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블라인드 채용, 역차별 아닌 평등의 기회
[기자수첩] 블라인드 채용, 역차별 아닌 평등의 기회
  • 남경민 기자
  • 승인 2017.07.2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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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경제] 남경민 기자 = 하반기 채용시장이 활발해졌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가 표방한 ‘블라인드(Blind) 채용’이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공공기관의 블라인드 채용 의무화 방침을 발표했다. 공공기관 332곳과 지방공기업 149곳에 도입된 채용 방식은 고학력 중심의 선발 관행을 없애 평등한 기회를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이력서에 업무와 관련 없는 사진이나 출신지, 키, 몸무게 등 개인적 요소뿐만 아니라 학교와 학점, 토익 점수 등 이른바 스펙(Spec)도 넣지 않는 채용방식이다. 채용직무와 관련 있는 경험, 자격 등의 항목으로 이력서를 서술한다.

일부 명문대 학생들은 블라인드 채용이 ‘역차별’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우수한 대학과 준비해온 스펙은 노력의 산물이라 주장한다. 면접에서 단순한 임기응변으로 채용 혜택을 누리는 경우도 비판하는 것이다.

프로사진협회는 블라인드 채용 이력서에 사진부착 금지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는 전문 직업인의 설 자리를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골목상권 살리기 정책에도 역행한다는 주장이다.

곳곳에서 파열음이 나고 있지만 블라인드채용은 우리나라의 고질적 병폐로 지목되고 있는 ‘학연·지연·혈연’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로운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이다. 또 선입견이나 편견 없이 보다 공평한 평가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채용방식은 학벌을 ‘서열화’ 시켰고, 기업에 맞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성형’도 주저하지 않게 했다. 대학생들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취업에 꼭 필요한 8대스펙(학벌, 학점, 어학점수, 어학연수, 자격증, 공모전, 인턴, 봉사활동)을 만족시키기에만 급급했다. 이는 원치 않는 지출로 이어졌다. 잘 못 된 것을 알면서도 ‘남들이 하니까’, ‘뒤쳐지면 안 되니까’라는 이유로 모두들 이같은 문제를 묵인했다.

채용포털 잡코리아가 기업 인사담당자 418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가 흥미롭다. 응답자의 80.9%가 블라인드 채용을 찬성한 것. 고스펙을 보고 뽑은 지원자들이 막상 현업에서는 별 다를 바 없다는 게 이유다.

스펙 위주의 취업 현실을 조금이나마 바로 잡는 방안 중 하나가 블라인드 채용이라고 생각한다. 스펙보다 직무에 적합한 사고방식과 습득능력이 더 우선시 돼 다수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긍정의 파이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본다.


남경민 기자 nkm@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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