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KB vs 신한, 숨 막히는 ‘리딩뱅크’ 쟁탈전
[이슈 체크] KB vs 신한, 숨 막히는 ‘리딩뱅크’ 쟁탈전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7.07.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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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병(왼쪽)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KB금융지주(이하 KB금융)와 신한금융지주(이하 신한지주)의 ‘리딩뱅크’ 각축전이 혼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KB금융이 멀찌감치 앞서 있던 신한지주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더욱이 시가총액에서 신한지주를 넘어서며 금융 대장주로 올라섰다. 7년 만의 자리바꿈이다.

리딩뱅크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실적에서도 격차가 줄었다. 발표를 앞둔 2분기 실적이 분수령이다. 만약 증권가 전망치처럼 KB금융이 신한지주를 앞선다면 지난 2008년 이후 9년 만에 리딩뱅크의 이름이 바뀐다.

이에 KB금융은 디지털부문 역량과 조직 전문성 강화를 통해 기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신한지주는 리딩뱅크를 기필코 수성한다는 각오와 함께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간다는 계획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유가증권(코스피)시장 종가 기준 KB금융 시가총액은 24조414억원으로 전체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신한지주는 23조6625억원(12위)을 기록, 금융 대장주 타이틀을 KB금융에게 내줬다. KB금융이 시총 기준으로 신한지주를 넘어선 것은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향후 전망도 신한지주에게 불리하다. 증권가는 KB금융이 2분기 실적에서 신한지주를 앞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적 호조가 KB금융의 주가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는 얘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금융의 올 2분기 당기순이익(비지배주주순이익 포함) 전망치는 7110억원으로 신한지주의 7084억원을 앞질렀다.

대신증권 연구원은 “KB손보 잔여 지분 인수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고 경상 이익만으로 어닝 파워를 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KB금융이 당분간 은행 중장기 최선호주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격차

KB금융과 신한지주의 실적 역시 격차가 줄고 있다. 신한지주의 2015년 순익은 2조4459억5800만원, KB금융의 순익은 1조7237억600만원으로 양 사의 실적은 7222억5200만원의 격차를 보였다.

그러다 지난해에는 KB금융이 2조1901억8000만원의 순익을 거둬 2조원 클럽에 재입성하면서, 2조8249억1900만원의 순익을 낸 신한지주와의 격차를 6000억원 가량 줄였다.

올해 1분기 신한지주가 1조72억5400만원, KB금융은 8868억4000만원의 순익을 달성해 전분기 대비 격차가 1204억1400만원까지 좁혀졌다.

만약 양 지주사의 2분기 실적이 전망치대로 나온다면 신한지주는 2008년 이후 9년 만에 리딩뱅크(분기 기준)의 자리를 뺏기게 된다.

KB금융 상승세의 원동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확대한 효과가 올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은 2014년 KB캐피탈을, 지난해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 등을 인수했다. 이에 업계 13위권이었던 KB증권은 지난해 현대증권과 합병하며 자기자본 4조1130억원 업계 3위 대형 증권사로 탈바꿈했다.

또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의 지분 증가에 따른 이익이 2분기부터 반영되는 점도 KB금융 실적에 보탬이 되고 있다.

원재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KB손보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염가매수차익 1600억원이 발생하고, KB손보·KB캐피탈 지분 증가로 2분기부터 순익이 400억~600억원 가량 추가로 반영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금융지주사의 주력사업인 은행업에서도 KB금융이 신한지주를 앞지르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5346억원을 기록한 반면 KB국민은행은 6635억원의 순익을 거둬 2년(분기 기준) 만에 순위가 뒤집어졌다.

전략

일시적인 지각변동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KB국민은행의 순이익 증가세가 매서운 만큼 이같은 구도가 2분기까지 이어졌을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이 존재한다.

신한지주가 약세를 보이는 원인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다양한 수익 포트폴리오를 선점해 이미 시현한 만큼, 후발 금융지주들과는 달리 순익을 크게 끌어올릴만한 요인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원 연구원은 ”신한지주는 보험사부터 증권까지 자회사를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미 시현한 상황에서 향후 추가적인 외형 확장을 위한 인수합병 및 해외 부문 비중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신한지주는 지난 3월 조용병 회장 체제가 출범한 이후 자본시장과 글로벌 사업 부분을 확장하며 ‘2020 프로젝트’를 추진해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KB금융이 포트폴리오를 짜놓고 여기에 맞춰 사업을 잘 이끌어 좋은 실적을 낸 것일 뿐 신한이 부실하거나 영업을 못한 탓은 아니다“며 ”매분기 좋은 실적을 내고 있으며 해외에 진출한 사업도 성공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아직 정확한 2분기 실적이 나온 것이 아니고 설사 전망치가 맞더라도 연간 실적으로 앞설 것”이라며 “남은 하반기 KB금융과 건설적인 경쟁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KB금융은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고 디지털금융 분야의 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디지털을 통한 고객 데이터 분석 능력 강화와 인터넷·모바일 뱅킹을 넘어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분석 성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윤종규 KB금융회장 겸 KB국민은행장은 지난 3일 조회사를 통해 “디지털 시대의 1등 은행이 되려면 고객 중심적으로, 기민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은행이 돼야 한다”며 “하반기부터는 본부 조직을 더욱 기민하고 실행력 있는 조직으로 전환하는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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