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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요원한 걸크러쉬…'방탄 유리천장' 견고
▲지난 3월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 해소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시중은행에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들이 임금과 고용 등에서 남성에 비해 차별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6개 시중은행(신한·국민·우리·하나·제일·씨티은행) 임원 126명 중 여성은 9명에 불과해 ‘유리천장’은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6개 시중은행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여성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남성(1억3100만원)보다 39.5% 적은 623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직원 평균 연봉 8210만원에 한참 미달하는 수준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여성 근로자 보수가 가장 낮은 곳은 제일은행 5400만원이다. 그리고 신한은행 5900만원, 국민은행 6200만원, 우리은행 6300만원, 하나은행 6400만원, 씨티은행 7200만원 순이다.

남성 평균 연봉은 씨티은행이 1억13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이 1억700만원,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이 1억300만원으로 동일했다. 우리은행과 제일은행은 각각 9900만원, 9400만원으로 1억원에 못 미쳤다.

남성과 여성 근로자의 임금 차이는 신한은행이 44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하나은행은 4300만원, 국민은행과 씨티은행은 4100만원, 제일은행 4000만원, 우리은행은 3600만원으로 격차가 가장 좁았다. 결국 남녀 임금 격차가 대기업 사회 초년생의 연봉 수준으로 벌어져 있는 셈이다.

5.9년

이같은 임금 격차는 남성과 여성 근로자의 근속 연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성 근로자들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근속 연수가 짧았다.

6개 시중은행의 남성 평균 근속 연수는 18년인 반면 여성은 12.1년에 불과했다. 5.9년의 차이다.

여성의 근속 연수가 가장 짧은 곳은 국민은행과 제일은행으로 11년을 기록했다. 이어 하나은행(11.6년), 신한은행(11.8년), 씨티은행(13.5년), 우리은행(14년) 순으로 짧았다.

남녀 근속 연수 차이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은 국민은행으로 10.1년이나 차이가 났다. 반면 격차가 가장 좁은 곳은 씨티은행으로 4.6년에 불과했다. 이는 씨티은행의 여성 임금이 업계에서 가장 높은데다 이에 따른 근속 연수(13.5년)도 평균치를 상회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남녀 근로자의 비율은 5대 5 수준이다. 은행에 근무하는 전체 직원 69733명(정규직 기준) 중 여성은 35444명으로 50.8%의 비중을 보였다.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씨티은행의 남녀 비율은 각각 절반씩을 차지했다. 하나은행(남자 5605명, 여자 8012명)과 제일은행(남자 1725명, 여자 2399명)은 여성 직원이 더 많았고 신한은행만 남자 7627명, 여자 6192명으로 남성의 비중이 더 높았다.

이처럼 은행에 종사하는 여성 근로자 수가 절반을 넘지만 유리천장은 여전했다. 임원급을 살펴보면 6개 은행 전체 임원 126명 가운데 여성은 9명(7%)에 그쳤다.

우리은행은 29명의 임원 중 여성 임원은 단 한 명에 불과했다. 국민은행은 20명 중 2명이 여성임원이다. 제일은행과 씨티은행은 전체 임원이 각각 14명, 16명인 가운데 3명의 여성 임원이 근무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 육아에서 여성들이 아직 자유롭지 못한 사회 분위기 탓에 경력 단절로 이어지고 유리천장이 더욱 공고해지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국금융산업노조 관계자는 “한국사회에서 육아의 책임은 여성이 더 짊어질 수밖에 없다. 이같은 현실이 여성 근로자의 근속 연수와 경력 단절에 영향을 준다”며 “임원급을 시작으로 여성 할당제를 부여해 높은 직책에서 여성의 비중을 높이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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