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변액보험’, 코스피 열풍 타고 ‘부활’ 날갯짓
천덕꾸러기 ‘변액보험’, 코스피 열풍 타고 ‘부활’ 날갯짓
  • 안창현 기자
  • 승인 2017.07.20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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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이 자사 변액보험 가입자들을 초청해 ‘글로벌 자산배분 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미래에셋생명

[이지경제] 안창현 기자 = 낮은 수익률과 투자 위험성 때문에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변액보험이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유가증권(코스피)시장이 2400선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변액보험을 향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것.

변액보험은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하고,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생명보험 상품이다. 투자실적이 좋으면 돌려받는 보험금이 증가하나, 그렇지 못할 경우 원금은 고사하고 손실을 볼 위험이 있다. 변액보험이 수년째 소비자들의 관심 밖에 있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들은 투자운용 실적과 상관없이 최저보증이율을 적용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한 변액보험을 선보이면서 저금리 시대를 대비하는 투자상품으로 급부상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조기 해지시 해지환급금이 원금에 크게 못 미칠 수 있는 등 주의해야 할 점들도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중 변액보험을 신규 계약한 가입자들의 초회보험료가 545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152억원보다 2배 이상 급증한 수치로, 201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013년 1분기 7093억원까지 올랐다가 이후 2014년 2603억원, 2015년 2343억원, 지난해 2152억원으로 2000억원대까지 뚝 떨어졌다.

강경호 생보협 주임은 “최근 주식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금융 투자상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이것이 변액보험 판매 증가로 이어지면서 1분기 초회보험료가 4년만 에 다시 5000억원대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新변액보험

변액보험은 보험과 펀드를 결합한 상품이다. 가입자들이 낸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한 뒤 운용실적에 따라 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을 달리 받는 대표적인 투자상품인 셈. 일반 보험이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중시해 보험료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는 것과 다르다.

이 때문에 변액보험의 인기는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주식시장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미국 서브프라임 금융위기 여파로 증시가 폭락한 2009년엔 전년 1조128억원에 달했던 1분기 초회보험료가 역대 최저인 1525억원으로 급감한 바 있다.

사진=뉴시스

올해는 주가가 6년간 이어진 박스권을 탈피해 급등했고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자연스럽게 변액보험, 특히 주식형 펀드 편입 비중이 높은 변액보험에 가입자들이 몰렸다.

또 과거와 달리 생보사들이 투자 위험성을 줄인 새로운 형태의 변액보험을 출시하고 있는 점도 소비자들이 변액보험에 관심을 갖는 요인이 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투자 실적과 무관하게 연 2.75~3% 등 일정 수준의 금리를 보장하는 최저수익 보증 옵션을 건 변액보험이 대표적이다. 예전엔 최저수익을 보장 받으려면 별도의 보증 비용을 부담해야 했지만, 최근 보증 비용을 받지 않는 상품이 늘었다.

가령 변액보험의 대표상품인 변액종신보험은 일반종신보험과 마찬가지로 평생 사망위험을 보장하고 펀드 운용실적에 따라 사망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이 결정돼 지급 받는다. 그런데 펀드 실적이 악화되더라도 보험계약 체결시 설정한 최저 사망보험금은 보증하는 식이다.

변액연금보험 역시 마찬가지다. 연금 개시 전 사망에 대해 기본 사망보험금과 적립금을 지급하고, 연금 후에는 투자 실적을 반영한 적립금을 연금 형태로 지급한다. 투자 실적이 악화돼도 중도 사망시 기본 사망보험금을, 연금 개시시에는 연금재원을 기납입보험료 등으로 최저 보증하는 형태다.

10년 이상 장기로 펀드를 유지하면 매달 펀드 운용수수료의 15%을 적립금으로 더해주는 장기유지 보너스를 지급하는 변액보험도 나왔다.

여기에 생보사들은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사업비를 축소하고 보너스를 마련하는 등 적립금을 보다 많이 투입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또 투자 적립금을 전문가가 일임하거나 투자자문으로 참여해 적극적인 자산운용을 가능케 했다.

업계에선 주가연계증권(ELS)와 연동한 펀드 운용 등 시장상황에 맞는 전문가 포트폴리오로 변액보험의 투자 수익이 큰 폭의 증가세라고 봤다.

“이것만은 체크”

물론 변액보험을 조기에 깨면 해지환급금이 원금에 크게 못 미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주의해야 한다. 해지시 공제 비용이 추가로 들고, 기납입보험료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뺀 나머지만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경호 주임은 “일시적으로 보험료를 내기 어려우면 해지보다는 납입유예나 납입중지 등 변액보험의 유니버셜 기능을 이용하는 게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또 “변액보험은 10년 이상 유지하는 것이 수익률 면에서 바람직하다”며 “변액보험에 가입하기 전 보험료를 장기간 납입할 수 있는지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험계약 조기 해지시 낮은 해지환급률 = 변액보험은 납입한 보험료에서 위험보험료와 사업비를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할 뿐 아니라 해지시 해지공제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해지환급률이 낮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보험계약 유지 및 관리에 도움 되는 기능 활용 = 보험료 납입이 일시적으로 어려울 경우, 중도해지 전에 납입중지와 같은 유니버셜 기능을 통해 중도해지에 따른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적합성 진단으로 투자위험에 대한 개인성향 파악 = 변액보험은 실적배당형 보험상품이므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보험 가입시 적합성 진단을 통해 개인의 위험성향(위험회피형, 안전추구형, 위험중립형, 적극투자형, 위험선호형)을 사전에 파악할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 변화에 따른 계약자의 지속적인 관리 = 계약자가 주식시장이나 금리 등 금융시장 상황에 맞게 보험에 편입된 펀드을 변경하는 등 지속적인 사후관리가 필요하다. 연 4회까지 펀드 변경에 따른 수수료는 무료다.

여러 펀드에 분산투자해 위험을 낮추거나 시장 상황에 맞춰 더 수익률이 높은 펀드로 갈아탈 수 있다. 개인적인 관리가 어려울 경우, 펀드 투자를 전문가에게 맡기는 일임형 자산운용 활용도 가능하다.

상반기 수익성 높은 변액보험 펀드는?

변액보험에 가입하고 싶다면 보험사별로 사업비와 펀드 수익률을 꼼꼼히 비교해야 한다. 각 보험사와 펀드마다 운용수익률이 적잖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국내주식형 변액보험 중 고수익을 기록한 펀드는 역시 코스피를 주도했던 삼성전자 관련 펀드가 많았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실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 변액보험에 편입된 국내주식형 펀드의 올 상반기 수익률 1위 펀드는 라이나생명의 ‘삼성그룹주형’으로 27.11%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이 17.69%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 수익률이 높았던 펀드는 26.48%의 수익률을 보인 BNP파리바카디프의 ‘1.5레버리지인덱스재간접형’ 펀드였다. 1.5레버리지인덱스는 코스피 지수를 1.5배 따르는 인덱스 펀드로, 국내 판매되고 있는 변액보험 중 유일하다.

삼성그룹주 펀드들이 상반기 수익률 3위부터 5위까지 모두 차지했다. 흥국생명의 ‘삼성그룹주주식형’, 삼성생명의 ‘삼성그룹주식형’(2009년 10월 개설), 삼성생명의 ‘삼성그룹주식형’(2011년 11월 개설)이 각각 24.91%, 23.99%, 23.91%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푸르덴셜생명의 ‘스마트주식형’(21.72%), IBK연금의 ‘MSCI인덱스주식형’(21.03%), KB생명의 ‘파워주식집중형’(21.0%) 등이 상위권에 들면서 선전했다.


안창현 기자 isangahn@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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