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제유가와 환율 하락 영향으로 생산자물가지수(PPI)가 8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17년 3월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02.59로 전월(102.70)대비 0.1%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에 하락세 전환이다.
전년동월(98.42)과 비교하면 4.2% 상승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국내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통계다.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 지표의 역할을 갖는다.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끼친다.
이번 생산자물가 하락은 공산품 중 석탄·석유제품이 견인했다. 지난달 공산품 가격은 전월보다 0.3% 떨어졌다. 특히 석탄·석유제품의 가격은 3% 감소해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국제유가의 하락과 원화의 강세로 공산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탓이다.
실제로 지난달 평균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51.20달러로 전월(54.39달러)대비 5.9% 감소했다. 원·달러 환율 역시 1134.77원으로 전월(1144.92원)보다 0.9% 하락했다.
공산품 세부 품목별로 보면 석탄·석유 제품 중 휘발유(-4.9%), 경유(-3.5%), 나프타(-10%), 벙커C유(-2.7%) 등이 전월대비 물가가 줄었다.
화학제품도 전월대비 0.8% 감소해 하락세를 보였다. 반도체용 도료(-2.9%), 벤젠(-11.0%), 부타디엔(-19.1%) 등 제품 가격이 급감했다.
이밖에 공산품 중 전기·전자제품은 전월보다 0.3% 떨어졌고 음식료품과 1차금속제품은 각각 0.2%씩 소폭 상승했다.
지난달 농림수산품 가격은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농산물 가격은 딸기(-21.5%), 피망(-42.6%), 절화류(-16.4%), 오이(-25.0%) 등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반면 축산물은 올해 초 발생한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돼지고기(3.2%), 닭고기(1.5%) 등의 가격이 전월보다 상승해 농림수산품의 보합세 유지를 견인했다.
서비스 부문 물가는 전월보다 0.1% 올랐다. 숙박·음식점(0.2%), 금융·보험(0.5%), 부동산(0.1%) 등이 상승했다. 다만 운수(-0.1%)는 국제항공여객 가격이 전월보다 4.7% 줄어든 영향으로 하락했다.
전력·가스·수도의 생산자 물가는 3월 도시가스 요금이 3.1% 인상되면서 전월보다 1.0% 올랐다.
한편 국내에 공급되는 상품·서비스의 가격변동을 가공단계별로 구분해 측정한 ‘공급물가지수’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원재료 가격은 전월대비 0.8% 상승했고 중간재는 0.2% 떨어졌으며 최종재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