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 싸이월드와 트위터, ‘동병상련’…추락과 반전
[VS] 싸이월드와 트위터, ‘동병상련’…추락과 반전
  • 박효영 기자
  • 승인 2017.05.0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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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박효영 기자 = 2000년대 초반 우리는 “도토리 사줘”라는 말을 일상용어처럼 사용했다. 2009년 들어서는 ‘140자’라는 극히 제한된 문장에서 희열을 느꼈다.

도토리는 한 때 가입자 수 3200만명을 자랑하던 싸이월드 미니홈피의 사이버 캐시다. 후자는 국내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광풍을 일으킨 ‘트위터’다.

싸이월드와 트위터 모두 진출 초기, 획기적인 소통 창구로 각인되며 상당한 인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둘 모두 고집스러운 ‘마이웨이’로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자충수를 뒀다. 성공과 추락, 그리고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 닮은꼴이다.

익명을 요구한 IT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와 트위터는 한때 최고 위치까지 올랐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재도약 발판을 만들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솔직히 한번 뒤쳐진 이상 다시 부활하는 것은 IT업계에서 정말 어려운 일이다. 시대가 빠르게 변했고, 소비자의 욕구는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롤러코스터

사진=빅뱅 지드래곤의 미니홈피 화면 캡쳐

1998년 설립된 싸이월드는 2005년부터 ‘미니 홈피’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했다. 잘 맞는 주변 지인들과 ‘일촌’을 맺어 동질감을 가지도록 해주는 ‘커뮤니티’ 형성의 측면, 자기 미니홈피의 디자인과 음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게 해주는 ‘꾸미기’의 측면이 주효했다.

한 때 회원수는 3200만명에 육박했다. 연예인들도 너나할 것 없이 미니 홈피를 가지고 있었다.

김수영(29‧여/서울시 강서구 거주)씨는 “웹상에서의 내 공간을 꾸밀 수 있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인정받는 느낌이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싸이월드는 2009년 한국에 상륙한 트위터와 패이스북의 인기로 주춤하게 된다. 그럼에도 미니미(움직이는 이모티콘), 스킨 등을 구입하는 도토리 기반의 유료화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또 모바일 시대에 UI(사용자에게 컴퓨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 소홀하면서 SNS 시장에서 완전히 밀리게 됐다. 환경변화에 따른 구조개선에 실패한 것이다.

신광진(31‧남/광주광역시 서구 거주)씨는 싸이월드가 실패한 원인에 대해 “지극히 폐쇄성이 강하고 모바일 체제에 전혀 적응하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패이스북과 트위터가 개방형 SNS로 소통 창구를 불특정 다수로 확대한 반면 싸이월드는 일촌 등 폐쇄성으로 관심권 밖으로 밀려났다는 얘기다.

사진=기자의 트위터 계정 화면 캡쳐

트위터는 2005년 설립된 이후 SNS의 원조로 불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트위터는 현재 일어난 일과 생각을 간단하게 적을 수 있고, 타인이 이를 쉽게 구독할 수 있는 개방형 SNS로 초기부터 많은 유저를 끌어 모았다.

트위터는 초기에 다른 SNS와 달리 사진, 동영상, 문서 등 첨부기능이 전혀 없었으며 오직 140자 제한의 글만 쓸 수 있었다. 모바일과 PC의 실시간 연동이 잘 갖춰져 있고 빠른 소통과 정보공유에서의 강점이 있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사용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어뷰징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트위터의 환경을 약점으로 지적했다.

140자 제한으로 인해 맥락 없이 짧은 글을 자극적으로 쓰게 되고 튀고 싶은 사람들의 과시용 글쓰기가 난무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리트윗은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부분 인용해 자의적으로 공유하고 타인을 공격하기 좋은 구조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트위터의 신규 사용자 증가율은 2015년 3억400만명에서 3억700만명으로 300만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당시 주가도 20달러 이하로 추락했다.

윤동욱(26‧남/수원시 장안구 거주)씨는 “트위터는 말 그대로 자기 생각을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옮겨 확산이 빠르다”며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에게 무분별하게 퍼져나가는 위험성이 있고, 확산성을 원하는 즉 정치적 목적을 가진 사람에게만 적합한 SNS인 것 같다”고 전했다.

절치부심

싸이월드와 트위터는 부활을 노리고 있다.

프리첼 창업자인 전제완 애어(동영상 서비스 업체) 대표는 지난해 7월 싸이월드 지분 100%를 인수했고 같은해 말 ‘싸이월드 어게인 8.0 버전’을 선보였다. 8.0 버전은 기존 싸이월드의 핵심인 일촌 기능은 유지하고 동영상 플랫폼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올 3월에는 마케팅업체 ‘이인벤션’과 광고대행 독점 계약을 체결해 사용자 증가를 꾀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트위터는 2015년 8월 140자 제한을 폐지하고 다이렉트메시지(DM)의 글자수도 1만자로 확대했다가,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가 트위터 고유의 '심플함'을 유지하기 위해 다시 140자 제한을 유지하기로 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트위터는 올 1분기 실적발표에서 사용자수가 직전 분기보다 6% 늘어난 3억2800만명을 기록해 증권가의 비관적인 전망을 비켜갔다.

매출은 전년대비 8%가 줄어든 5억4800만달러(6천200억원)를 기록했지만 증권가에서 예측한 5억1000만달러 수준을 웃돌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트위터의 선전을 두고 업계에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자주 메시지를 던지기 때문에 정치적 소통을 원하는 사용자들이 트위터로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효영 기자 edunalist@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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