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신구 대결…원기찬‧임영진‧채종진, 그들의 승부수는?
카드업계 신구 대결…원기찬‧임영진‧채종진, 그들의 승부수는?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7.06.21 09:3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왼쪽부터)원기찬 삼성카드 사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채종진 BC카드 사장.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카드업계가 때 아닌 신구 대결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올 초 8개 전업카드사(신한, KB국민, 우리, KEB하나, 삼성, 롯데, 비씨, 현대) 중 6곳의 최고경영자(CEO)가 교체 대상이었다. 이중 삼성과 하나, 우리카드는 구력(연임)을 택했다. 반면 신한과 롯데, 비씨카드는 신예의 활약을 기대하며 새 얼굴을 등용시켰다.

올해 카드업계 기상도는 ‘흐림’이다. 문재인 정부의 카드 수수료율 구간 인하 정책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억제 대책에 따른 제2금융권 ‘대출 조이기’ 등 첩첩산중이다. 관련업계는 수익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발등의 불’이다.

이에 전업 카드사 CEO들의 신구 대결이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비춰지는 등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카드사 수장들의 올해 키워드는 ‘수익성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정부 규제 등 주변 여건도 녹록치 않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8개 전업카드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1조8134억원(대손준비금 반영 후 기준)으로 전년(2조126억원) 대비 9.9% 줄었다. 카드사의 순익은 2012년 1조3000억원에서 2013년 1조7000억원, 2014년 2조2000억원으로 꾸준히 늘다가 2015년부터 다시 감소하는 추세다. 카드사별로 보면 삼성카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순이익이 줄었다.

올 1분기 실적은 개선세가 뚜렷했다. 8개 카드사의 1분기 순이익은 8023억2500만원으로 전년 동기(5006억4900만원) 대비 60.2% 급증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하나는 497억900만원의 순이익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51억9900만원)보다 856% 급증한 수치다. 신한은 전년 동기(1488억5300만원)보다 170.1% 늘어난 4021억9100만원을 거수했다. 이밖에 롯데는 60.5% 증가한 424억7200만원, 삼성(11.1%) 1117억2600만원, 우리(3.2%) 293억9100만원의 순이익을 각각 달성했다.

반면 현대는 536억100만원으로 전년 동기(535억8400만원)보다 소폭 늘어나는데 그쳤다. 비씨와 KB국민은 각각 전년보다 28.7%, 12.7% 감소한 303억600만원, 829억2900만원의 순이익으로 뒷걸음질 쳤다.

착시 효과

개선세가 뚜렷했던 1분기 실적은 일회성 수익이 반영된 ‘착시효과’라는 분석이 중론이다.

신한카드는 그룹사의 회계 기준이 달라지면서 대손충당금 2800억원이 환입된 것이 순이익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를 제외하면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롯데카드는 채권 매각에 따른 345억원의 일회성 수익에 힘입어 1분기 순이익이 늘었다. 전년보다 7배 넘는 순이익을 기록한 하나카드의 경우, 지난해 외환카드와의 전산통합으로 발생한 비용이 올해는 적용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결국 일회성 요인을 없애면 삼성을 제외한 7개 카드사 모두 수익이 감소하거나 보합세를 유지하는 수준에 머무른 셈이다.

2분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지난 3월 적용된 제2금융권의 대출 옥죄기로 인해 카드론 수익 감소의 여파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른 카드론 수익 감소 등을 감안하면 2분기 이후 수익이 더 줄어들 수 있다”면서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상황에서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지략 대결

업계 1위 신한카드를 이끌 임영진 신임 사장은 임기 시작부터 방어와 수익 감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임 사장은 위성호 전임 사장이 신한은행장으로 선임되면서 지난 3월 취임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카드론으로 7775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재미를 봤다. 그러나 올해는 대출에 제약이 걸리는데다, 카드론을 이용하는 다중채무자에 대한 추가 충당금을 쌓는 규정이 생기면서 무작정 늘리기 어렵게 됐다.

연임에 성공한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가장 성적표가 좋다. 지난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 증가를 이뤘고, 어수선한 그룹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탁월한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삼성카드는 올 1분기 일회성 요인 없이도 전년 동기보다 11% 순이익이 늘었다.

채정병 전 사장의 퇴임으로 올해 신규 선임된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은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것이 급선무다. 롯데카드의 올해 1분기 카드론 수입비율은 13.2%로 전년 동기(14.05%) 대비 0.85% 떨어졌다. 순익도 8개 카드사 중 6위에 불과한 만큼 새로운 활로 개척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구현 우리카드 사장은 신상품으로 정면 승부하겠다는 방침이다. 유 사장은 최근 “사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와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통한 고객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타 카드사 대비 회원수가 적다는 것을 의식하고 이를 보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은 해외 지급결제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지급결제시장에 핀테크 업체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 등이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지자 해외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는 복안이다. 정 사장은 현금 중심의 결제가 이뤄져 지급결제시장의 경쟁이 치열하지 않은 일본 진출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서준희 전 사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채종진 BC카드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의욕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비씨카드는 지난 3월 금융당국에 신기술금융업 등록을 신청하고 이를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신기술금융업은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융자하거나 신기술펀드를 운용하는 여신전문금융업의 일종이다.

채 사장은 줄곧 KT에서 통신 분야 영업을 담당해온 만큼 모기업인 KT와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은 최근 미국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지난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 최대 한인 은행인 뱅크오브호프와 카드사업 공동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주재원과 교민, 한국 기업 현지법인과 사무소 등을 대상으로 올해 안으로 카드사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현지인과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현대카드는 2003년 정태영 부회장이 CEO를 맡은 이후 꾸준히 디지털 혁신을 추진 중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금융사의 운명은 디지털 혁신에 달렸다”며 이익의 20%를 디지털 개발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카드는 앞으로 알고리즘이나 머신러닝, 블록체인 등 디지털 분야의 인재를 최대 500명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 서울특별시 서초구 동광로 88, 2F(방배동, 부운빌딩)
  • 대표전화 : 02-596-7733
  • 팩스 : 02-522-7166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이
  • ISSN 2636-0039
  • 제호 : 이지경제
  • 신문사 : 이지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237
  • 등록일 : 2010-05-13
  • 발행일 : 2010-05-13
  • 대표이사·발행인 : 이용범
  • 편집인 : 이용범, 최민이
  • 편집국장 : 임흥열
  • 이지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지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ezyeconomy.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