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대통령 선거 기간마다 기승을 부리는 일명 ‘정치테마주’가 실제로는 투자자들에게 손해만 끼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대통령 당선자와 관련된 정치테마주는 대선이 끝나면 전체 평균보다 더 높은 손해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본시장연구원은 21일 ‘대통령 선거 국면의 정치테마주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치테마주는 유력 정치인과 혈연·학연·지연으로 연관이 있거나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들의 주식을 말한다. 이 주식들은 선거 국면에서 본질적 가치와 무관하게 이상 급등을 보이거나, 불공정거래 시비에 휘말리는 사례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16~19대 대선에서 최종 득표율 20% 이상을 얻은 9명의 후보자와 관련한 정치테마주 107개 종목을 분석했다. 또 이 주식 중 선거 운동 기간 이례적인 가격급등 현상이 발생한 70개 종목을 대상으로 수익률 변화를 추적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선 5거래일 전 정치테마주의 평균 누정비정상수익률(CAR)은 –1.14%에서 대선 5거래일 후 –7.70%로 더 낮아졌다. 선거 직전에도 마이너스이던 정치테마주 수익률이 대선 종료 후에는 낙폭이 더 커진 것.
대선 5거래일 후를 기준으로 대선별 CAR을 보면 16대 대선이 0.20%로 유일하게 손해를 면했다. 그러나 17대 대선 CAR은 –25.29%까지 떨어졌고 18대와 19대도 각각 –2.80%, -9.59%씩 감소했다.
주목할 점은 당선자와 낙선자(2위, 19대 대선은 2·3위 기준) 중 당선자 관련 정치테마주 수익률이 더 저조한 것이다.
16~19대 대선 당선자들의 대선 5거래일 전 정치테마주 평균 CAR은 0.44%로 낙선자 테마주의 2.81%보다는 양호하다. 그러나 대선 후 5거래일이 지나면 당선자들의 CAR은 –9.54%로 폭락한다. 이는 낙선자들의 –5.75%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선거 직후 5거래일의 CAR 평균은 –7.70%로 당선자와 낙선자 모두 음의 수익률을 보였다”며 “선거 시점을 전후로 정치테마주의 성과가 매우 저조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18, 19대 대선 시기 확대된 금융당국의 선제적인 시장조치와 기업의 적극적인 수시공시는 정치테마주 현상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