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체크] 권홍사‧권혁운 ‘건설 형제’…외길vs시너지 ‘동반 성장’
[이슈 체크] 권홍사‧권혁운 ‘건설 형제’…외길vs시너지 ‘동반 성장’
  • 이한림 기자
  • 승인 2017.08.1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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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사(왼쪽) 반도건설 회장과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

[이지경제] 이한림 기자 = ‘형제 CEO(최고경영자)’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과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이 동반 성장으로 화제다.

반도건설과 아이에스동서는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일제히 수직 상승했다. 또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 모두 크게 개선돼 제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동반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형제 CEO의 경영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형인 권홍사(74) 회장은 40년 건설 외길을 걸으며 반도건설을 성장시켰다. 반면 동생 권혁운(67) 회장은 인수합병을 통해 기업 규모를 키웠다.

권홍사‧혁운 형제의 승승장구 이면에는 풀어야 할 숙제도 존재한다. 권홍사 회장은 자녀들에게 거액의 배당금과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권혁운 회장은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아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그래픽=남경민 기자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반도건설과 아이에스동서는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협회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2017 시공능력평가’에서 시공능력평가액이 지난해보다 각각 92.2%, 85.1% 증가한 1조2122억원, 1조1946억원을 기록했다. 순위는 각각 17, 15계단 상승하며 27, 28위를 차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시공능력평가액, 신용도 등 주요 지표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반도건설과 아이에스동서의 최근 2년간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반도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1조3313억원, 영업이익 19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171.3%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2015년보다 284.5% 급증한 2157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14.4%였다.

부채비율도 크게 내렸다. 반도건설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168%. 전년(205%) 대비 17.7% 개선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받은 신용평가등급은 A+에서 AA로 개선됐으며, 나이스신용평가는 장기신용등급을 ‘BBB 안정적’에서 올해 ‘BBB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아이에스동서도 상승세가 돋보인다. 아이에스동서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7241억원, 영업이익은 3048억원으로 2015년 대비 각각 82.3%, 166.2% 급증했다. 당기순이익은 111.3% 늘어난 21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17.7%.

부채비율은 지난해 120%까지 낮추며 2015년(210%)보다 42% 개선됐다. 신용등급도 업계 최고 수준인 A+를 유지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받은 보증등급은 AAA다.

성장 배경

형제 CEO의 성공 배경을 살펴보면 차이점이 두드러진다. 권홍사 회장은 뚝심의 외길 인생과 전략적 승부수, 권혁운 회장은 인수합병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아파트 브랜드인 ‘유보라’와 상가 브랜드 ‘카림애비뉴’를 직접 만든 장본인이다. 23·24대 대한건설협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업계 내 영향력도 상당하다. 권 회장은 반도건설의 전신인 태림주택을 지난 1980년 설립한 후 40여 년간 건설 외길만 걸었다.

권홍사 회장은 잠재력 높은 시장을 선정한 후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남양주 다산신도시, 김포 한강신도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5년간 4만여 가구를 이곳에 집중했다. 해당 단지의 입주가 시작된 2015년부터 반도건설의 르네상스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김정호 반도건설 홍보팀장은 이에 대해 “동탄2, 김포 신도시 등이 조성될 당시부터 가능성을 높게 보고 부지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 주효했다”며 “당시 대형사들이 서울에 주력하고 있었던 터라 수월한 사업 확장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권홍사 회장의 경영 전략도 돋보인다. 2011년 분양한 ‘김포한강신도시반도유보라’에는 59㎡ 초소형 평형대에 4.5베이(bay)를 업계 최초로 설계·분양한 일화는 유명하다. 중소형 아파트 시장에서 유보라가 대형사와 동등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최근에는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과 뉴스테이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며 사업성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은 1984년 권홍사 회장이 운영하던 건설사에 입사하며 업계에 발을 내딛었다. 이후 1989년 아이에스동서의 모태인 일신건설산업을 세우며 형으로부터 독립했다. 주로 영남권에서 주택사업에 주력하다가 형과는 ‘같은 듯 다른’ 노선을 택했다.

권혁운 회장은 주택 사업 한 우물만 팠던 권홍사 회장과는 달리, 업종이 다른 업체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또 주력사업인 건설부문의 전체 매출이 40% 이상을 넘지 않는다는 선을 직접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한 업체와의 시너지효과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2008년 건축자재업체인 동서산업을 인수한 뒤 사명을 아이에스동서로 바꾸며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시작했다. 이후 2010년 비데회사인 삼홍테크, 2011년 렌탈회사인 한국렌탈, 2014년 영풍파일, 중앙레미콘, 중앙물산 등을 흡수 합병했다.

한편 건설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반도건설과 아이에스동서의 동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이어진 주택 경기 호조로 건설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 중견사인 반도건설과 아이에스동서의 동반 성장이 돋보인다”면서 “특히 ‘동생’인 아이에스동서가 몸집을 불리는 속도에 비해 부채 관리를 잘하는 모습이다”고 전했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는 것은 자체사업 비중을 늘려 채산성을 개선시켰다는 게 주효했다는 의미”라며 “주택경기에 의존적인 사업구조로 경기변동에 따른 위험 요소가 있으나, 시장 지위가 개선되는 등 수익성 유지는 장기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사회적 책임

반도건설과 아이에스동서의 성장세가 주목받으면서 이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반도건설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권홍사 회장의 장남 권재현 차장이 반도홀딩스와 반도개발 등으로부터 무려 509억원에 달하는 배당(2010~2016년)금을 챙겼다.

고배당과 관련, 경영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차녀 권보영씨가 대표이사(지분 100%)로 재직 중인 반도주택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혁운 회장도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주요 계열사 중 한 곳인 아이에스건설은 권 회장의 아들 민석씨와 딸 지혜씨가 각각 70%, 30%의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자본금 5000만원으로 시작(2005년 12월 31일)한 이 업체는 설립 2년 만에 매출 400억원대로 성장했다. 이면에는 권 회장의 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지적이다. 아이에스건설은 일신건설과 일신이앤씨 등 사실상 권 회장 소유로 분류되는 업체들과의 활발한 거래로 규모를 키웠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이에 대해 “배당과 일감 몰아주기는 일종의 성장통으로 불리기도 한다”면서 “사회적 책임이 중요한 시점이다. 무리한 배당과 일감 몰아주기는 경영 세습 등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해 기업의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한림 기자 lhl@ezy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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