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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카카오뱅크, 직접 가입해보니…편리성 잡았지만 신뢰성은 ‘글쎄요’

[이지경제] 문룡식 기자 = 국내 두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의 인기가 뜨겁다. 출범 일주일 만인 지난 3일 기준 가입자 수는 150만명을 넘었고 수신액 6530억원, 여신액 4970억원을 돌파했다. 체크카드 신청 건수도 신규계좌수의 68% 수준인 103만5000건에 이른다.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이로써 카카오뱅크는 지난 4월 출범해 ‘메기’ 역할을 해냈다고 평가받은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k)뱅크의 출범 100일 성적인 가입자 40만명, 여·수신액 1조원을 일주일 만에 뛰어넘었다.

카카오뱅크의 흥행은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인기를 등에 업고 편리성을 무기로 삼은 것이 금융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주변을 살펴보면 주거래은행으로 갈아타지는 않더라도 인기 캐릭터 ‘카카오프랜즈’가 그려진 체크카드를 받기 위해 신규계좌를 개설하는 사례가 자주 보인다.

기자가 직접 어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신규계좌를 개설해봤다. 처음 가입 시에는 무조건 입출금 계좌만 개설할 수 있으며 이후에 정기예금·적금, 대출 등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입은 별도의 회원 가입 없이 기존 카카오 계정이나 핸드폰 번호를 연동된다. 본인의 실명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 후 인증버튼을 누르면 휴대폰 문자메시지(SMS)로 인증번호가 발송되는데 이를 입력하면 인증 수단 등록 단계로 넘어간다.

카카오뱅크에서 제공하는 인증수단은 지문, 패턴, 인증 비밀번호 3가지다. 이 중 지문인식을 지원하지 않는 기기에서는 지문 인증을 등록하지 않아도 된다. 즉 패턴과 인증 비밀번호 등 최소 두 가지의 인증 수단으로만 이체, 대출 등 모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것.

이는 공인인증서와 보안카드·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등의 번거로운 인증 수단을 사용해야 했던 기존 은행과 가장 차별화된 부분이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어찌 보면 허술해 보이는 인증 절차는 그동안 공인인증서 등 과도하게 복잡한 절차에 길들여져 생긴 불안감일지도 모른다.

이후 카카오뱅크의 약관을 확인한 후 신분증을 이용한 본인 확인 절차로 넘어가는데 이 과정이 재미있다. 신분증 확인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스마트폰 카메라가 실행되고 일정한 범위가 표시된다. 이 범위 내에 본인의 신분증을 알맞게 가져가면 자동으로 촬영되는 방식이다.

단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 계좌개설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간간히 보여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기자 역시 두 차례 정도 신분증 인식에 실패하거나 잘못된 경우가 발생했었다.

신분증 확인 후에는 본인 명의의 다른 은행 계좌를 입력해 1원을 입금 받아 입금자명을 입력하는 방식의 확인 절차가 한 차례 더 있다. 이 과정을 모두 거치면 카카오뱅크의 가장 기본적인 입출금 계좌가 개설된다. 이후 체크카드 신청을 비롯해 정기 예·적금, 대출 등을 신청할 수 있다.

본인 인증 및 확인 절차가 다소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별 어려움 없이 진행 가능한 난이도다. 무엇보다 서류를 따로 보내거나 상담원을 연결해야하는 수고스러움 없이 클릭만으로 모든 절차가 진행된다는 편리성이 강점이다.

사용법도 간편하다. 은행업무의 가장 기본적인 계좌이체는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입력하거나 카카오톡 주소록을 통해 바로 보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인증수단은 처음 지정한 비밀번호 뿐. 공인인증서나 OTP 인증이 필요 없다.

예금 금리도 매력적이다. 가장 기본적인 입출금통장은 연 0.10%지만 여유자금을 자유롭게 관리하는 세이프박스 기능을 이용하면 연 1.20%까지 늘릴 수 있다. 정기예금의 금리는 연 2.0%, 자유적금은 연 2.20%다. 특히 자유적금은 입금 주기와 금액, 기간을 설정해 모일 돈과 받을 이자를 미리 예측해줘 돈 모으는 재미를 느끼게 해 준다.

대출 상품도 비상금 대출은 최고 연 3.34%, 마이너스대출과 신용대출은 각각 연 2.84%로 저렴한 금리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불안정한 서비스와 시중은행에 비해 아직 낮은 신뢰성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있는 이유에서다.

초반 돌풍을 일으키며 흥행 대박을 쳤지만 예상치 못한 수요로 인해 카카오뱅크는 한동안 ‘과부하’ 상태에 걸렸고 여파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출범 첫날에는 기본적인 접속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또 대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한도 조회가 아직까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다.

체크카드 역시 신청자가 몰리면서 신청 후 수령까지 평균 4주라는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서비스 지연을 문의하려 해도 상담조차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금융 소비자들에게 ‘과연 믿고 맡겨도 될까?’라는 의구심을 들게 만들어 은행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뱅크가 하루 빨리 시스템 안정화에 힘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은산분리 규제 역시 카카오뱅크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은산분리는 산업자본이 금융회사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막아놓은 조치다. 때문에 산업자본인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10%까지만 소유할 수 있다. 의결권 있는 지분은 4%로만 제한된다.

향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더 많은 자본이 필요할 테지만 은산분리 규제에 가로막힌 상황에서는 증자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때문에 은산분리가 해결되지 않는 이상 카카오뱅크의 흥행 돌풍도 ‘한 때’가 될 공산이 크다.

“모든 고객이 ‘불편하다’, ‘잘못됐다’라고 말해줘야 한다. 그런 말을 새겨듣고 해석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추구하겠다”는 이용우 카카오뱅크 공공대표의 말처럼 카카오뱅크는 초반 흥행 돌풍에만 만족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 카카오뱅크가 성공적으로 현재의 호실적을 끌고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룡식 기자  bukdh@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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