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청신호’…매물 찾기는 숙제
[이슈 체크] 우리은행, 지주사 전환 ‘청신호’…매물 찾기는 숙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17.07.1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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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 사진=우리은행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이 연일 최고치 경신 등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우리은행의 지주회사 전환에 청신호가 켜졌다.

우리은행은 현재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지주사 전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주사 전환은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의 잔여 지분 매각 시점이 변수다.

우리은행 최대주주인 예보는 공적자금 12조8000억원을 회수하기 위한 적정 주가로 1만5000원을 제시했다.

우리은행은 코스피 활황과 함께 최근 52주 신고가 경신 등 상승세를 타면서 예보의 적정 주가를 훌쩍 뛰어넘었다.

더욱이 새 정부 출범 후 장기간 공석이던 금융위원장에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이 내정됐다. 이에 예보 지분 매각을 비롯한 지주사 전환에 관한 금융당국의 의사결정도 정상화 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러모로 ‘청신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코스피 종가 기준 우리은행의 주가는 1만8650원이다. 이는 예보가 우리은행 지분을 매입할 당시 평균 단가인 1만4300원보다 30.4%, 공적자금 12조8000억원을 전액 회수하기 위한 주가 1만5000원 대비 24.3% 높은 가격이다.

앞서 예보는 지난해 12월 보유 지분 51.06% 중 29.69%를 7개사(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 유진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IMM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17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예보가 최대주주(21.37%)로 군림하고 있어 ‘반쪽짜리 민영화’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때문에 우리은행은 예보의 잔여 지분 매각을 지주사 전환의 선결 과제로 삼았다. 예보가 최대주주여도 지주사 전환 신청은 가능하지만, 지주사 전환 후 6개월 동안은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이 제한돼 그만큼 ‘완전 민영화’가 늦춰지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 주가가 상승세인 현재 예보가 잔여 지분을 매각하기에 적절한 시기라고 보고 있다. 주가가 더 오를 경우 지분을 인수하는 매수인의 부담이 커져 오히려 매각에 지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분 매각의 호기에도 불구하고 지분 매각은 지지부진했다. 공적자금 회수를 심의·조정하는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금융위원장 자리가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달 가까이 공석이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금융위원장 인선이 마무리 된다면 지분 매각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채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최종구 수은 행장이 내정된 상황이다. 최 내정자가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해 금융위원장으로 확정된다면 의사결정권이 정상화됨에 따라 지분 매각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9월 만료됨에 따라 윤 위원장의 임기 내에 지분 매각 과정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금융위원장 인선을 기다려온 상황에서 공자위원장 추가 인선까지 시일을 미룰 경우 지분 매각을 원점부터 다시 검토하는 등 시일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수합병

우리은행은 예보의 잔여 지분을 매각 과정이 신속히 이뤄지길 바라는 눈치다. 당초 우리은행은 ‘완전한 민영화 이후 지주사 전환’을 숙원 목표로 내세우며 올 하반기까지 완료할 계획을 세웠지만 여러 사정으로 이를 내년 상반기로 미룬 바 있기 때문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올해 초 연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수·합병(M&A)을 적극 검토 하겠다”며 “캐피탈, 부동산관리회사 같은 작은 규모의 회사부터 인수합병을 시작할 것”이라고 지주사 전환 의지를 분명히 했다.

우리은행은 예보 지분 매각과는 별개로 지주사 전환 사전 준비 작업을 착실히 수행해 왔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웰투시인베스트먼트에 1000억원을 출자하며 지분을 확보했다.

이에 우리파이낸셜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지난 2013년 매각한 후 3년 만에 다시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을 자회사로 둘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은 우리은행이 향후 지주사 전환이 마무리된 후 만기가 2년인 이 사모펀드를 청산하면서 잔여 지분을 확보해 지주 계열사로 편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지난 4일 조규송 업무지원그룹 상무를 아주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추천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아주저축은행은 아주캐피탈이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 상무의 인사이동을 지주사 전환의 포석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은행업과의 시너지가 크면서 매물 가격이 높지 않은 자산운용사 인수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걸림돌

우리은행의 지주 전환 작업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지주 계열사 중 비은행부문 핵심인 보험과 증권사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마땅한 매물도 없을뿐더러 우리은행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7개사 과점주주들의 사업 분야와 겹친다.

보험사(한화생명·동양생명)와 증권사(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자산운용사(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이 과점주주로 이뤄진 상황이다. 이에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수·합병 추진으로 사업 분야가 겹친다면 과점주주들의 반대와 반발이 관측된다.

우리은행이 소규모 캐피탈 등의 인수를 추진한 이유도 과점주주와의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증권과 보험사 등을 보유하지 않은 지주사 전환은 큰 효용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익 포트폴리오가 무의미해 자칫 타 금융지주보다 심화된 ‘옥상옥’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다.

우리은행은 우선 과점주주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종합금융을 중심으로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향후 다른 계열사를 추가 인수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다른 계열사를 인수할 계획은 없으며 예보 잔여 지분이 매각 결정에 따라 지주사 전환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후 타 계열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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