계속되고 있지만 ‘롯데월드타워’가 최근 완공되며 대한민국의 랜드마크로 부상했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와 같은 상징적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트윈스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투타 균형이 서서히 맞아 떨어지면서 2년 연속 가을 야구의 가능성이 높다. 구단주도 힘을 내고 있다. 계륵으로 불렸던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G6를 앞세워 부활 조짐이다. 지난 1분기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마리화나 한화이글스는 드디어 선발 야구를 하고 있다. 실책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치기도 했지만 희망을 걸어볼 만 하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도 오너 일가의 추태가 문제가 됐지만 전체적인 사업 흐름이 나쁘지 않다. 면세점 사업만 본궤도에 오르면 된다는 게 중론이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우승팀 두산베어스는 막강 전력이라는 평가가 무색하다. 현재 순위는 4승5패 공동 5위. 투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게 문제. 두산그룹도 비슷하다. 주요 계열사가 일제히 흑자전환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면세점과 두산몰이 시너지효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게 숙제다. 또 재무구조 개선에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영곤 기자 cho@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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