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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금융그룹 통합감독 추진…“재벌개혁” vs “중복규제”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의 통합감독시스템 도입 움직임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계열 금융사에 대한 통합감독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중복 규제라는 관련 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그간 지지부진 했던 금융그룹 통합감독 도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논의를 재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금융감독 통합시스템’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후속 조치 성격이 짙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대통령 공약 사안이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통합감독 정비에 나섰다. 향후 대통령 업무보고 때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진행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통합감독은 금융지주사에 한해 이뤄지고 있다. 삼성과 현대차, 한화그룹 등의 대기업은 사실상 금융계열사를 둔 금융그룹이지만, 금융지주회사로 분류되지 않아 통합감독의 대상이 아니었다.

금융그룹은 크게 ▲신한금융, KB금융 등 금융지주그룹 ▲삼성, 현대차, 동부 등 기업집단 계열 금융그룹 ▲교보생명, 미래에셋 등 모자(母子)형  금융전업그룹으로 나뉜다.

이중 금융지주그룹만이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통합감독이 이뤄졌고, 모자형 금융전업그룹이나 기업집단 계열 금융그룹은 사각지대에 놓였다. 그러다보니 개별 금융회사에 한해 재정 건전성을 파악할 수 있었고, 계열사 간 자금 거래로 부실이 심화될 경우, 이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었다.

재벌개혁

현재 논의 중인 통합감독의 대상은 금융지주사뿐만 아니라 대기업 금융그룹과 모자형 금융그룹으로 확대된다. 또 통합감독이 시장 건전성 차원에서만 이뤄지지 않고 재벌개혁의 일환으로서 성격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현재 구체적인 통합감독의 규제 내용과 감독 대상의 범위에 대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규제 대상이 되는 대기업 집단의 기준은 ▲금융 계열사 자산 5조원 이상 ▲금융자산 비중 40% 이상 등 다양한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 기준에 따라 삼성, 현대차, 한화 등 10여 곳의 대기업 집단이 통합감독 대상에 새로 포함된다.

또 통합감독시스템에서 대기업 금융그룹과 금융전업그룹  내의 대표 금융회사를 선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표 회사가 금융 자회사들의 재무 상황과 리스크를 금융당국에 보고하고 공시하는 역할을 맡는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 나왔던 통합감독 논의에서도 금융그룹이 금융지주사처럼 하나의 대표 회사를 선정하기 어려워 당국이 이 문제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지분 관계가 복잡한 대기업의 경우 대표 회사 선정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통합감독시스템 도입 시도는 이미 4년 전부터 있었다. 금융위가 지난 2013년 11월 ‘동양그룹 문제 유사사례 재발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도입 여부가 논의됐다.

당시 동양그룹은 동양증권을 통해 기업어음, 회사채 불완전판매와 계열 대부업체를 동원한 계열사 출자 등으로 뭇매를 맞으면서 대기업 계열 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감독 문제를 불러왔다.

경제개혁연대 측은 “통합감독의 필요성은 이후에도 꾸준히 제기됐다. 2014년 IMF는 한국에 대한 금융부문 평가에서 금융그룹에 대한 연결 감독이 미흡하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후 금융당국은 모범규준 마련을 통해 금융그룹 감독시스템을 마련하는 방안을 내놨고, 공청회를 열어 논의를 이어갔지만 실현되지 못했다.

경제개혁연대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금융통합감독은 금융지주체제인 금융그룹보다 미래에셋 등과 같은 금융전업그룹이나 삼성, 한화 등 재벌 대기업의 금산결합그룹에 대한 규제 감독을 위해 시급히 필요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중복규제

하지만 통합감독시스템에 대한 재계와 관련 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대기업 금융그룹의 한 관계자는 “현재도 각 회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계열사간 자금 흐름 등을 꼼꼼히 감독, 관리 받고 있다. 또 그룹 차원에서 공시를 하고 있으며 거래소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상시 감독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경제력 집중 억제와 독점 방지 등의 감독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감독까지 받아야 하는 중복규제의 성격이 크다는 주장이다. 과거 금융그룹에 대한 통합감독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던 이유기도 하다.

향후 통합감독의 대상과 범주, 규제 내용과 방식 등을 두고 금융당국과 업계 간의 갈등이 어떻게 조정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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