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AI 후폭풍…보험설계사 4만여명 '집으로'
비대면·AI 후폭풍…보험설계사 4만여명 '집으로'
  • 안창현 기자
  • 승인 2017.06.22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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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 보험회사 텔레마케팅 사무실이 텅 비어있다. 사진=뉴시스

[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금융권 전반에 비대면 거래와 AI(인공지능) 도입 등 디지털 바람이 불면서 인력 감축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더욱이 보험의 꽃으로 불리는 '설계사' 약 4만명이 디지털 후폭풍에 휩쓸리며 짐을 싸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보험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가 발표한 ‘2017 금융보험산업 인력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업계 종사자 수는 39만5775명으로, 2012년 말 40만3808명 보다 8033명 줄었다.

업권별로 보면 ▲증권(-6926명) ▲은행(-5612명) ▲보험(-2499명) 등에서 인력이 크게 감소했다. 반면 ▲저축은행(2843명) ▲농업협동조합(2765명) ▲자산운용사(1517명) ▲리스사(858명) 등에서는 증가했다.

특히 보험설계사는 생명보험에서 3만3601명, 손해보험에서 1만1173명씩 급감해 인력 감축 현상이 가장 두드러졌다.

2012~2016년 금융·보험산업 종사자 추이. 자료=한국금융투자협회

ISC는 핀테크 발전으로 비대면 거래가 확대되며 텔러, 증권중개인, 보험설계사 등 영업점에 기반해 근무하던 기존 금융계 인력들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보험설계사의 경우 방카슈랑스와 홈쇼핑, 온라인채널 등 새로운 판매 채널 등장 여파가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전체 은행거래 중 비대면거래 비중은 90%에 달한다. 보험업계에서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온라인 보험 판매액이 2조2199억원으로, 2013년 6582억원에 비해 337% 급증했다.

종사자 수 감소와 함께 금융업 고용 여건도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기준 금융업 관련 회사는 자산운용사의 증가 등으로 2012년 대비 12개 증가해 2938개였지만, 국내 영업점포는 ▲은행(-595개) ▲보험(-894개) ▲증권(-446개)에서 오히려 1875개가 줄었다.

금융·보험산업 구인 인원도 1만775명에 그쳤다. 2013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은행·보험·여신업계는 신규 채용을, 증권·선물·자산운용·신탁업계는 경력 채용을 각각 선호했는데, 신규와 경력 채용 모두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신규 56.7%, 경력 54.3%로 정규직보다 높았다.

4차 산업

금융계의 이같은 인력 감소는 인터넷 은행, 핀테크 등 금융 산업 전반에 부는 4차 산업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디지털 강화와 함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가속화된 데서 알 수 있듯이 향후 4차 산업의 영향은 금융계 전반에서 인력 감소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금융계에서 익숙한 온라인이나 모바일 활성화, 비대면 거래 등에 이어 인공지능(AI)과 로봇, 챗봇 등의 정보기술이 인력 구조조정을 가속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투자계에서 로봇이 펀드를 운영하는 ‘로보 어드바이저’(RA)가 지난달 국내 첫 선을 보였고, 이 로보 어드바이저 상품 판매를 사람 대신 대화형 인공지능인 ‘챗봇’(chatbot)에 맡기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최윤재 한국금융투자협회 이사부장은 “모바일·인터넷 뱅킹 등과 최신 디지털 기술에 의한 비대면 거래의 확대가 지점수 감소와 고비용 저효율의 인력 구조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전문계약직이나 경력직 증가, 희망퇴직으로 인한 근속 연수 감소 등으로 비교적 안정적이던 금융보험산업 고용의 특성마저 이제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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