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한국씨티은행(이하 씨티은행)이 무기계약직 일반사무 전담직원 및 창구직원 등 3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노조는 전형적인 물타기라며 강도높게 비판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지난 16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연내 무기계약직인 일반사무 및 전담텔러(창구직원) 300여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 하겠다”고 밝혔다. 전환직급은 기존 정규직 행원과 동일한 5급이다.
씨티은행은 그동안 호봉에 의한 연공서열 임금 구조 및 퇴직금누진제도 하에 매년 정규직 행원 채용인원의 20%에 해당하는 인원만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기계약직 전원을 일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매년 전담직의 정규직 전환은 비정규직 운용에 대한 부속 합의에 의해 운용돼 왔으나 이번에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규직 전환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zero) 시대’에 호응한 모습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점포 통폐합을 두고 은행 노동조합 측과 충돌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 측의 다른 요구사항을 들어줌으로써 갈등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씨티은행은 ‘차세대 소비자금융 전략’으로 전국 133개 영업점을 연내 32곳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에 노조 측은 강력 반발하며 이날부터 정시 출퇴근, 보고 거부 등 쟁의행위에 들어갔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정규직 전환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은 전형적인 물타기 시도"라며 "오히려 노노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