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이광구 ‘으쓱’, 위성호 ‘한숨’…3파전 ‘지각변동’
윤종규‧이광구 ‘으쓱’, 위성호 ‘한숨’…3파전 ‘지각변동’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7.05.01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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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규(왼쪽부터) KB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위성호 신한은행장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윤종규 KB국민은행장(KB금융그룹 회장)과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철옹성 같았던 신한은행의 벽을 뛰어넘었다. 반면 리딩뱅크 자리를 빼앗긴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취임과 동시에 자존심을 구겼다.

윤종규 KB국민은행장은 올 1분기 실적 기준으로 2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이같은 기조가 유지되면 연임(올 11월)에도 청신호가 켜지게 된다. 이래저래 어깨가 으쓱한 상황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민영화 이후 첫 연임 성공과 함께 만년 3위 자리를 탈피했다. 지주사 전환 작업 등 향후 행보에 탄력이 붙었다는 평가다.

반면 지난 3월3일 취임한 위성호 신임 신한은행장은 1분기 실적 발표와 동시에 리딩뱅크 자리를 KB국민에게 빼앗긴 것도 모자라, 우리은행에까지 밀리면서 표정이 떨떠름해졌다.

올해 첫 분기 실적만 놓고, 지각변동을 얘기하는 것은 너무 앞서간 것 아니냐는 게 은행권의 중론이다. 그러나 KB국민과 우리은행의 순이익 증가세가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은 만큼 이같은 구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6635억원을 2년 만(분기 기준)에 리딩뱅크에 올라섰다. 이어 우리은행이 6057억원의 순이익으로, 만년 3위에서 2위로 자리바꿈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순이익 5346억원으로, 1위에서 3위로 미끄러졌다.

순이익 증감률에서도 희비가 교차했다. KB국민과 우리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4%, 47.12% 급증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순이익이 7% 감소했다.

순이자이익도 KB국민은행이 선두를 달렸다. KB국민의 이자이익은 1조26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8% 늘었다. 신한은행은 1조1697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85 증가했지만 1조2000원대 진입에는 실패했다. 우리은행도 1% 소폭 증가한 1조1444억원의 이자 수익을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에서도 KB국민은행이 웃었다. KB국민은 1.66%로 전년 동기 대비 0.10%포인트 상승했다. 신한은행은 0.05%포인트 오른 1.53%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0.06%포인트 상승한 1.44%다.

NIM은 은행이 낸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로, 순이자마진이 커질수록 대출 관련 수익 증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은행 수익성을 가늠하는 잣대로 사용된다.

4대 은행의 1분기(1~3월) 실적
은행

당기순이익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이자이익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순이자마진

(전 분기 대비 증가 포인트)

신한은행

5346억원(-7%) 1조1697억원(9.8%) 1.53%(0.05%포인트)

KB국민은행

6635억원(71.4%) 1조2642억원(11.8%) 1.66%(0.10%포인트)

우리은행

6057억원(47.1%) 1조1444억원(1.0%) 1.44%(0.06%포인트)

격전

1분기 지각변동은 일회성 요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2분기부터가 진짜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KB국민과 우리, 신한은행 중 누가 현 기조를 어느 정도 유지할지에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발등의 불이다. 만약 2분기 실적에서 반전을 꾀하지 못한다면 1위 자리 복귀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성호 신임 행장 역시 자존심 회복이 급선무다. 지난 3월 취임 후 경영 일선에 나선지 한 달여가 채 안된 만큼, 이번 실적으로 그를 평가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취임 일성으로 제시한 ‘초격차 리딩뱅크’를 실현하려면 수익성 회복이 관건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위 행장이 다급하다면 윤종규 KB국민은행장은 여유가 느껴진다. KB금융지주 회장을 겸임하면서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을 5년 만에 2조 클럽에 재입성 시켰다. 또 신한금융지주와의 순이익격차를 지속적으로 좁히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역시 취임 이후 매년 좋은 성적을 냈다. 이 행장 취임 전 4000억원에 불과했던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2015년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3분기 만에 1조원의 순익을 내며 매년 ‘어닝서프라이즈’ 행진이다.

숙원이던 민영화 전환이 완료되고 연임까지 성공한 이 행장이 관심을 둘 곳은 이제 ‘지주사 전환’ 뿐이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 지분 매각과 과점주주들의 설득 등 난관은 많지만 만년 3위에서 벗어난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연내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지각 변동을 두고 일시적 영향이라는 의견도 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순이익엔 각각 일회성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BC) 매각에 따른 매각 금액과 이연법인세 효과 등으로 158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발생했다.

우리은행 역시 중국 화푸빌딩 관련 대출채권 매각으로 1706억원(세전)을 회수해 순이익이 급격하게 늘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지난해 1분기 법인세 수익 1900억원이 사라진 탓에 순익이 줄었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관계자는 “단순히 1분기 실적만으로 은행 순위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앞으로 반기별, 연도별 실적을 두고 봐야 순위 변화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회성 요인 등에 따른 순위 변동이라고는 하지만 상징적인 점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2분기 이후 KB국민과 우리, 신한은행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 된다”고 덧붙였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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